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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 대타협' 또 물건너 가나… '데드라인'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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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혁 통한 사회적 타협· 경제 활성화 표류 우려

 

NOCUTBIZ
노동시장 구조 개편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이 또 물 건너갈 조짐이다.

10여일 남은 합의 시한에 발맞춰 노사정이 세부적인 개선 방향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저마다 동상이몽인 탓에 '데드라인'을 못 지킬 것이란 회의론이 많다.

시한 내 합의를 하더라도 '선언'적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

◇ 3월말 합의문 나와도 선언적 수준 그칠듯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4대 중점 과제 중 하나인 노동시장 개혁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정부의 경제 부양 노선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18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노동시장구조개선 특별위원회는14차례 회의를 열고 노사정 대타협 핵심쟁점을 집중적으로 조율하기 위해 '8인 연석회의'를 운영하기로 했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논의의 효율과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 고용부 차관 등 특위간사와 해당 이슈별 전문가위원만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수시로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3월 말 합의를 앞두고 쟁점 조율에 고삐를 죄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사정은 대타협 시한을 넘기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합의 시점을 노사정이 협의를 통해 결정한 것인데, 스스로가 약속을 지키지 못해 불신감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합의 도출 실패에 따른 책임론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어깨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 합의도출 실패에 따른 책임론 예

지난해 12월23일 노사정위원회에서 노사정 대표들은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개혁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선언적 수준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합의문은 우선적으로 통상임금, 근로시간, 정년연장, 노동시장 이중구조, 사회안전망 등 5개 과제에 대한 개선안을 3월 말까지 만들자고 명시했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사회적인 약속을 한 만큼 이달 안으로 일괄 타결을 통해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총과 한국노총 관계자도 "3월 합의를 약속한 만큼 협상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세부 실천 과제를 논의하면서 노사는 진영 논리에 매몰 돼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대타협의 청사진을 제대로 제시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동계 관계자는 "노사정특위는 지난 6개월 동안 총 14차례에 걸쳐 쟁점사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노동개혁에 대한 큰 틀에 대한 공감대와 입장차이만 재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노사정위 전문가그룹이 각 현안에 대해 검토의견을 내고 의견 조율에 나섰지만 노사 양측의 우려와 불만만 키웠다.

대표적인 것인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인 기간제 근로자의 기간 연장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6일 현행대로 기간제 근로자를 2년까지만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인 기준을 유지하되 본인의 희망을 전제로 기간제한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른바 비정규직의 ‘2+2 기간연장’이다.

한국노총은 이에 대해 "노동자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기간제한 예외를 인정하자는 것은 사실상 기간제한을 폐지하자는 것으로, 정규직 전환을 희망하는 기간제 노동자의 가슴에 대못을 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경총은 "일자리 창출의 주체인 기업의 사정과 우리 노동시장의 현실을 도외시한 채 노동계 입장을 주로 대변하는 방향으로 작성돼 있어 우려스럽다"며 "전문가 의견은 이미 노동시장에 진입한 근로자들의 기득권을 강화해 진입 장벽을 높이는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노사정이 타결점을 찾지 못하자, 사실상 합의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노사정위 내부에서도 노사 측의 입장차이로 인해 '선언적 합의'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 그룹에 참여한 관계자는 "노사가 노동시장 개편에 따른 효익과 고통 분담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시한 내 일괄 타결을 한다면 선언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귀띔했다.

◇ 전문가들, "시한 부담없이 지속적 논의 필요"

원로 전문가들은 합의 시한에 얽매이지 말고 노동시장 개편 논의를 지속할 것을 주문했다.

연세대 김황조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기한에 맞춰 서두른다고 대타협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3월 안에 안되더라도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동시장 개편 논의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동시장 양극화, 청년실업,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계 현안을 해결해 경기도 활성화 하고 사회적 타협을 도출해내겠다던 정부의 정책의지도 퇴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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