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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국회법 개정안, 청와대 신중하게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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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6-0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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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제공)ㅒ

 

정부의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권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 싸고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입법부에 대한 전쟁 선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핵심은 국회가 행정부의 시행령에 대해 수정·변경을 요구하는 것이 권력분립을 침해하며 위헌 소지가 있느냐의 여부이다.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청와대와 국회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치달을 수 있으며 4대 국정혁신 과제는 물론 황교안 국무총리 인사 청문회를 앞둔 상황에서 행정부와 입법부와의 교착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친박 주류의 비주류에 대한 공개적 비판은 이번 사태가 여권내 계파 갈등으로도 확대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시사 발언은 극단적 상황에 이르기 전에 여당이 주도적으로 해법을 마련하라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의중대로 재개정안을 낸다면 여야 대치는 심화될 것이다.

행정입법은 국회가 행정부에 대통령령 등에 대해 위임한 입법사항이다. 따라서 국회가 모법의 취지에 합치하지 않는 시행령에 대한 시정 요구가 권력분립 위반이란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그러나 시행령의 수정· 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개정안이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헌법적 관점에서 해석의 차이가 크고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기 때문에 쉽게 어느 한 쪽 주장만이 옳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압도적으로 통과된 개정안 때문에 국정이 마비되고 정부가 무기력해 진다는 논리로 입법부와의 정면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는 과도하고 지나치다. 이러한 접근법이 해법을 더 꼬이게 할 수 있다.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국회는 국민의 대표기구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이 나온다는 헌법 정신을 굳이 들추지 않더라도 국회법 개정안을 행정부 권한에 대한 침해로 간주하는 청와대의 태도는 정치를 통한 갈등의 최소화와 거리가 멀다.

국회법 개정으로 행정부가 마비되거나 권력분립이 침해되어 헌법적 가치가 훼손된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여전히 미약하다. 입법부가 행정부의 시행령 자체를 일일이 간섭한다는 것이 아닌 바에야 모법의 취지에 합치하지 않는 조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물론 이번 국회법 개정안에서 시행령에 관한 수정·변경 요구가 강제성을 갖느냐의 문제는 별개의 문제이다. 시행령을 둘러 싸고 입법부와 행정부가 충돌할 때는 권한쟁의심판을 비롯하여 사법부의 심사를 청구하면 되는 문제다.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과 입법부가 이원적 정통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의 교착과 대립은 항상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타협과 절충의 정치로 풀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 사안도 법해석에 차이가 있으므로 청와대와 국회가 서로의 명분을 살리는 방향으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청와대나 국회, 모두 한 쪽 주장만을 주장해서 정면 충돌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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