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를 꺾었다는 걸로 나를 포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인간 김형주로 불리고 싶습니다.''''
17대 국회의원 김형주(43.열린우리당)씨는 지난 4월 총선 당시 이변의 주인공 중 한명이었다.
민주당 추미애 씨가 후보로 나온 광진 을에서 그가 당선될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고, 그것은 김형주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초선 의정생활 9개월.. 과연 그는 정치권에 왜 들어왔고 밖에서 본 국회와 안에서 본 국회 무엇이 다른가 CBS 노컷뉴스의 인턴기자들과의 집단 인터뷰를 통해 11일 들어봤다. 초선의원 김형주는 개혁을 꿈꾼다''''추미애라는 상대가 세다보니, 아무도 광진 을에서 붙어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18대 총선을 마음에 두고 그때까지 기반을 만들길 원했기 때문에, 어느 곳이든 출마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17대 국회가 출발한지 반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그는 이제 추미애를 꺾은 국회의원으로 인식되기 보다는, 김형주 자신의 활동과 비전으로 평가받고 싶어 한다.
그는 자신의 당선 요인으로 ''''돈이 특출나게 많은 것도 아니고, 학생운동 리더로 인지도가 높았던 것도 아니라서 특별히 한 분야에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학원 시절 학생회장을 지내는 등 청년운동을 해왔고, 러시아 정치학 박사 학위도 있고, 그밖에 도덕성, 개혁성 등에서 두루두루 좋은 점수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예전 같으면 자신과 같은 사람이 당선되기 어려웠겠지만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 속에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그는 18대 쯤에나 당선되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에, 다른 초선의원들 보다도 준비기간이 더 짧았다고 한다. 그는 현재 당에서 150명중 140등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초조해 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장점이 지구력이라 말하며, ''''성급해 하지 않고 4년 생활한 뒤에는 60등 정도로 올라 설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그는 오히려 정치초보로서의 몫에 대해 말했다.
''''정치인을 오래할수록 신경써야할 관계들이 많아져, 이것이 장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반면, 공공의 적2에 나오는 검사처럼 사고 칠 수 있는 게 바로 초선의원의 몫이라 생각한다. 초선의원인 지금 개혁에 힘쓰고 싶다.''''
국보법 폐지는 시민사회의 힘으로... 김형주 의원은 지난해 말 ''''국보법 연내처리를 위한 240시간 의원총회''''에 참여한 열린우리당내 ''''개혁파'''' 중 한 사람이다. 비록 연내처리는 실패했지만, 그토록 강경하게 주장해왔던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당회의 때, ''''쪽팔린다. 이제 국가보안법 폐지하자'''' 라고 칠판에 썼다.'''' 그는 프랑스의 사회시간에 우리나라의 국가보안법이 토론 주제가 된다며 국가보안법의 후진성을 강조했다.

또한 프리덤하우스에서 우리나라의 자유척도가 떨어진 이유도 그 때문이라며, 국가보안법의 폐지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다만 그가 지난 연말 국회파행 및 개혁법안 연내처리 무산 등을 겪는 과정에서 배운 점은 ''''국민의 절대다수가 여전히 국보법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과 ''''그런 상황에서의 어줍잖은 개정보다는 더 많은 홍보와 토론을 통해 국민들이 받아들일 때까지 시간을 두고 폐지해야한다''''는 점이다.
그 시점이 언제쯤이냐고 묻자 ''''국민들의 의식이 갑자기 성숙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올해 하반기든 내년 상반기든, ''''정치권의 힘이 아닌 시민사회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폐지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어쨌든 ''''가급적이면 국보법 폐지를 상정하되 무리해서 지난 연말과 같은 상황을 보여주면 안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열린우리당의 소통, 그리고 리더십 그는 국보법 처리 과정을 이야기 하며, 작년 열린우리당 내 소통과 여론수렴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150여명의 당원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이 채 이루어 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발표로 당론이 결정되었다''''고 한다.
