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서병수 부산시장(오른쪽)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11일 부산을 찾아 서병수 부산시장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부산시장이 대기업 회장과 공개적인 만남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달 말 개소를 앞두고도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잡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이날 롯데호텔부산에서 서병수 시장과 김규옥 경제부시장 등 부산시 관계자들과 만나 한 시간여에 걸쳐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시는 두 차례나 센터 개소를 연기하고도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관련해 시의 입장과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시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사업파트너인 롯데 측에 생활유통분야와 영화· 영상산업, 사물인터넷 실증센터, 창조경제혁신타운 건립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제안하고 있다.
서 시장은 이와 함께 부산 북항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위한 통큰 기부와 롯데그룹 일부 계열사의 본사 부산 이전 등 지역공헌도를 확대해 줄 것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측의 1,000억 원 기부 약정을 받아 건립을 추진 중인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총 사업비가 2,600여억 원에 달해 부산시가 추가적인 기부를 요청한 상황이다.
롯데 계열사의 부산 이전 요청은 지역 연고를 앞세워 부산지역 유통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롯데백화점과 할인마트 등 롯데 계열사들이 지역에 대한 수익 환원에는 인색하다는 비판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시간 남짓 대화를 나눈 서 시장은 "여러가지 현안들에 관해서 깊이 있고 진정성 있게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며 이날 만남이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음을 내비쳤다.
신 회장 역시 "부산은 회장님(신격호 총괄회장)의 고향이기도 하고, 그러면서 우리 그룹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역"이라며 "앞으로 투자도 많이 하고 일자리도 많이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신 회장은 서 시장과 회동한 뒤 이달 말 개소를 앞두고 있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하고 지역 상공인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