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입원 중인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병실에서 간호사가 밖으로 나서고 있다. (박종민기자)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의 수술을 집도한 신촌세브란스 병원 측이 "다음주 월~화요일에 걸쳐 얼굴의 실밥을 제거한 뒤 수요일 정도에 퇴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7일 밝혔다.
이날 주치의 유대현 성형외과 교수는 브리핑을 열고 "상처가 깨끗하고 환자도 심적으로 안정된 상태"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교수는 "(대사가) 어제부터 걷기 등 일상적인 생활을 시작했고 오늘은 샤워까지 할 정도로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환자가 왼쪽 팔의 통증을 가장 힘들어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진통제를 투입해 통증을 조절하는 중"이라며 "다른 후유증은 수술 때 많이 커버됐기 때문에 퇴원 전까지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도흠 세브란스병원장은 "가장 문제가 됐던 손목 통증과 관련, 통증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자가 통증 진료 인디케이터를 썼는데 환자가 어제보다 오늘 통증 정도가 낮다고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료진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리퍼트 대사의 수술, 입원 과정, 회복 경과 등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운이 좋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리퍼트 대사는 수술 당시 상처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안쪽으로 더 깊이 손상이 의심돼 전신마취를 해야 했지만, 의료진은 "수술을 집도해보니 운동신경에는 전혀 손상이 없었고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손가락 감각신경이 절단되고 힘줄과 근육이 50% 정도 손상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칼이 들어간 방향이 신경이나 힘줄의 방향과 같고 손목뼈를 피한 덕분에 아주 깊은 손상이었는데도 장애를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얼굴 상처 역시 경동맥을 피해 다행이었다면서 상처가 입 바깥쪽으로 나서 식사에 문제가 없었고 흉터도 크게 남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리퍼트 대사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대부분의 자상 환자가 공격받을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한다"며 "예단하기 어렵지만 얼굴로 두 번째 공격이 오는 것을 막으려고 왼쪽 팔을 올려 오른쪽 뺨을 가리다가 관통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리퍼트 대사가 정신력이 강해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는 특별히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 강연회장에서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 김기종(55)씨가 휘두른 흉기에 자상을 입었다.
리퍼트 대사는 얼굴에 80바늘을 꿰매고 왼팔에 신경접합술을 받은 뒤 병원 특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