''''천정배 전 대표 개인의 리더십에도 문제가 있었다. 원로 의원들의 의견은 폐지가 아닌 개정으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이를 공론화 시키지 못하고, 당 외부적으로 폐지를 주장하는 식이었다.''''며 ''''이제는 더 솔직하게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이처럼 열린우리당 내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는 김형주 의원이지만, 참여정치연대나 국민참여연대 등 당내에 여러 집단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당 의원들 간의 다양성은 한나라당 내의 그것에 비해 스펙트럼이 좁고 질서정연하다''''고 말한다. ''''한나라당에는 오랜 세월동안 형성된 계파들이 존재하지만, 열린우리당 내에 나타나는 차이들은 당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생긴 건설적인 논의의 차이이기 때문에 의외로 간격이 넓지 않다''''는 것이다.
항간에서 말하는 ''''개혁당 세력과 국참연 간의 갈등''''도 논법의 문제이지 분당을 할 만큼 큰 간극이 있는 것은 아니라며 ''''오히려 열린우리당 내의 다양한 색깔이 폭넓고 다양한 지지세력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아 고마워 가족들과의 관계 안에서 김형주씨는 ''''부족한 아버지''''라고 말한다. 11살 8살의 두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많은 시간을 함께 해줄 수는 없어도 일요일 오후에는 농구장에 가거나, 강변에 나와 공을 차며 놀아준다.
그는 워낙 바깥 활동이 많은 터라, 부인은 그에게 빨리 들어오라는 얘기도 안한다. 김형주 의원은 ''''오히려 밤12시가 넘은 뒤에 집에 전화라도 하면 ''''왜 자는 사람 깨우냐''''고 말하는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신뢰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김형주 의원은 한국외대 대학원 학생회장 시절 숙대 대학원 학생회 부회장인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전국 대학원생 대표자회의에서 대성리로 엠티를 갔는데, 함께 게임을 할때 그녀의 과감한 플레이가 인상 깊었다고 한다.
이후 그의 나이 31살, 박사과정을 마칠 때 쯤, ''''어서 주변에서 사람을 찾아라''''는 어머니의 권유에 한국은행 연구원 신분이던 당시 아내에게 청혼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만난 아내가 지금까지 그의 좋은 동지가 되고 있다.
이것만은 꼭 이루고 싶다 그는 임기안에 두가지만은 꼭 이루고 싶다고 말한다. 먼저 그는 국회 내 유일한 러시아전문가로서 한러 관계를 두텁게 할 수 있는 외교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작년 한해동안 러시아를 6번 다녀왔고, 올해 초에 갔을 때는 ''''이제 얼굴 익히고 인사하는 건 어느 정도 했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실질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앞으로는 ''''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밀사나 특사 같은 역할을 내가 하고 싶다''''며, ''''4년이 지나 러시아와의 관계가 김형주 때문에 많이 발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하는 욕심도 내비쳤다.
또한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 환경의 레짐을 구축하는 것이 평화를 위해 손쉬운 접근이 될 수 있다며, 한중일러 학자들이 모여서 사막화문제, 황사문제, 수자원 바이칼 수질오염방지문제 등 같은 환경모임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기 안에 이루고 싶은 일 가운데 또 하나는 ''''18세 선거권''''이다. 연령차별반대는 그에게 중요한 정계진출의 목표이자 이상중의 하나이다.
그는 ''''이 시대를 제대로 이끌 수 있는 것은 청년리더십''''이라고 생각하기에 청소년문제를 처음으로 국회 내에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가능하면 빨리 선거연령 낮추고 싶다''''며 ''''호주제 폐지, 국보법 폐지, 선거연령 하향조정 모두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이루어야 할 것들''''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존경하는 정치인 마틴 루터 킹의 ''''I have a dream''''을 인용하며, ''''우리 시대가 각박할수록 꿈,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전을 마련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싶다''''는 김형주 의원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함께 지켜보자.
노컷뉴스 이기진, 박수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