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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R&D혁신방안… '혁신'은 없고 '회귀·재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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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 타워는 과거 형태로… 추진 방안은 이미 발표된 내용 반복

최양희 미래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12일 과학기술계 원로들을 만나 정부 R&D혁신방안 등을 설명했다(사진=미래부 제공)

 

NOCUTBIZ
국가 연구개발(R&D) 성과와 효율성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정부가 13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R&D혁신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R&D 지원 체계를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개편하고 R&D 총괄조정기능 강화를 위해 '과학기술전략본부'를 설치한다는 게 핵심이다.

최근의 R&D 성과 논란과 혁신 요구가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주로 정부발로 거세게 분출된 터라 정부 발표 내용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소문난 잔치'에 '빈 수레'였다.

이날 정부 발표는 과거 '회귀'와 이미 발표된 정책들의 '재탕'이라는 지적이다.

핵심 내용 중 하나인 '정부출연연구원(출연연)의 중소기업 R&D 전진기지화'는 1년도 더 지난 지난해 4월 국가과학기술심의회(국과심)가 확정한 것이다.

'대학의 중소기업 지원 강화와 관련해 공대 교수 평가지표에 산학협력 실적을 추가한다'는 것도 지난해 8월 국과심 산하 '공과대학혁신특위'에서 결정된 내용이다.

이 밖에 '출연연 미션 명확화', '논문 건수 중심 평가 폐지' 등도 그동안 정부가 거듭해서 강조하던 것들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정부 R&D혁신방안 브리핑을 듣던 취재진에서 "미래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3년 동안 똑같은 얘기만 반복되는 것 같다"는 비난이 제기될 정도였다.

R&D 총괄조정기능 강화 관련 컨트롤 타워 부분도 새로울 것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는 과학기술전략본부를 연내에 설치하고, 과학기술정책 싱크탱크인 '과학기술정책원'도 설립하기로 했다.

이들 기관은 과거 이명박 정부가 만들었으나 현 박근혜 정부가 폐지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연상시켜 'MB 정부로 회귀'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과학기술정책원 설립을 위해 통합되는 점도 논란거리다.

정책연구와 그 평가를 동일한 기관이 하는 데 대한 문제의식으로 KISTEP이 STEPI에서 분리된 때가 1999년이다.

그런데 정부 R&D를 혁신한다면서 다시 정책연구와 평가를 통합하는 16년 전 형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게다가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 따라 STEPI는 지난해 말 세종시로 이전을 완료했고, KISTEP은 내년에 충북 진천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R&D혁신을 명분으로 내려진 정부의 양 기관 통합 결정은 '졸속'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R&D혁신방안의 더욱 심각한 문제는 '출연연을 중소기업 R&D 전진기지화하겠다'는 혁신방안 핵심 내용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점이다.

미래부는 "출연연이 중소기업 R&D를 '전담'하는 게 아니라 각 출연연이 고유 미션에 해당하지 않는 인력과 시설 등을 중소·중견기업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유 또는 잉여 자원 활용' 정도로 해석되는데, 정부가 강조한 '중소기업 R&D 전진기지화'나 '정부 R&D 지원 체계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개편'과는 거리가 상당한 설명이다.

이번 혁신방안은 물론 정부가 현재 국가 R&D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한 탓에 마련된 것이지만, 그 내용을 보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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