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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멈추는 날까지…' 단원고 두 여학생의 생전 우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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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파도가 밀려오다 멈추는 그날까지 믿어주기를 약속하며… 친구란 강력한 무기로 무장한 친구임을 인증합니다.'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두 여학생이 생전에 주고받은 편지가 뒤늦게 공개됐다.

생일 때면 용돈을 털어 선물을 주고받던 단원고 2학년 3반 고(故) 김빛나라 양과 9반 (故) 김해화 양.

해화 양은 중학교 3학년 때인 지난 2012년 12월 빛나라 양의 생일을 축하하는 장문의 손편지를 썼다.

빛나라 양은 넉달 후 단원고 1학년 학생이 되어, 화장품 선물과 함께 편지를 보내 해화 양의 생일을 축하해줬다.

단원고등학교 2학년 희생자 김해화 양이 김빛나라 양에게 보낸 편지.

 

해화 양이 빛나라 양에게 보낸 편지 중
생일 진짜 왕왕 축하한다. 해피 버스데이 투유.

이제 좀있으면 졸업인데 뭔가 엄청 아쉽다. 고등학교 다 달라서 지금처럼 자주 못보겠지? 졸업하기 싫다. 이제 약 두 달 있으면 졸업인데 졸업할 생각하니 아쉽고 슬프다.

그러니까 졸업 전까지 자주자주 만나서 미친듯이 놀자.

평생친구인증서

성명 김해화, 김빛나라

위 두 사람은 친구란 강력한 무기로 무장한 친구임을 인증합니다. 이제 두 사람은 첫 만남의 설렘을 가슴속에 깊이 간직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감사주는, 배려하는 친구가 될 것이며 태양이 숯댕이가 되는 그날까지, 파도가 밀려오다 멈추는 그날까지 믿어주기를 약속하며 본 증서를 수여합니다.

2012년 12월 7일 우정인증 위원회.


단원고등학교 2학년 희생자 김빛나라 양이 김해화 양에게 보낸 편지.

 

빛나라 양이 해화 양에게 보낸 편지 중
알로알로~ 난 너의 친구 빛나라야.

일단 지났지만 생일 축하해. 내가 다음주에 해준다고 그랬는데 결국 한달이 지나서 챙겨주네.

내가 틱틱대고 그래도 다 받아줘서 고마워.

앞으로 같은 반 될 일 없겠지만 그래도 친하게 오래오래 친하게 지내자.

응칠처럼(응답하라 1997) 그렇게 아님 써니처럼 중간에 헤어졌지만 다시 만나는…

암튼 늦었지만 해피 생일 축하하고 내년에는 당일 날 챙겨줄게. 늦게 챙겨줘서 미안해.

이쁘고 귀엽고 깜찍하고 섹시하고 착하고 도도하고 상큼하고 발랄하고 사랑스럽고 성격까지 좋은데 예쁘기까지 한 10반 빛나라가 6반 해화에게…

2014년의 생일은 꼭 당일날 축하해주겠다는 빛나라 양의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못했다.

해화 양의 생일을 9일 앞두고 두 친구는 세월호와 함께 18살 짦은 생애를 마감했기 때문이다.

이사하면서 유품을 정리하다 편지를 발견했다는 빛나라 양의 어머니 김정화 씨는 "살아있을 때 해화가 자주 집에 놀러와 저하고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지금은 가고 없지만 해화도 제 딸"이라며 울먹였다.

이어 김 씨는 "두 아이가 같은 반이 된 적은 없지만 매일 함께 등교할 만큼 사이가 좋았다"며 "예쁜 두 아이의 우정이 천국에서도 변치 않고 잘 지낼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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