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노동자 대부분은 퇴직 이후 단순 소일거리가 아닌 생계를 위해 불가피하게 경비직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춘천시민연대는 춘천지역 아파트 24개 단지 117명의 경비노동자(이하 경비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 71%가 '경제적 어려움'을 직업 선택의 이유로 들었다고 밝혔다.
'퇴직 후 활동유지와 건강 관리차원'에서 경비직을 택한 경우는 25.5%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의 평균 연령은 63.4세로 고령이었으며 전체의 64%가 본인 이외에는 가정에 소득원이 없어 생계유지를 위해 고령임에도 경비 업무를 지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춘천지역 아파트 경비원들은 또한 근로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부수적 업무로 어려움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춘천시민연대는 "근로계약서상 아파트 순찰과 경비업무와 분리수거, 청소 등의 업무는 명시됐으나 택배 인수와 전달, 주차와 교통통제, 안전관리 업무 등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비원들은 순찰 등 본연의 업무보다 청소와 분리수거 등 아파트 환경관리에 가장 큰 어려움을 호소했고 이어 택배 등 민원서비스, 열악한 근무환경, 교대근무에 따른 생활리듬 변화 등을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근로계약서상 평균 근무시간은 20.8시간이었으나 실질적인 휴게시간이 보장되지 못하면서 경비원들은 하루 평균 22.5시간을 일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평균적으로 춘천지역 경비원은 한달에 백57만원을 임금으로 받고 있어 경비원 스스로 인식하는 노동시간과 비교했을 때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이라고 춘천시민연대는 지적했다.
춘천시민연대 유성철 사무국장은 "아파트 경비원 대부분이 생계를 위해 경비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과 과도한 업무 경감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사무국장은 이어 "지난해 말 서울 강남의 아파트 경비원 분신사건을 계기로 춘천지역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실태를 조사하게 됐다며 경비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과 제도 개선을 위해 다음달 공개토론회를 갖는 등 다양한 정책제안 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