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남기업 맞은편 건물 옥상에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시민들 회원들이 기습적으로 뿌린 '성완종 리스트' 관련 박근혜 대통령 규탄 전단지. 전단지에는 '성완종 리스트' 내용과 함께 현 정권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사진=윤성호기자/자료사진)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권 실세 8명의 이름이 적혀 있던 메모는 성 전 회장의 필체인 것으로 사실상 확인됐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성 전 회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경남기업 의혹 관련'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의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수사팀은 13일 서울고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모의 필적감정 결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않았지만 현재까지는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이날 경남기업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검토하고 공소시효 등 법리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와 경향신문 인터뷰가 법적 증거능력이 있는지 여부, 2007년 7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공소시효 문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수사팀은 이와 관련해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8명 중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경우도 일단 검토대상에 포함했다.
수사팀은 또 '성완종 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인사들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지금 말하기 어렵다. 수사 진행에 따라 일체 막힘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특히 대선자금과 경선자금 명목으로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과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성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수사팀은 "수사대상과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료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이와 함께 성 전 회장이 남긴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결과도 제출받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팀장인 문무일 검사장은 "이 사건이 갖는 파장이 크고 중대해서 좌고우면할 여지가 없다"며 "오로지 수사 하나만 보고 다른 부분은 생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에 매진하고 그 다음 일은 국민 여러분께서 심판해 주실 것"이라고 말하는 등 수사의지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