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홍문종(왼쪽), 원유철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이주영, 유승민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다음달 2일 실시되는 새누리당의 차기 원내지도부 경선구도가 친박-비박 구도로 편성되면서 이번 경선을 계기로 당내 계파 대립구도는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선의 원유철 의원과 3선의 홍문종 의원이 28일, 각각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책위의장 출사표를 던지면서 새누리당의 차기 원내지도부 경선 대진표가 완성됐다. 새누리당 경선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후보가 한 조를 이뤄 의원총회에서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원유철 의원은 3선의 유승민 의원이 내민 손을 잡았다. 유 의원은 원조친박으로 분류됐으나 지금은 비박으로 통한다. 또 친박핵심으로 불리는 홍문종 의원은 해양수산부장관을 역임한 4선 이주영 의원과 파트너를 이뤘다.
유승민-원유철 조와 이주영-홍문종 조로 차기 원내대표 경선구도가 확정된 것이다.
계파구도로만 보면 비박과 친박 구도로 풀이할 수 있다. 이는 이날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한 원유철 의원과 홍문종 의원의 출사표를 통해서도 읽을 수 있다.
원유철 의원은 "우리가 진정 원하는 '새누리당의 변화와 혁신'의 시작"이라며 "한마음, 한뜻으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돼 현안에 대처하고 해결하는 새로운 지도부의 전형을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출사표에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유승민 의원의 발언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반면 홍문종 의원은 "새누리당과 우리가 만든 박근혜 정부의 치어리더를 자임하고 이 자리에 섰다"면서 "쓴 소리보다는 '되는 소리'에, 손가락질보다는 서로 어루만지며 청와대와 여의도가 모든 것을 공동책임지고 하나되어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6일 출사표에서 '쓴소리'가 아니라 '옳은 소리'를 하겠다고 밝힌 이주영 의원의 말과 맥이 같다.
당내에서는 당초 원내대표 출마를 모색했던 홍문종 의원이 결국 정책위의장 출마로 돌아선 것은 박심(朴心)이 이주영 의원에게 있다는 시그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왼쪽), 유승민 의원 (자료사진)
경선이 치러지는 다음달 2일까지 주말을 포함해 닷새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현재 판세는 백중세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사평론가인 김종배씨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알 것 같다"면서 "유승민 의원측은 원내대표 선거를 차기총선과 연계했다"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30일 발표될 갤럽의 여론조사를 봐야겠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추세로 이어진다면 의원들의 동요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친박계 의원들 입장에서는 당권이 비박계로 넘어간 가운데 원내대표만은 지켜야 다음 총선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당내에서 친박-비박의 계파갈등 구도는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