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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구두 벗은 신데렐라, 욕망을 향해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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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유혹' 임수정 "'지연'의 욕망 쉽지 않아…치열하게 연기했다"

배우 임수정.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때로는 불안하고, 때로는 매혹적이다. 동화 속 착하고 순진하기만 한 '신데렐라'가 아니다. 이 '신데렐라'에게는 생생한 욕망이 있다.

배우 임수정이 3년 만에 영화 '은밀한 유혹'으로 돌아왔다. 그가 연기하는 지연은 더 나은 삶을 향한 욕망과 인간적 양심과 사랑 사이에서 흔들리는 여자다. 영화 내내 위태로운 지연의 흔들림은 멈추지 않는다.

영화 속 지연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처음에는 가장 연약한 약자이고, 수동적인 인물이지만 갈수록 그 모습은 능동적으로 변화한다. 의지와 어긋나는 상황에 휘말릴 때도 어느 순간 주체적으로 행동한다.

그것은 결국 운명을 바꾸는 것은 누군가의 도움이 아닌, 스스로라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지연은 깨질 것 같은 구두를 신은 채 왕자만을 기다리는 기존의 '신데렐라'에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인물이기도 하다.

3년의 기다림 끝에 만났지만 임수정에게 지연은 풀기 힘든 숙제와도 같았다. 팜므파탈과 연약한 여자 사이 그 어딘가, 선을 그을 수 없는 지점에 지연이 존재했다.

그는 28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열린 '은밀한 유혹' 시사회에서 "지연의 내면에 있는 여성으로서의 욕망을 어느 정도 드러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계속 상황 속에 휩쓸리면서도 욕망과 맞닿아 있는 지점을 놓고, 절묘하게 선을 타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연이라는 인물에게 모든 여성들이 조금씩 갖고 있는 욕망과 낭만을 정확하게 건들이는 부분이 있었다. 더 나은 사람, 더 좋은 사람으로 상승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외향적 변화보다는 내면에 초점을 맞췄고, 애써서 준비해 온 것들을 스스로 버리기도 했다. 또 순간의 상황과 감정에 충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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