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플리커/자료사진)
저먼윙스 여객기 추락사고의 원인이 자살비행으로 드러나면서 각국 항공사들이 '조종실 2인규정'을 앞다퉈 도입하는 등 운항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저가항공사인 이지젯은 27일부터 운항 시간 내내 조종실에 두 명의 승무원이 함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동 최대 항공사인 에미리트항공과 캐나다 국적 항공사인 에어 캐나다, 영국 전세 항공사인 모나크항공, 노르웨이 저가항공사인 노르웨이 에어 셔틀 등도 '조종실 2인 복무' 규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독일 항공업협회(BDL)도 성명을 내고 '조종실 2인 규정'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비행 규범을 고쳐 조종실에는 언제나 두 사람이 있도록 강제하고 있다. 조종사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우면, 승무원 한 사람이 들어와 대신 그 자리를 지키도록 돼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하지만, 저먼윙스 여객기 추락사고는 항공사들에 어려운 과제를 안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항공전문가인 데이비드 글리브는 "항공사들이 다른 승무원을 조종사들과 함께 두는 방안을 도입하더라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종류의 문제는 극복하기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미국 CNN은 "과거에도 조종사가 고의로 여객기 사고를 낸 사례가 종종 있었다"고 소개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지난 2013년 11월 29일 모잠비크에서 앙골라로 가던 모잠비크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33명 전원이 사망했는데, 부기장이 화장실을 간 사이에 기장이 여객기 고도를 급격히 낮춰서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99년 10월 31일 이집트항공 보잉 767기가 미국에서 추락해 217명이 사망한 사고의 경우에도 부기장이 의도적으로 비행기를 추락시켰다는 정황이 발견됐으나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원인을 규명하지는 못했다.
추락 직전 조종실에 혼자 있던 부기장이 "나를 신에게 바친다"는 내용을 되풀이해 말한 뒤 자동비행장치와 엔진이 차례로 꺼졌다.
1997년 12월 19일 104명의 희생자를 낸 싱가포르 실크에어 보잉737기 추락 사고의 경우, 업무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기장이 비행기록장치를 모두 끈 채 비행기를 고의로 급강하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1994년 8월 21일 44명이 탑승한 로열 에어 모로코의 카사블랑카행 비행기 기장은 이륙 10분 뒤 아틀라스산에 비행기를 고의로 충돌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