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이 무산됐다.
13일 국내 투자은행 업계 등에 따르면 정 회장 부자가 추진했던 현대글로비스 주식의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가 성사되지 않았다.
정 회장 부자는 전날 씨티그룹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에게 현대글로비스 블록딜 공지를 보냈다.
현대글로비스 502만2천170주(13.4%)를 전일 종가보다 7.5∼12% 디스카운트된 주당 26만4천∼27만7천500원에 매각한다는 내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블록딜의 재개 여부에 관해서는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며 "블록딜을 재개할지 안할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거래가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간 거래를 축소하고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조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가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구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관측해 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거래 금액과 할인폭으로 볼때 매각 의지가 상당히 강해보인다" 며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 무산으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 시나리오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 지분을 인수하려는 정의선 부회장 측의 의중이 일정 부분 드러난 만큼 합병 보다는 블록딜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게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날 열린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경영권 승계보다는 지배구조 쪽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