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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제퍼슨 따위'가 없다고 무너질 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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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와 4강 PO 75-69 투혼의 승리

'절대 포기 못 해!' LG 가드 김시래(왼쪽)가 20일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모비스 박구영(빨간 유니폼)과 치열한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울산=KBL)

 

LG는 강적 모비스를 맞아 돌발 악재가 생겼다. 주포 데이본 제퍼슨(29 · 198cm)이 퇴출되며 전력에 큰 구멍이 생겼다.

20일 오전 LG는 "제퍼슨에 대해 최고 수준의 자체 징계인 퇴출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모비스와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1차전 원정 경기 국민의례 때 이어폰을 낀 채 몸을 풀어 논란을 빚은 행위에 대한 것이다.

이후 행동이 더 큰 문제였다. 팬들의 비난이 쏟아진 18일 자신의 SNS에 양 손가락 욕설을 하는 흑인 남성의 사진을 올린 데 이어 19일 사과 기자회견 직전 이번에는 같은 손 모양을 하는 자신의 사진을 올려 더 큰 논란을 만들었다.

문화의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사과의 진정성이 심각하게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기량은 최고였지만 한국 프로농구와 팬들을 무시하는 처사로 비칠 만했다. 이에 LG는 고심 끝에 제퍼슨에 대한 퇴출 결정을 내렸다.

2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릴 모비스와 2차전은 당연히 LG의 열세가 예상됐다. 올 시즌 득점왕(평균 22점)이자 8.9리바운드를 해준 제퍼슨이 빠졌으니 당연했다. 더군다나 불미스러운 퇴출에 팀 분위기가 흐트러질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제퍼슨 없어도 LG 선수들 '똘똘'

하지만 LG는 제퍼슨이 빠졌다고 해서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었다. 에이스가 빠졌지만 남은 선수들은 충분히 그 공백을 메울 능력이 있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문태종과 신인왕 김종규, 여기에 3년차 숙성된 가드 김시래까지 국내 선수들의 힘이 모비스에 뒤지지 않았다. 제퍼슨 없이 홀로 뛴 크리스 메시도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냈다.

LG 문태종(왼쪽)이 20일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모비스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수비를 뚫고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울산=KBL)

 

LG는 예상 외로 전반을 40-30, 10점 차로 앞섰다. 오히려 제퍼슨의 공백이 팀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만들었다. 1쿼터를 18-22로 뒤진 모비스는 2쿼터 지역방어를 썼지만 LG의 패스 플레이에 허물어졌다.

전열을 정비한 모비스는 후반 반격에 나섰다. 리카르도 라틀리프(11점 6리바운드)의 골밑과 박구영(11점 5리바운드)의 3점포를 앞세워 맹추격한 모비스는 4쿼터 초반 양동근(14점 4도움)의 3점포와 속공 등으로 1분40초 53-53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승부는 피를 말리는 시소 게임으로 이어졌다. 모비스가 양동근과 함지훈(16점 4리바운드 4도움) 등 챔피언결정전 MVP 출신 타짜들이 활약하면 LG는 메시를 이용한 2 대 2 플레이로 맞섰다.

▲막판 문태종 3점포 작렬 '해결사'

승부처에서 LG의 투혼이 빛났다. 종료 4분 20초 전 문태종(12점)이 통렬한 3점포를 터뜨리며 67-62, 5점 차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문태종은 종료 1분52초 전에도 골밑슛을 성공시켜 71-65 리드를 이끌었다. 종료 1분여 전에는 주장 김영환(12점)이 천금의 미들슛으로 6점 차 리드를 지켰다.

'제퍼슨 보고 있나' LG 크리스 메시가 20일 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힘차게 리바운드를 따내고 있다.(울산=KBL)

 

결국 LG의 75-69 승리. 5전3승제 시리즈에서 1승1패 균형을 맞췄다. 두 팀은 하루를 쉰 뒤 22일 LG의 홈인 창원에서 3차전을 치른다.

제퍼슨 없이도 거둔 값진 승리였다. 메시는 이날 양 팀 최다 21점 25리바운드의 맹활약을 펼치며 제퍼슨의 공백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김종규가 16점 3리바운드, 김시래가 10점 9도움으로 힘을 보탰다.

LG는 오리온스와 6강 PO에서도 제퍼슨 없이도 승리를 거뒀다. 3차전에서 제퍼슨이 테크니컬 파울 등 파울 트러블로 20분여만 뛰었지만 74-73 짜릿한 막판 역전 드라마를 썼다. 제퍼슨 없이도 충분히 상대와 맞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모비스와 PO 2차전은 그 가능성을 온전히 확인한 경기였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LG는 분별없는 외국인 선수 하나 없어도 흔들릴, 그런 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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