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비선실세 파동과 연말정산 문제 등으로 청와대와 정부, 여당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올해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노동 등 4개 구조개혁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 강화를 위해 올해 공공, 노동, 교육, 금융 분야의 4대 개혁을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확장, 금리인하 등의 거시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했지만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당초 1%를 예상했던 4분기 성장률이 0.4%로 추락한 사실이 단적으로 말해준다.
결국 정부는 수년간 지속되는 저성장 기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 외에 대안이 없다고 판단, 4개 분야의 개혁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연세대 경제학과 유병삼 교수는 "경기부양을 위해 여러 수단을 동원했지만 효과가 별로 없었다"며 "경제의 비효율성을 제거하여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하려면 구조개혁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개인이나 정파의 입장과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와 국민, 후손들에게 공통적으로 이익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도 구조개혁은 맞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4대 개혁 모두 당사자들 간에 첨예하게 엇갈리는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무원연금, 노동시장 개혁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따라서 합의안을 도출하고 개혁에 따른 고통을 분담하려면 국민적 공감대와 정부의 리더십이 뒷받침 돼야한다.
그러나 최근의 정치 상황은 그렇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순까지도 50%를 유지하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27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29.7%를 기록했다. 견고하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20%대로 추락했다.
비선실세 파동에 이어 담배값 인상, 연말정산 문제 등이 불거지며 여론이 급격히 악화된 결과다. 그나마 개각을 통해 정국을 돌파하려던 청와대의 시도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비서관들의 유임으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진 대통령 리더십 연구원장 "지지율 하락은 국민의 지지가 떨어진다는 것인데 이는 국정을 끌어가는 동력이 떨어진다는 의미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구조개혁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당장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개혁은 3월, 공무원연금은 4월로 구체적인 처리 시한까지 제시하며 합의를 당부했지만 최근의 흐름으로만 보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구조개혁의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구조개혁이 실패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불신이 갈 길이 먼 우리 경제의 발목을 붙잡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