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안산시민들은 지난 1년 세월호 사고의 상주역할을 자임해 왔다. 처음 동네 촛불을 밝히고, 시민대책위를 꾸려서 세월호 유족들과 내내 함께했다. 그들의 공감능력은 마음 둘 곳 몰랐던 유족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됐고, 놀라운 회복력은 다른 지역 국민들에게 잠자던 시민의식을 고취시켰다. 손님 같은 주인으로, 주인 같은 손님으로 1년을 보낸 그들에게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해보라고 했다. 거리에서 부동산에서, 버스안에서, 학교에서 만난 안산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다. [편집자 주]
단원고 (사진=권민철 기자)
◇ 이봉연(장애인학교 교장) "남의 일이라 생각지 말아주세요""다른 분들에게도 이게 남의 일이 아니잖아요? 안산 지역에서만 일어나라는 법은 없어요. 다른 지역에서도 화재도 나고 천재지변 같은 것도 겪을 수 있는 거니까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관심을 가져주시고 끝까지 가족들을 위해서 위로의 말씀을 기회 있을 때 마다 해주시고 그래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경민(시민운동가) "다른 지역에서도 우리 일처럼 인식해 달라""사실은 국가가, 우리나라가 다같이 해결해야 되는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집중피해지역이 안산이다 보니까 안산시라고 하는 지방정부가 거의 온전히 감내해야되는 이런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가 안산지역에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다같이 해결해야 될 과제로 다른 지역에서도 좀 같이 인식하고 그렇게 좀 하셨으면 좋겠어요. 다른 지역에서도 논의를 해서 좀 필요한 것들을 안산에 제안도 해주시면 좋겠고 또 정부에도 제안도 해주시면 좋겠어요. 이런 게 다같이 협력해서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안산에 있다 보니 그런 힘들이 많이 느껴지지 않는 거 같아요. 안산이 자칫 지역적으로 고립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 황정희(상담사) "내가 피해자라는 생각 해주시길…""매스컴에서 비춰지는 게 유가족들은 생떼를 부리고 있고 안산에서는 아무것도 안 이뤄져 있고 특혜만 받으려고 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정말 일반 주민분들은 아직도 마음 아파하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고 계십니다. (피해자들을) 나와 같은 사람이다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나와 같이 슬픔을 당했던 사람이지만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좋겠구요. 서로 똑 같은 사람이니까 도와주려고 하고 마음 아프면 아픈데로 같이 울어주고 웃어주고 그런 욕구를 많이 갖고 계신 분들이 많다라는 거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나랑 같은 사람 이렇게…"
◇ 와동 주민 "자기일 아니라고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아야""외지 사람이 평가 안좋게 하는 사람 있는 거 같아요. 직접 안당해봤으니… 실제 당해본 사람은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어요. 자식 잃었는데 보상 어쩌구 저쩌구 하는게 듣기 안좋아요. 어느 정도 했으니 그만하라고들 하는데… 자기네가 당해보지 않았으면 그런 말 하지 말아야죠. 때가되면 다 없어질텐데… 그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기 일 아니니까 말 함부로 하는데 안좋은 거죠. 그런 사람들 얘기 들으면 안좋요. 나는 자식만 안 저기했을 뿐이지만 우리 마음은 다 안 좋아요. 자기가 사는 동네해서 그랬다면 다들 안좋을 거예요. 서울에서도 몇 백명 수학여행 갔다가 그렇게 했다고 해봐요. 그 동네 마음도 그러지 않겠어요."
◇ 김은호(목사) "우리가 피해자 이면서 가해자죠""세월호 사건자체가 결국에는 우리에게 큰 아픔이었고 상처이지만 세월호 사건 자체가 우리에게 큰 가르침이고 선생이고 또한 우리에게 또 다른 숙제를 준 의미 있는 사건 일 수도 있다 라고 바라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모두는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또한 우리 모두는 가해자이기도 하다. 그러면 우리가 가해자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스스로 참여하고 성찰하고 그럼 그것들에 대해서 더 이상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거? 이런 것들도 중요할 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희정(주부) "죽음보다 슬픈 것은 무관심""유가족분들이 걸어놓은 플랜카드가 있는데 그 플랜카드에 적힌 글귀를 신호대기중이었는데 딸아이가 읽었어요. '죽음보다 슬픈 것은 무관심이고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것은 거짓이다' 이렇게 적혀있는 플랜카드였는데 저는 그것이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인 것 같아요. 제 딸 아이가 그럽니다. '세월호 진실은 언니, 오빠들을 구하지 않은 거잖아' 아이들도 이 이야기를 들으면 단순하게 명쾌하게 해답을 냅니다. 그런 것들을 막상 어른들은 거부하고 알려고 하지 않는 건데 저는 그것이 가장 큰 아이들에게 배우는 가르침이고 어른들이 새겨들어야 하는 얘기인 거 같아요."
◇ 정인식(대학교수) "정부 너무 초라해, 유족 마음 달래줘야""이 사고로 인해서 우리 대한민국이 더 이상 같은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차원에서 확실히 진상규명도 하고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대책도 확실하게 수립했으면 합니다. 어떻든 상당부분 정부가 잘못한 것이 아닌가요? 세월호를 운영했던 회사한테 모든 걸 씌우려고 하는 거 보면 초라하다고 생각돼요. 그러지 말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잘못한 것을 인정을 하고 나서 국민들한테 양해도 구하고 앞으로 이런 사고가 안생기도록 했으면 해요. 세월호 회사가 잘못했지만은 세월호 회사를 관리 감독한 국가도 허술한 게 많았잖아요.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생기면 안되겠지만 국가가 이런 일이 생기면 이번처럼 이렇게 질질 끌지 말고 신속하게 하고 또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곧바로 사과하고 또 해결하고 이렇게 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이라도 빨리 유족들의 마음을 달래줬으면 좋겠구요."
◇ 정병기(관광버스기사) "세월호, 인양해야 끝날 것""유가족도 정확한 진상을 아시는 분이 몇 분이나 되실 거 같아요? 제 생각에는 없을 거 같습니다. 그냥 얘기만 듣고 잠수부들 얘기만 듣고 조사한 사람 얘기만 들었을 뿐이지 정확한 내막은 누가 알겠어요? 아무도 모릅니다. 검사하러 바닷속에 들어간 사람도 예상 뿐이지 정확한 그런 거는 못할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 배가 밖에 나와서 하나하나 조사를 해서 역추적 조사를 해서 마무리를 지어야죠. 물속에 있는 걸 어떻게 판단을 해서 다 저기할 순 없는 거잖아요. 유가족 편을 드는게 아니라 건져내와야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인양을 안하면 유가족들 끝까지 싸울 거 아니에요? 유가족 분들은 끝까지 싸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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