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를 입은 미셸 오코너와 마샤 (사진=베니스톤 잭 페이스북)
병원 대기실이 분주해지기 시작했고, 베니스톤은 바빠졌다. 영국인 청년 잭 베니스톤(22)에게는 오직 48시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니스톤은 미셸 오코너(32)에게 6시간 만에 청혼을 했고, 두 사람은 그날로 결혼했다. 그리고 4주 후 오코너는 베니스톤의 곁을 영원히 떠났다.
영국 미러지(紙)는 이틀밖에 살 수 없는 시한부 여성 오코너에게 당당히 청혼하고 병원에서 결혼식을 올린 베니스톤의 사연을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9월 11일 베니스톤은 의사로부터 사랑하는 애인 오코너가 이틀밖에 살 수 없다는 소견을 듣게 됐다.
갑작스러운 소식은 아니었다. 지난해 여름 오코너는 수술이 불가능한 자궁암 진단을 받았다. 지난해 8월 검사에서는 암세포가 이미 오렌지 크기만큼 자라 있었다.
베니스톤은 절망했지만, 오코너를 위한 마지막 이벤트를 열어주기로 했다. 그녀가 떠나기 전에 청혼을 하고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것이었다.
베니스톤은 서둘러 청혼과 결혼 준비에 돌입했다. 베니스톤·오코너의 친구들과 가족들은 웨딩드레스와 결혼 반지를 준비했다.
결혼식장은 오코너가 입원했던 잉글랜드 케임브리지셔주 피터버러 시립 병원 대기실이었고, 하객은 지인 몇명과 병원 관계자들이 전부였다. 20명 안팎이 참석한 조촐한 결혼식이었지만, 그 어느 결혼식보다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
미셸 오코너와 베니스톤 잭 (사진=베니스톤 잭 페이스북)
베니스톤은 "오코너가 단상을 향해 걸어왔다. 한 달여 만에 처음 걷는 것이었는데, 서너 걸음을 떼더니 곧 주춤했다"며 "직접 부축해 함께 걸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해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이 언제부터 교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아기 마샤를 낳았다.
결혼식이 끝나고 오코너는 피터버러의 '토프 홀' 호스피스 병원으로 옮겨졌고, 4주 후 숨을 거두고 말았다.
베니스톤은 "오코너는 정말 쾌활하면서도 아름답고 배려가 많은 여자였다"고 말했다.
베니스톤은 현재 오코너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호스피스 병원을 운영하는 자선단체인 '수 라이더' 기금 모금을 위해 이프리카 킬리만자로 산 등반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