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 총장이 제자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교수를 직접 고발했다. 피해 학생이 직접 고소를 해야 했던 기존 성추행 사건 조치와는 달리 대학이 적극 나선 이례적인 경우다.
덕성여대는 지난달 19일 박상임 총장 직무대행 명의로 "A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 했다"며 서울 도봉경찰서에 고발했다.
경찰과 대학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A 교수는 지난해 2월 "저녁이나 같이 먹자"며 대학원 진학을 앞둔 학생을 불러내 술을 마신 뒤 집에 가는 길에 갑자기 입맞춤하는 등 두 차례 강제 추행을 했다.
피해 학생 이외에도 다른 학생들도 이 교수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덕성여대는 지난해 12월 말 신고가 접수되자 학생처장, 교무처장, 사무처장, 학생상담센터장 등이 모여 성희롱·성폭력 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피해자의 진술과 A 교수의 해명을 청취했다.
학교는 이후 A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넘기고 경찰에 직접 고발장을 냈다.
학교 관계자는 "피해 학생이 직접 고소를 할 경우 2차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고려됐다"면서 "최근 상습 성추행 혐의로 구속기소 된 서울대 강석진 교수 사건 이후로 바뀐 분위기와 지난해 12월 나온 교육부의 성추행 사건 처리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해당 교수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쳤으며 현재 부인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