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차기 마무리가 될 겁니다." 1군 데뷔전 후 당찬 목표를 밝힌 서진용. (자료사진=SK 와이번스)
지난 14일 SK-두산전. 낯선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왔다.
당시 상황은 이렇다. SK가 1-3으로 끌려가던 6회초 SK 투수 서진용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서진용은 6회초를 무실점으로 마친 뒤 7회초 오재원에게 2점 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최고 구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으로 김현수, 홍성흔을 연속 삼진 처리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뚝 떨어지는 포크볼도 위력적이었다.
서진용은 2011년 드래프트에서 SK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당시 인천 지역에는 제물포고 이현호(두산)라는 수준급 좌완이 있었다. 하지만 SK는 갓 투수로 전향한, 게다가 무릎 수술까지 받았던 서진용을 지명했다. 서진용은 곧바로 신고선수가 됐고, 1년 재활을 거친 뒤 상무에 입대했다. 덕분에 팬들의 원성도 컸다.
하지만 서진용은 단 1경기였지만, SK 팬들의 마음을 돌렸다. 강속구에 포크볼. SK 김용희 감독도 마무리로 키울 생각을 하고 있는 투수가 됐다.
김용희 감독은 "서진용의 볼이 좋았다. 구속도 괜찮았지만, 무엇보다 타자들을 공격적으로 상대했다. 투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경험은 부족하지만, 어깨는 싱싱하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1군에 머물다 등판이 안 되면 2군에서도 던지도록 할 것"이라면서 "마무리로 유망한 투수다. 본인도 예전부터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했다. 마무리는 굳이 4피치가 필요 없다. 상대를 제압하는 공이 있다면 2피치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SK 코치 시절 서진용을 지켜봤던 두산 김태형 감독도 거들었다.
김태형 감독은 "정말 좋은 공을 가졌는데 제구가 안 됐다. 그런데 상무에서 제구가 잡혔다. 기본 150km 공에 포크볼을 갖추고 있다"면서 "평소 춤도 잘 추고, 놀기도 잘 논다. 배짱이 두둑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김태형 감독이 말한 그 배짱이 서진용의 1군 데뷔전을 가능하게 했다. 홈런을 맞았지만, 긴장한 기색 없이 150km 강속구를 포수 미트에 꽂았다.
서진용은 "홈런을 맞아서 검색어 1위가 된 것 같다"면서도 "대부분 긴장해서 자기 공을 못 던진다고 이야기해줬다. 그래서 더 자신있게, 씩씩하게 던졌다. 그냥 좋았다. 막상 삼진을 잡으니 뿌듯했다. 김상진 투수 코치도 '2군이라고 생각하고, 결과에 신경 쓰지 말고 던져라'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서진용은 2010년 경남고 3학년 때 투수로 전향했다. 당시 경남고 사령탑이었던 롯데 이종운 감독이 서진용의 어깨를 보고 투수 전향을 권했다. 그리고 서진용은 마무리를 꿈꾸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