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프로농구 4강 4차전을 치른 전자랜드의 라커룸에는 '만수르의 간식'으로 알려진 대추 야자가 놓여있었다 (사진/노컷뉴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유도훈 감독은 지난 23일 원주 동부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패한 다음날 구단주인 홍봉철 전자랜드 회장과 통화를 나눴다. 홍 회장은 6강부터 치열한 승부를 펼쳐온 선수단의 체력을 걱정했다.
그래서 특별한 선물을 전달했다. 중동의 억만장자 만수르가 스태미너를 보강하기 위해 즐겨 먹는다는 '만수르의 간식' 대추야자를 선수단에게 선물한 것.
4차전이 열린 25일 오후 인천삼산월드체육관 전자랜드의 라커룸 테이블에는 대추야자가 담긴 박스가 놓여있었다.
유도훈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도 지쳤다. 그래서 회장님께서 대추야자를 선물로 주셨다.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에 들어가기 전에 선수들이 먹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랜드 선수들은 왜 미리 먹지 않고 하프타임 때 대추야자를 먹었을까. 유도훈 감독은 "선수들이 한번이 힘을 쏟으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질 때가 있다. 그게 전반전이 끝난 하프타임이다. 우리는 원래 4쿼터에 강한 팀인데…"라고 말했다.
'만수르의 간식'이라고 해서 단번에 체력을 보충해주는 만화 '드래곤볼'의 선두 콩과 같은 효력을 발휘할 수는 없다. 유도훈 감독은 심리적인 효과에 더 많은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 "선수들이 힘이 난다는 심리적인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며 웃었다.
만약 전자랜드가 승리할 경우 만수르 간식이 화제가 될 것 같다는 취재진의 농담에 유도훈 감독은 손사래를 치며 "만수르 효과가 아니다. 전자랜드 회장님 효과다"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