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명필름 '파주시대' 개막…한국영화 다양성 '실험'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이전과 함께 영화학교·아트센터 개관…영화계 인재양성·구조개선 '거점'

파주 문발동에 새로 둥지를 튼, 아트센터와 영화학교가 함께 들어선 영화제작사 명필름의 사옥 전경(사진=명필름 제공)

 

지난 24일 낮 '출판도시'로 유명한 경기 파주시 문발동에 있는 '책과 영화의 도시 건설본부' 건물 앞에서 한 아주머니에게 길을 물었다. "영화제작사 명필름이 이 근처로 옮겨 왔다는데 어딘지 아세요?"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여기저기 건물 공사가 한창인 너른 벌판이 펼쳐져 있었다. 그곳에 자리한 살구색을 띤 3, 4층 높이의 건물 두 채가 눈에 들어왔다. "저 밝은 건물이 명필름이에요."

건물과 가까워질수록 그 규모가 상당하다는 데 놀랐다. 아담한 가정집 같던 서울 서촌의 전 명필름 사무실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유리벽으로 꾸며진 모던한 건물 외관도 눈길을 끌었다. 도중에 '영화사 집 공사현장'이라는 안내문을 내건 건물이 올라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는 '파주시대'를 연 명필름과 함께 한국영화 다양성 확대를 위한 의미 있는 실험이 시작됐다는 증거였다.

현장에서 만난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1000여 평 부지에 건물 두 동이 들어섰다"며 "한 건물은 명필름 사무실과 영화학교 중심으로, 나머지 건물은 영화관과 공연장 등을 갖춘 아트센터로 운영된다"고 전했다. 심 대표의 안내로 돌아본 건물 내부는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30일 개관식에 맞춰 모든 작업을 마무리하려는 인부들의 손길은 바빴다.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이 아트센터 건물에 들어선 170석 규모의 영화관과 두 개 층을 터서 만든 넓은 공연장이었다. 심 대표는 "영화관은 명필름이 기획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며 "다음달 1일부터 임권택 감독님의 '화장'을 틀고 '파주 어린이 책잔치'가 열리는 1~5일까지는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무료 상영된다"고 전했다. "공연장의 경우 오는 7월 말에 명필름이 제작한 첫 창작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개관 공연으로 오를 예정"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 꼭 필요한 영화 선보여 온 '명필름 정신'으로 빚어낸 '영화학교'

지난 27일 명필름 아트센터에서 열린 '명필름 영화학교 입학설명회'에서 명필름 심재명 대표(왼쪽)와 이은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명필름 제공)

 

명필름은 그동안 한국영화계에 필요한 작품 들을 선보여 온 영화제작사로 이름높다. 파주시대 개막과 함께 그 의미 있는 활동에 더욱 천착하려는 의지로 빚어낸 것이 바로 '명필름 영화학교'다.

영화학교 교장을 겸하고 있는 명필름 이은 대표는 "지난 1995년 창립 이래 명필름은 '접속'(1997) 이후 여러 편의 영화를 성공시키면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져 왔는데, 후배들에게 영화 작업의 노하우를 알려 주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어느 정도 준비된 사람을 뽑아 의식과 재능을 겸비한 영화인재로 양성할 마음으로 영화학교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명필름 영화학교 1기생들이 수업을 받은지 어느덧 3개월이 흘렀다. 1기는 극영화 연출자 2명, 다큐멘터리 영화 연출자 1명, 제작 2명, 배우 1명, 미술·촬영·편집·사운드 각 1명씩 모두 10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2년 동안 교육을 받으면서 입학 당시 연출 부문 학생들을 합격시킨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졸업 작품을 만든다. 그 졸업 작품은 명필름이 쌓아 온 네트워크를 통해 극장에서 개봉한다. 오는 10월 5일에는 2기생을 뽑기 위한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명필름 영화학교 서정일 전임교수는 "해마다 10명의 신입생을 선발해 작품 제작비는 물론 학비, 기숙사, 숙식을 무상 제공한다"며 "1기 선발 때와 마찬가지로 지원자의 역량에 따라 분야별 인원은 다소 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명필름 영화학교에 오기 전 대학 강단에 서면서, 비싼 등록금과 전무한 지원 탓에 정작 영화를 만들 열정을 품고도 뜻을 이루지 못하는 학생들을 많이 봐 왔다고 했다.

그는 "생계를 위해 영화보다는 방송 등에 진출할 목적으로 영화과에 오는 학생의 비중이 높아지는 분위기에 저 역시 회의가 들었다"며 "그 즈음 명필름이 영화학교를 연다는 소식을 접했고, 전임교수직에 지원해 합류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명필름 영화학교 1기생은 가장 나이 많은 이가 1978년생, 어린 사람이 1990년생으로 폭넓은 연령대를 보인다. 이들을 묶은 것은 결국 영화적 열정이었다. 서 교수는 "제 방법론과 1기생들의 열정이 상승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서로 조율해 가는 데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 '영화도시'로 거듭나는 파주…한국 영화계 지속가능한 발전 '돌파구'

명필름 사옥 전경(사진=명필름 제공)

 

명필름 영화학교의 수업 방식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이 있다. 첫 1년에 집중 배치된 철학·역사·근현대사·국제관계학 등 인문·사회과학 정규 수업이 그것이다.

이은 대표는 "영화적 의식을 갖추려면 세상을 보는 인문학적 소양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영화과가 굉장히 많지만 뚜렷한 주체가 만들어낸 작품을 보기 힘들어진 시대에 세상과 자기 문제를 파고드는 인문학적 교양을 조금이나마 회복시키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스펙을 채우려는 사람보다 '여기까지 정말 외롭고 힘들게 달려 왔구나'라는 확신을 주는, 자기 삶에 충실했다는 답을 설득력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이가 명필름 영화학교에서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적 성장에 취한 한국영화산업은 대기업 멀티플렉스 극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독과점 됐다. 최근에는 한국영화 매출의 90% 이상을 이들 소수 메이저사가 가져가면서 한때 한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