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시사한 뒤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지만 실제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상정후 부결되건 재의결 되건 당청 관계나 여야 관계는 극한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일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지만 이후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한번 내뱉은 말을 잘 주워담지 않는 박 대통령의 성품으로 미뤄 거부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뒤집을 가능성 보다는 더 크다는게 여의도 정가의 중론이다.
이 예상처럼 거부권이 행사되면 즉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 요구가 국회로 올 경우 국회가 할 수 있는 것은 세가지다.
첫번째는 새누리당이 이 법안을 재상정하지 않고 뭉갬으로써 회기가 끝날때 자동 폐기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이 대통령의 의지를 존중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당청 관계는 그런대로 봉합될 수 있지만 현행 국회선진화법 하에서 여야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민생경제 관련법 등 법률의 추가 처리는 물론 향후 의사일정도 순탄치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두번째는 대통령의 재의요구를 받아들여 재의에 붙이지만 부결시키는 경우다.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에 출석의원 2/3가 찬성하면 이 법안은 재의결 되지만 이 숫자에 미달하면 부결된다.
법안이 부결될 경우 첫번째 경우처럼 여야관계는 역시 최악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원내지도부로서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시나리오다.
특히 재의결 투표는 무기명 투표여서 새누리당의 이탈표가 나올 경우 부결작전이 실패할 수도 있다.
세번째는 청와대의 재의요구에도 불구하고 찬성으로 법안을 재의결하는 경우다.
이럴 경우에 당-청 관계는 거의 임기말 결별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어느 쪽으로 가거나 당청관계나 여야관계가 완전히 극한대립으로 갈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당 지도체제도 그냥 그대로 가기는 쉽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파국을 피하려면 청와대가 거부권 행사의지를 접는 것이 방법인데 상황이 녹녹치는 않다.
새누리당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청와대가 실제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 역시 소속 의원들과 통화를 하면서 의견을 수렴하고 다음 수준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회법 개정안 사태로 정국은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 돼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