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케미컬 해고자들, 3년째 월급도 못 받아
- 11명 노동자들이 공장사수하며 함께 투쟁 중
- 아웃도어 소재인 폴리에스테르 만들던 한국합섬
- 경영다툼과 문어발식 투자로 2007년 파산
- 스타플랙스가 고용,노조 단협 승계 약속했으나
- 노동자 일방적으로 해고. 남은 11명은 투쟁 중
- 3월 부터 굴뚝농성 업무방해 처분. 1일 50만원 벌금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5월 26일 (화)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차광호 (스타케미컬 해고노동자)
◇ 정관용> 경북 칠곡의 한 해고노동자를 만납니다. 40m 굴뚝 위에서 꼭 1년을 살아냈다고 그래요. 부당해고다. 사측과의 협상도 제대로 진행이 안 된다고 하는데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차광호 씨 나와 계시죠?
◆ 차광호> 네, 차광호입니다.
◇ 정관용> 거기가 40m 굴뚝 위, 혼자만 계신 거죠?
◆ 차광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계신 곳의 면적이 얼마나 됩니까?
◆ 차광호> 굴뚝입니다. 굴뚝이 높이가 한 45m 정도 되는데요. 안에 내경이 한 5, 6m 되는 것 같습니다. 주위에 유도등하고 위에 피뢰침이 있어서 이게 고장이 나면 수리하기 위해서 공간을 한 1m 간격으로 이렇게 뱅 돌려서 만드는 곳에 지금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높이 치솟은 굴뚝 꼭대기지점에 주변으로 한 2m짜리 난간 비슷한 걸 만들어 놓은 데 거기 말이군요.
◆ 차광호> 네, 1m짜리 난간이죠.
◇ 정관용> 거기서 지금 1년을 계속 기거하신 거예요?
◆ 차광호> 투쟁했다고 주장하는 거죠.
◇ 정관용> 뭐 텐트라도 치고 계십니까?
◆ 차광호> 천막이 있고요. 텐트는 한 200일 정도 되면서 올라온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러면 200일 동안에는 그런 텐트, 이런 것도 없이 계셨어요?
◆ 차광호> 침낭 하나로 있었습니다.
◇ 정관용> 식사는 그런데 어떻게 하셨어요? 밑에 도와주는 노동자분들이 계십니까?
◆ 차광호> 네, 우리 11명의 노동자들이 지금 남아서 투쟁하고 있고요. 이 노동자들이 밑에서 공장사수, 정문사수도 하고 하루에 세 끼 올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CBS 건물 15층에 보면 스타플랙스라고 있었습니다. 스타케미컬의 사장이 같이 하고 있는 법인으로 지금 거기에서 저희들이 투쟁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제가 잘 압니다. 저희가 지금 있는 이 건물의 15층에 바로 그 회사가 있고 이 앞에서도 계속 농성도 하시고 그런 시위도 하신 지가 오래됐는데 이렇게 굴뚝 위에 혼자 1년 계신 것은 사실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셨거든요.
◆ 차광호> 아, 그렇습니까?
◇ 정관용> 네. 요즘 날씨도 뜨겁고 햇볕도 따갑고 어떻게 버티고 계세요?
◆ 차광호> 햇볕이 따갑다고 해서 뭐... 작년 여름에 지금보다 더 뜨거울 때도 견뎠고요. 태풍하고 지난 겨울 추위에도 견뎠는데 지금 뭐 햇빛과 추위, 이 환경에 대한 부분들은 둘째 문제이고요. 제일 힘든 것은 지금 자본주의에 살다 보니까 저희 해고된 사람이 벌써 3년째 월급을 못 받고 있었어요. 그래서 가장 문제는 가정의 먹고 사는 문제, 이런 것들이 가장 힘든 거죠. 우리 11명 해고자들이 힘들어해요.
◇ 정관용> 어떻게 해결하고 계세요?
◆ 차광호> 우선은 담보대출, 지금 우리가 전세로 살고 있는데 전세에 대한 담보대출, 전세금 담보대출 그리고 집사람이 또 일을 다녀요. 제가 돈을 벌지 못하니까 일을 다니고 그렇게 해서 지금은 견뎌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스타케미컬, 과거에는 이게 한국합섬이었죠?
◆ 차광호> 네.
◇ 정관용> 뭘 만드는 곳입니까?
◆ 차광호> 폴리에스테르 원사를 만듭니다. 우리 요즘 청취자 분들이 많이 입으시는 아웃도어웨어, 거기에 보면 폴리에스테르 100%가 가장 좋은 것으로 지금 기능성 소재로 쓰이고 있죠. 그래서 폴리에스테르 원사를 저희들이 만드는 공장입니다.
◇ 정관용> 한때는 노동자가 한 800여 명 이상 됐었다는데 그렇습니까?
◆ 차광호> 네, 그때는 하루 일생산량이 거의 8, 900톤 정도 됐습니다. 폴리에스테르 원사를 900톤 정도 생산했어요. 지금 제가 있는 공장은 일생산량이 한 500톤 정도 됩니다, 지금 없어져버렸죠. 그래서 저희가 있는 공장에 4, 500명이 예전에 일했던 공장이고 이 한국합섬에 있었던 공장이 스타플랙스 김세권 사장이 인수를 하면서 스타케미컬로 이름이 바뀐 법인입니다.
◇ 정관용> 차광호 씨는 여기에 지금 몇 년째 근무하고 계셨던 거예요?
