(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대형병원 의사 A(34)씨와 접촉한 이들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한정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A씨가 참석한 개포동의 한 아파트 재건축 조합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 1500여 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자발적인 자택 격리를 당부했다.
하지만 문제는, 해당 아파트의 집주인인 이들이 개포동에만 거주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아파트 거주민 대다수가 세입자인 까닭으로, 재건축 조합원 10명 중 9명 가량은 이곳을 벗어난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다.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의 박효근 대표는 "이 아파트 전체 5040가구 중 700~800가구만 집주인이 실제 거주하고 있다"며 "총회에 1500여 명이 참석했다면 200여명 정도만 실거주자고 나머지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에 흩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 세입자 김모(40대·여)씨 역시 "저는 세입자고 집주인은 도곡동에 산다"며 "총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지방에서도 올라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자택 격리 조치를 강구하고 있지만, 대상자들이 서울은 물론 각지에 산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격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모니터링하기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실제 총회 참석자들에 대한 특별 관리는 아직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총회에 참석했던 지모(61)씨는 "어젯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자가 격리를 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만 받았다"며 "총회에 참석한 사람이 몇 천명인데 마스크를 하고 다닌다고 해결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개포동 아파트 단지 안에도 위험에 노출됐을 수 있는 조합원 상당수가 거주하면서 주민들은 외출을 자제한 채 긴장한 모습이다.
인근의 한 중학교는 휴교로 인해 학생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고, 주변 상가에는 문을 닫은 상점도 여럿 눈에 띄었다.
이 아파트 세입자 김모씨(41·여)씨는 "어떤 할머니가 길에서 재채기를 하던데 너무 불안하다"며 "저는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하지 않고 다녀서 더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세입자 이모(45·여)씨는 "집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있어 걱정이 된다'며 "사망자들이 대부분 고령자인 탓에특히 92살인 시아버님이 더 걱정이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