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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총체적 무능'이 결국 사망자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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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 낮다던 '3차 감염'도 발생…숨진 환자는 열흘 넘게 '방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보건당국의 부실 대응이 결국 국내 유입 2주만에 복수의 사망자 발생이라는 참극을 불렀다.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강조해온 첫 '3차 감염자'도 발생, 보건당국의 '총체적 무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전날 급성호흡기부전으로 숨진 S(57·여)씨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2일 밝혔다.

S씨는 첫번째 환자이자 '슈퍼 감염자'로 불리는 A(68)씨가 지난달 15~17일 머문 경기도 평택의 ②병원에 입원해있던 환자다.

복지부는 "S씨를 담당한 주치의가 '사망자의 기저질환이 면역력 약화 및 호흡기 질환의 발병과 관계가 있으며, 메르스 감염 후 임상 경과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여섯번째 확진 환자인 F(71)씨도 국가지정격리병상에서 치료 중 결국 숨졌다. F씨 역시 ②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A씨와 접촉,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다.

그동안 우려됐던 '3차 감염자'도 처음 발생했다. 복지부는 ②병원에서 A씨와 접촉한 T(60)씨, U(40)씨, V(59·여)씨, W(39·여)씨 등 4명을 비롯해 16번째 환자인 P(40)씨와 접촉한 X(73)씨와 Y(78)씨 등 모두 6명이 추가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X씨와 Y씨는 '2차 감염자'인 P씨가 지난달 28~30일 머물렀던 ⑨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들이어서, 첫 '3차 감염자'로 공식 확인됐다.

문제는 숨진 F씨와 S씨, 또 '3차 감염'을 일으킨 P씨 모두 사태 초반 보건당국의 '밀접 접촉자'에선 빠져 방치돼왔다는 점이다.

S씨의 경우 지난달 25일 수원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다가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화성의 ⑧병원에 급히 입원했다. 그런데도 보건당국은 입원 일주일 만인 지난달 31일에야 S씨가 메르스 의심환자임을 ⑧병원에 통보했다.

일명 '비(非)격리 확진' 환자가 잇따르자, 격리 대상을 682명으로 대폭 확대하던 시점이다.

⑧병원 관계자는 "입원 당시 환자 상태가 워낙 위독한 상태로 왔고, 이후 생명 유지를 위한 조치들을 해왔다"며 "하지만 메르스와 관련있다는 사실은 전혀 통보받거나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31일 오후 8시쯤 당국의 통보를 받고 다른 환자나 의료진들과 격리했다"며 "일주일간 메르스 관련 치료나 격리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병원측에 따르면, 복지부 역학조사관이 도착한 건 1일 오후 2시. 이때부터 유전자 진단 조사도 진행됐지만 S씨는 같은날 오후 3시 57분쯤 급성호흡부전으로 숨졌다.

고열과 함께 메르스의 대표적 증상인 호흡곤란이 나타난 지 일주일 가까이 지나도록 어떤 격리나 관찰 없이 다른 환자나 의료진에 무방비로 노출됐단 얘기다.

 

따라서 그동안 "전염력이나 치사율이 지나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던 보건당국은 치명적 실수와 오판을 저질렀단 비판을 면하기 힘들게 됐다.

숨진 사람들이 당초 '비격리자'여서 충격은 더하다. 지금까지 발생한 확진 환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사람들도 '비격리자'였다.

보건당국의 치명적 오판과 실수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최초환자인 A씨를 이른바 '슈퍼 전염자'로 만든 건 따지고 보면 당국일 수 있다.

A씨로부터 21명이 감염된 장소인 ②병원은 당초 질병관리본부에 지난달 18일쯤 A씨의 메르스 감염 여부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바레인이 메르스 발생 국가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다가, 30여시간이 지난 19일 오후에야 A씨의 검체를 접수해 20일 오전 확진 판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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