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루이스 판할 감독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올 시즌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지도하는 판할 감독은 20일(한국시각)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나는 늙었다"면서 "맨유 감독은 분명 내 마지막 직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출신 판할 감독은 맨유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자국 대표팀은 물론, 아약스(네덜란드)와 바르셀로나(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클럽을 지도했다. 1986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30년 가까이 명문 클럽과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판할 감독은 2017년까지 계약한 맨유를 지도자 생활의 종착지로 지목했다. 올해로 64세인 판할 감독은 2017년 여름 이후에는 축구계에서 은퇴해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아이들과 손주, 그리고 아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판할 감독은 "지금까지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손자의 생일 때도 나는 가족과 함께하지 못했다. 더 이상은 그러고 싶지 않다"고 은퇴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어 현역에서 은퇴한 뒤 포르투갈로 이주해 아내와 함께 골프를 즐기고,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는 구체적인 은퇴 후 계획까지 제시했다.
맨유 부임 첫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판할 감독이 자신의 은퇴를 공개적으로 밝힌 이유는 따로 있다. 자신이 부임에 맞춰 1억5000만 파운드(약 25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이적료를 투자해 선수단을 개편했지만 맨유가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판할 감독은 자신이 부임한 뒤 시즌 중반까지 맨유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을 운전에 비유했다. 운전석이 바뀔 경우 안전한 운전을 하기까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맨유 선수들 역시 새로운 감독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 판할 감독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