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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그들만의 리그된 면세점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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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다룰 주제는요?

◆ 김성완> 국내 기업이 사활을 걸고 매달려온 서울 시내 면세점의 입찰접수가 어제 마감이 됐습니다. 최고 14: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아주 관심이 뜨거웠는데요. 그들만의 리그된 면세점 쟁탈전,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그동안 대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얘기는 계속 있었습니다마는 경쟁률이 10:1이 넘었어요.

◆ 김성완> 그렇습니다. 국내의 중견 대기업들이 얼마나 면세점을 갖고 싶어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관세청이 이번에 신규로 허가할 면세점은 4개입니다.서울이 3개고 제주가 1인데요. 총 24개 기업이 신청을 해서 전체적으로 평균을 따지면 6: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특히 서울 시내 면세점 경쟁이 아주 치열했는데요. 이게 세 곳 중에 두 곳은 대기업 몫이고 한 곳은 중견, 중소기업 몫입니다. 중견, 중소기업 몫이 경쟁률이 14:1을 기록을 해서 굉장히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유진, 파라다이스, SM 등 관광 유통 호텔 업종 기업들이 대거 참여를 했습니다. 특히 한류스타 배용준 씨가 대주주인 기획사 키이스트도 이번에 합작법인을 설립해서 입찰에 뛰어들었다고 해서 관심을 많이 모았고요. 하지만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지만 경쟁 그 자체로만 본다면 대기업들의 면세점 대전이 훨씬 더 치열했습니다. 특히 서울 시내 면세점이 치열했는데요. 두 곳을 선정하는데 모두 7곳이 참여를 해서 경쟁률이 3.5:1을 기록했습니다. 라이트급 선수들이 권투를 하면 파워풀하지는 않은데, 헤비급 선수들이 경기를 벌이면 굉장히 파워풀하잖아요. 그거랑 비슷합니다. 대기업 7곳이 경쟁에 뛰어드니까 지금 어마어마하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 됐는데요. 특히 이번에는 재벌 2, 3세의 경영 능력을 보여주는 시험대라고 하는 측면에서 굉장히 관심이 더 됐습니다. 신동빈, 이부진, 정용진 씨가 면세점을 따내려고 서로 합종연횡을 하고 사활을 걸면서 면세점 대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주 경쟁이 뜨겁습니다.

◇ 박재홍> 입찰 결과는 언제 나옵니까?

◆ 김성완> 한 달밖에 안 남았습니다. 다음 달 중으로 나올 예정인데요. 아마 그 결과가 나오면 기업들마다 희비가 엇갈리겠죠. 정부위원, 교수, 소비자단체 등 15명 안팎으로 구성된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가 심사를 맡을 예정입니다. 관세청은 공정한 심사를 하겠다, 이렇게 강조를 하고 있지만 여러 우려도 나옵니다. 면세점 사업은 사실은 특혜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거든요. 개설만 하면 1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이 없습니다. 또 그동안에 대기업에 지나치게 편중이 되어 있었고, 그중에서 특정 대기업 몇 곳만 면세점을 운영해 왔기 때문에 여러 논란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시장독과점을 막기 위해서 중소, 중견기업 몫을 따로 배정을 했고요. 5년마다 경쟁 입찰을 붙여서 우수 기업에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주기로 방침을 바꿨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이렇게 대기업들이 면세점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 아무래도 이익이 되고, 또 중국인 관광객 유커를 겨냥했다, 이런 시각도 있는데요.

◆ 김성완> 맞습니다. 그게 첫번째 이유이자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은데요. 요즘은 명동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여기가 한국인지 중국인지 분간하기가 힘들 정돕니다.

◇ 박재홍> 맞아요. 중국말이 굉장히 많이 들려요.

