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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국정공백...'식물총리'에 대통령은 해외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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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청와대 제공)

 

국정의 2인자 이완구 국무총리가 금품 수수 의혹으로 식물총리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중남미 순방에 나섬에 따라 사상 초유의 국정 공백 사태가 우려된다.

이병기 비서실장의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의 새누리당 등 범여권이 박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발생할 수도 있는 국정공백 우려에 어떻게 대응할 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완구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라는 블랙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품 수수의 증거가 발견되면 목숨까지 내놓겠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의혹은 더욱 증폭돼 사실상 ‘식물총리’가 되고 있는 이 총리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해외 순방으로는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12일간 중남미 순방을 위해 출국한다.

최경환 경제 부총리도 전날 G20 재무장관 회의를 위해 미국으로 나갔다.

대통령과 부총리는 해외에 있고 총리는 각계의 의혹 제기로 ‘령’이 서지 않으니 ‘국정 공백 우려’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려에 대해 청와대는 “박대통령이 해외에서도 이병기 비서실장을 통해 보고를 받아, 국내의 각종 현안에 대해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과 국내 각종 현안을 긴밀하게 연결할 인물로 이병기 비서실장의 역할을 기대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 실장도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만큼 예전처럼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

무엇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명단에 이름이 있는 사람과 만나 얘기해서 또 다른 의혹을 만들 수 없다”며 당정청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총리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당청은 분열하는 ‘혼란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먼저 이 총리는 정치권과 언론의 금품 수수의혹 제기와 사퇴요구에 대해 “자진사퇴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박대통령도 전날 “부정부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듭 정면 돌파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총리의 거취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이른바 ‘법과 원칙에 따른 처리’는 어디까지나 비리가 확인된 이후의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국정 공백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는 박 대통령의 순방기간은 청와대 이병기 실장의 조정 능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화합 능력 등 범여권의 총체적 위기 대응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 기간은 현재 결백을 주장하며 자진사퇴를 일축하고 있는 이 총리에게도 중요해 보인다.

정치권과 언론이 집요하게 제기하는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이 총리가 과연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통해 돌파할 수 있겠느냐 하는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비리가 확인되지 않은 이상 사퇴를 요구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논란을 지켜볼 수도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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