◆ 차광호> 저는 이 공장 처음 지을 때부터 이 공장에 입사해서 20년입니다. 95년도에 이 공장이 가동이 되었습니다.
◇ 정관용> 어쩌다가 한국합섬이 스타캐미컬로 바뀌게 됐습니까? 왜 스타플랙스한테 인수 당했나요?
◆ 차광호> 한국합섬이 경영권에 대해서 내부 부자간에 경영다툼이 좀 있었고 그 과정 속에서 문어발식 투자와 해외투자를 좀 많이 잘못을 했어요. 그러면서 2007년도에 파산을 합니다. 무리한 문어발식 경영과 내부거래, 해외투자 이런 부분들이 잘못되면서 파산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저희들이 한 5년 정도를 공장을 지켰습니다. 공장을 지켜서 김세권 사장이 2010년도에 이 공장을 사서 들어오게 됩니다. 이 공장을 사서 들어오는데 이 공장이 원래 지어질 때만 해도 2500억원 정도 설비비가 들었습니다, 95년도 당시에. 그런데 399억원에 사게 됩니다. 지금 바로 붙어 있는 옆 공장의 땅값만 4년 전에 팔렸던 게 평당 20만원에 팔렸거든요. 그런데 지금 우리 땅값이 그 이상일 텐데, 부지만 해도 3만 2000평입니다. 그것만 해도 거의 그때 샀던 가격 399억원에 거의 육박하죠. 그때 저희들이 공장 확인을 했더니 800억원 이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그런 공장이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399억원에 2010년에 산 후에 그냥 그렇게 공장설비나 땅을 파는 게 낫겠다 싶으니까 아예 문을 닫으려고 하는 거예요?
◆ 차광호> 처음에는 1년 8개월 정도는 경영을 했습니다. 생산량의 50%를 가동을 했죠. 그러면서 저희들이 돌아가면서 해서 1년 정도 돌아가면서 해서 폴리에스테르의 원사가 아무래도 재고가 또 많이 쌓이게 됐어요. 공급과잉이 되면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아예 처음에 399억원에 살 때부터 저희들은 공장가동해서 이익이 나면 계속 가동하고 그렇지 않으면 먹튀하겠다, 이 계산 하에 들어왔던 업자들입니다, 김세권 사장이.
◇ 정관용> 그런데 처음에 공장 인수하면서는 조합원 고용 또 공장 정상화, 이런 걸 다 약속을 하고 들어왔다면서요?
◆ 차광호> 네, 3승계라고 해서 고용승계, 노조승계, 단협승계 이렇게 3승계를 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노노갈등을 유발시키고 이렇게 해서 노동자들을 일방적으로 쫓아내버리고 권고사직을 쓰게 만들고 그렇게 해서 지금 저희들이 11명만 남게 됐습니다.
◇ 정관용> 11명만? 바로 이게 지난해 1월부터 일방적인 폐업이 진행됐고 다들 희망퇴직하고 남은 분들이 남아계시고 굴뚝농성을 진행 중인데, 게다가 법원에서 이게 업무방해다 해서 지난 3월부터는 하루에 50만원씩 지금 우리 차광호 씨가 돈을 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서요?
◆ 차광호> 업무방해가처분이라고 해서 법원에 받아들여졌어요. 지금 제가 하루에 50만원씩.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지금 11명인데 하루 550만원입니다. 이게 3월 30일부터 발효를 했어요. 그래서 지금 3억 3000만원 이상이 지금 저희들이 내야 되는 그런 상황에 있고요. 지금 이 업무방해가처분에서 이 벌금 나오는 것, 진행되는 것들이 결국은 노동자들이 정당한 노동3권에 대해서 자기의 투쟁할 권리들을 갖고 있는데 이 투쟁할 수 있는 것을 자본과 법원에서 막기 위해서 이렇게 가처분을 받아들여줘서 일방적으로 노동자의 주장을 막는 그런 도구로 변해버렸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지금 사측하고는 대화나 협상도 잘 안 되고 그리고 법원의 이런 판단까지 내려져서 내야 할 돈은 쌓여만 가고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가실 계획이세요?
◆ 차광호> 실제로 4월까지 한 여섯 달의 대화를 했었습니다. 작년에 제가 5월 27일에 올라왔는데 작년에 올라와서 12월 중순까지 12월 17일에 의사교섭을 했었어요. 그때까지 한 번도 200일 넘게 교섭이 없다가 저번 달 4월 정도까지 교섭을 여섯 차례 정도 했었는데 회사는 여전히 탄압일변도로만 그리고 어떻게 해서라도 돈을 좀더 챙겨가려고 하는 이런 부분들이 있습니다. 저희들은 사전에 이 한국합섬을 인수할 때 고용승계, 노동조합승계, 단협승계 했던 것을 시행,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거든요. 그런 것이 전혀 없는 상태라서 좀 실제로 안 된다고 그러면 답답한 사람이 우물 판다고 했습니다. 이 공장을 그래서 김세권 사장이 팔아서 어떻게든 하려고 하면 이 굴뚝도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겠죠. 저는 그 점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절대 내려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어쨌든 ‘협상의 여지는 있다. 그러니 대화에 나서달라’ 이런 말씀이시로군요.
◆ 차광호> 저희들이 아까 얘기했던 3승계가 되면 이야기할 수 있죠.
◇ 정관용> 아무쪼록 대화가 좀 이어져나가기를 바라겠고요. 참 어려운 조건이지만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차광호> 네, 수고하십시오.
◇ 정관용> 스타케미컬 해고노동자 차광호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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