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 (자료사진)
20대 총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권에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도입, 지구당 부활, 법인·단체의 정치자금 기탁 필요성을 제안해 선거제도 등 정치개혁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국회에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제출하기로 했다. 선관위 의견의 핵심내용은 선거제도 개혁과 정당제도 개선 등 2가지다.
지역주의 완화와 유권자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비율을 2:1로 재조정하는 개정의견을 내놨다. 현행 국회의원 정수는 300명이고 이 가운데 지역구 의원은 246명, 비례대표 의원 54명으로 의석 구성 비율이 82:18에서 66.6:33.3으로 조정된다. 비례의석 수가 현행 54석에서 100석으로 46석이 증가하는 안이다.
비례의석이 증가하면 그만큼 '유권자들의 투표'와 '정당별 의석수' 간에 발생하는 괴리현상이 줄어 들어 민의가 정당별 의석분포에 정확히 반영될 길이 열린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도 이미 이 방안의 도입 필요성이 폭넓게 거론돼 왔다.
'석패율제'는 차점으로 아쉽게 낙선한 지역구 출마자를 당선시켜 구제하는 제도다. 이를위해 지역구 입후보자를 권역 비례대표선거에도 입후보시킨다. 선관위 안에 따르면, 같은 시·도내 지역구 후보자 중 2명 이상을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의 같은 순위에 배치하고 지역구에서 떨어질 경우 상대 득표율이 가장 높은 후보자를 당선시키자는 것이다.
예를들어 새정치민주연합이 대구시 12개 선거구에 후보자를 공천해 출마했다고 가정할 경우, 지역주의 투표성향 상 지역구에서는 전원 낙선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비해 득표경쟁력이 높은 지역구 후보자들을 비례대표 후보로도 내세워 아쉬운 탈락자를 구제하자는 취지다.
현행 소선거구 단순다수제 투표방식에서는 영남지역은 새누리당이 독식하고 호남지역은 새정치연합이 독식하는 구조인데 여기에서 벗어나 새누리당은 호남에서 의석을 얻고 새정치연합은 영남에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선거제도로 지역주의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중앙선관위 관게자는 "지역구 낙선의 경우에도 비례대표 당선 가능성을 제공해 정당의 지역편중 현상을 완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이란 이름으로 개정된 '정치자금법'의 개정 필요성도 제기됐지만 법인·단체의 후원 허용과 지구당 제도 부활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선관위는 정치자금의 원활한 조달을 위해 법인·단체가 선관위에 정치자금을 기탁하도록 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2004년 개정된 정치자금법인 이른바 오세훈법은 정경유착의 비리사슬을 끊고 기업의 불법적 입법로비를 차단하기 위해 법인의 후원금 기부를 완전 금지했다.
이후 10년의 기간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오던 정치권과 기업간 금품수수는 상당부분 사라져 대표적인 개혁성과로 거론되고 있다.
선관위를 통해 기탁하도록 한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법인의 후원이 다시 허용되면 이로인한 비리 재발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초선 의원의 A보좌관은 24일 CBS와의 통화에서 "법인과 단체의 정치자금 후원을 허용할 경우 정경유착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기업 돈 받은 의원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개악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얘기다.
아울러 정치후원금 모금한도를 현실화하는 방안도 제시돼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가 구체화될 전망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선거가 없는 해에는 1억 5천만원,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의 정치자금을 걷을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 한도를 높이자는 것으로 선관위는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후원금 모금한도액을 현실화하자'는 것이다.
여야 정당이 출판기념회를 금지한데다 모금한도액이 설정된 지 10년이 지나 정치후원금 모금방식은 어떤 형태로든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선관위는 이밖에 구시군당 허용 즉 지구당제도 부활과 전국동시 국민경선제 실시, 후보자등록으로부터 일정 시점 이후 후보자의 사퇴 제한 방안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