◆ 김성완> 조금 자존심 상하기도 해요. 우리가 꼭 중국의 변방인인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그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습니다. 최근 5년 동안 한국을 찾은 유커수가 4배 가까이 증가를 했거든요. 한 해에 한 400, 500만 명이 방문을 해서 돈을 쓰고 가니까 그 돈이 어마어마할 수밖에 없는데요. 지난해 유커 1인당 쇼핑액이 500달러였습니다. 그리고 또 그 60% 돈을 면세점에서 쓰고 갔기 때문에 당연히 면세점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거죠. 두번째 이유는 조금 서글픕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매출은 거의 제자리 수준, 늘어봐야 기껏 2% 정도 안팎 정도 수준이거든요, 매출액이 느는 게. 그런데 이건 유통업체로 말하면 거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나 다름이 없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또 롯데백화점 지난해 매출이 1조 8000억인데 본점 면세점 매출이 1조 9000억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매출 역전 현상이 나타나니까 자연스럽게 면세점쪽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거죠.

면세점 (자료사진)

 

◇ 박재홍> 우리 경제는 하락하고 있는데 면세점 매출은 증가하니까 여기에 투자한다, 이런 말씀이세요. 그런데 행간 제목을 보면 그들만의 리그라도 하셨어요. 그 이유는 뭔가요?

◆ 김성완> 대형마트 몇개가 생겼다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지는 않잖아요. 면세점 몇 개 더 만든다고 경제가 과연 좋아질 거냐, 솔직히 저는 회의적입니다. 면세점 매출이 올라가면 물론 좋기는 하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대기업들 얘기인데요. 대기업들이 해외 명품 팔아서 얻은 수익, 그거 어디로 가겠습니까? 서민경제로 돌아올까요? 제가 볼 때는 대기업 곳간에 현금으로 차곡차곡 쌓일 가능성이 훨씬 더 많아 보이거든요. 솔직히 일반 서민들의 삶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먼 나라 얘기인 면세점 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또 하나의 사실이 있는데요. 면세점이 많다고 유커들이 그만큼 돈을 많이 쓰고 갈까요?

◇ 박재홍> 그러니까요. 요즘 유커들이 일본을 많이 가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재방문율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김성완> 맞습니다. 전체적으로 쓰고 가는 돈이 늘어날 건 분명한데요. 하지만 1인당 구매액, 최근 2년 사이에 36%나 줄어들었습니다. 그만큼 유커들의 씀씀이가 점점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얘기이기도 하고요. 방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엔저 현상으로 유커들이 일본쪽으로 발길을 많이 돌리고 있습니다. 제가 몇 달 전에 일본에 갔었거든요. 한 며칠 있었는데요. 그때 중국인 관광객이 돈을 얼마나 많이 쓰는지 일본 언론에서 큰 화제가 되곤 했었던 걸 봤는데, 관광객들이 한 번 들어가면 전자제품이 거의 싹쓸이 될 정도로 그렇게 많이 사가더라고요.

◇ 박재홍> ‘이 칸 거 다 주세요.’ 이러면서 다 사가나요?

◆ 김성완> 화장실에서 쓰는 비데를 4, 5개씩 사가지고 간다, 이런 얘기를 듣기도 했었는데, 이 말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만약에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거나 줄어들 경우에 가장 먼저 면세점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런 얘기도 되거든요. 이명박 정부 시절에 했던 것처럼 면세점 구조조정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조만간에. 그러니까 먼 나라 얘기인 면세점만 그러니까 늘리지 말고 일반 소매점에서도 면세를 늘리고 간편하게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제가 일본에 갔을 때 경험을 해보니까, 공항에서 다시 프리텍스로 세금을 돌려받는 게 아니라 그냥 소매점에서 바로 깎아주는 이런 방식들도 많이 쓰더라고요.

◇ 박재홍> 그렇군요.

◆ 김성완> 그런 것처럼 새로운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고요. 관광특수가 사회 전반에 골고루 온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래야지 또 경제 살릴 수 있다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이런 말씀이에요.

◆ 김성완> 맞습니다.

◇ 박재홍>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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