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의 한 노점 담배판매대에서 '개비 담배'를 한 개비 당 3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담뱃값이 4500원으로 오른 올해 1분기에 저소득층(소득 하위 20%)의 담배소비지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소득 계층에서는 담뱃값 인상으로 지출액이 늘었지만, 소득 최하위 계층은 어쩔 수 없이 생계형 금연에 나선 탓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담배소비 지출액은 1만7855원으로 작년 1분기와 비교해 10.3% 늘어났다. 2013년 1분기부터 계속 담배소비지출액이 줄어들다가 갑자기 10% 이상 급증한 것은 담뱃값 인상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상위 20%)의 경우 월평균 담배소비에 지출한 돈은 지난해 1분기에 1만3296원에서 지난 1분기에 1만7075원으로 1년만에 28.4%나 늘었고, 같은 기간 4분위(13.4%)와 3분위(4.9%), 2분위(8.5%) 소득계층의 담배소비지출액도 증가했다.
그러나 소득 최하위계층인 1분위의 경우 월평균 담배 지출액은 지난해 1분기 1만5142원에서 올해 1분기 1만5063원으로 오히려 0.5% 감소했다.
담뱃값이 80% 가량 올랐는데도 지출액이 줄어든 것은 저소득층의 경우 담뱃값 인상으로 지출부담이 커지자, 생계형 금연을 하거나 흡연량을 크게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담뱃값 인상이 저소득층의 금연부터 유도할 것이라는 예측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