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르스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불안도 커져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한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명진(27) 씨는 이번주부터 마스크를 쓰고 출근할 계획이다.
회사 바로 앞에 있는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다는 소문을 듣고 병이 옮을까 겁이 난 것.
최씨는 "회사와 병원은 걸어서 10분 거리인데 혹시 공기로 전염되지는 않을까 싶다"며 "회사 동료들도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겠다거나 병원 근처로는 다니지 않겠다며 술렁이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환자가 치료중이라고 지목된 한 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전염을 걱정하는 환자들을 안심시키느라 병원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진료 도중에도 의사에게 이 병원이 안전하느냐고 따져묻는 바람에 제 시간에 진료를 마치지 못할 지경이라는 얘기다.
스마트뉴스팀
국내 병원뿐 아니라 메르스가 처음 발생해 감염자가 집중된 중동 지역도 시민들의 기피 대상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5월 넷째주 주 중동을 찾은 여객수는 9027명으로 그 전주에 비해 6.4%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중동을 빠져나와 한국으로 돌아온 여객수는 9427명으로 5.7% 늘어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메르스가 홍역보다도 전염성이 약하다며 지나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한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일반 시민이 두려워 할 이유는 없는데 메르스의 위험이 부풀려졌다"며 "국내 환자 대부분이 병원에서 발병했는데 예측 범위 안에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메르스 환자가 급증한 이유는 메르스 자체가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이라기보다 1, 2차 병원에서 조기에 병을 발견하고 초기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홍역이나 결핵의 전염성이 더 강하지만, 옆집에 홍역 환자가 있어도 옮을까봐 겁내지는 않는다"며 "잠복기 등을 고려해 주말 휴일을 무사히 넘긴다면 3차, 4차 감염자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손을 자주 씻거나 입을 가리고 기침하는 등 기초적인 위생 습관에 주의하고 발열 등 감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보건당국에 알릴 것을 당부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메르스 공포가 일부 과장돼 유언비어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의도적으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