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 / 윤성호기자
10일 열리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개인 신상보다 금융정챙능력 검증에 무게가 실릴 예정이다. 개인 신상 측면에서는 위장전입과 주택 다운계약서, 고액연봉 논란 등이 발견됐지만 큰 흠결은 아니라는 것이 여야 의원들의 중론이다.
다만 금융규제완화와 가계부채대책,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한 '은산분리' 등 금융정책에 대한 임 후보자의 입장이 주요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금융규제완화·가계부채·은산분리 등 주요 쟁점여야 의원들이 임 후보자에게 보낸 사전질의서 역시 정책 현안에 집중돼 있다.
첫 번째 정책 이슈는 규제 완화다. 임 후보자는 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부터 규제완화를 강조했고, 청문회에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사전 질의 답변서에도 "금융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며 "금융권의 자율과 경쟁을 가로막는 과도한 영업규제나 국제적 기준보다 과도하게 높은 규제, 비명시적 규제 현실에 맞지 않은 낡은 규제 등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가계부채 문제도 청문회에서 다뤄질 쟁점이다. 가계부채 상황과 대안에 대한 임 후보자와 전문가 및 야당 의원들의 인식 차이가 커 이번 청문회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임 후보자는 사전 답변서에서 "가계부채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고 가계소득 개선이 부진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부채를 축소할 경우 오히려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가계부채 관리에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인위적인 가계부채 감축 유도정책을 집행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부동산시장 정상화와 서민경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LTV.DTI 규제를 강화하면 오히려 디플레이션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동산 규제완화 이후 지난해 4분기 30조원 가까이 증가하며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보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계대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을 감안한 탓인지 온도변화도 감지된다.
임 후보자는 "가계부채가 관리가능하다는 말은 가계부채가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취약부문인 2금융권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고 저소득·서민층에 대해서는 맞춤형 금융지원을 통해 부채 부담을 완화해나가야 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총량 규제에 대한 임 후보자의 정확한 입장과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정도 쟁점 중 하나다.
앞서 금융위위원회는 '인터넷 전문은행' 추진방향을 밝혔는데 IT기업 등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위해서는 은산분리 규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금융권의 입장이다.
이렇게 될 경우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재벌들이 IT기업 등 자회사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을 소유하는 우회방식으로 은행을 소유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 / 윤성호 기자
이에 대해 임 후보자는 "금산분리와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의 금융기관 사금고화 등 산업자본의 은행지배 폐해 방지를 위한 제도로 입법 취지와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등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할 때 기본 원칙은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만 "핀테크·인터넷 전문은행 등 금융부문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제시되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서는 향후 금융권, 법률전문가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이에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임 후보자의 입장도 이번 청문회의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금융권 현안 중 하나인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통합, 우리은행 매각 등도 주요 청문회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 위장전입·주택다운계약서·고액연봉 논란 등 '옥의 티'
위장전입과 주택 다운계약서, 고액연봉 논란 등 임 후보자 개인 신상에 관련된 내용도 청문회에서 일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 후보자는 2004년 3월 서울 여의도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과 1985년 12월 배우자가 소유한 서울 반포동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외사촌이 소유한 서초동의 한 주택으로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013년 국무조정실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무리한 뒤 자본시장연구원 초빙연구위원과 연세대학교 석좌교수로 위촉돼 별다른 연구나 강의 없이 월 400만원 상당의 급여를 받고, NICE 주관 포럼에 참석해 2시간 강연으로 500만원이 넘는 강연료를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 후보자는 다운계약서 작성과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고, 고액연봉 논란에 대해서는 "실제 근무기간을 감안해 지급받았지만 일신상의 사유(농협금융지주 회장 위촉)로 연구원과 연세대를 조기사직하게 돼 당초 계획했던 연구 업무 및 강의를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었던 점에 대해서는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임 후보자가 3월중 확정된다며 액수를 공개하지 않은 농협금융 회장 퇴직금 역시 관심사다.
임 후보자는 농협금융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2013년 6월부터 12월까지 2억2천만원, 2014년 3분기까지 3억2천만원을 수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내정자의 청문보소거사 무난히 채택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고, 청문회와 관련해 한 정무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 역시 "신상 문제 보다는 정책 검증에 주력할 예정이고 무리없이 청문보고서가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