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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밀당하는 20대가 부모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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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흥행? 힘들고 불안한 시대 관통하는 주제에 대한 공감

- 주인공 부부, 닭살스러울 정도로 애정 표현하는 커플
- 15개월 120일 400시간 분량 촬영
- 식사 장면 촬영 중에 항상 함께 식사하자는 말씀 기억나
- 젊은 사람들 연애주기도 짧고 이벤트 적
- 외출할 때 신발 놔주고, 손잡아주고, 머리 빗질해주는 소소한 사랑
- 유별난 사랑이어서가 아니라 오랫동안 사랑 할 수 있었던 게 유별나
- 이제 7번째 자녀로 생각해 주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1월 12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진모영 감독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 정관용> 노부부의 사랑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지난해 말에 개봉했고요,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고 계시죠. 지금 500만명을 향해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른바 '다양성 영화'라고 하는 분야에서 최초의 기록 세울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노부부의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가 세대를 초월해서 다양한 연령층들한테 뜨거운 감동을 선사하게 되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영화를 만든 진모영 감독을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진모영> 네, 반갑습니다.

◇ 정관용> 이거 촬영하는 데는 얼마나 걸렸어요?

◆ 진모영> 1년 3개월 걸렸습니다. 2012년도 9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15개월 촬영했습니다.

◇ 정관용> 처음에 이분들을 소재로 영화를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은 어떻게 하시게 됐습니까?

◆ 진모영> 저도 이분들 TV방송 프로그램을 나중에 봤고요. 그런데 되게 충격적이었던 거죠.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부부간의 사랑에 대한 아주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 정관용>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 진모영> 네, 네.

◇ 정관용> 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이죠?

◆ 진모영> 네, 그렇죠.

◆ 진모영> 그런데 그 TV프로그램의 특성들은 한 번 지나가는 경향이 있죠. 그래서 영화 콘텐츠로 조금 더 극장 안에서 집중해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또 주제 자체가 워낙 보편적이기 때문에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게 그렇게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 정관용> 영화 많은 분들이 보셨습니다마는 안 보신 분도 많기 때문에 간단히만, 이미 할아버지는 작고하셨죠?

◆ 진모영> 네.

◇ 정관용> 작고하신 게 그러면 언제죠? 촬영 중이었나요?

◆ 진모영> 네.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촬영을 했고요, 2013년 11월 말입니다.

◇ 정관용> 아, 그렇군요. 할아버지 연세가?

◆ 진모영> 98세이시고 할머니께서는 89세.

◇ 정관용> 89세, 두 분의 결혼생활이?

◆ 진모영> 76년 동안 하셨고 강원도 횡성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분들이 인간극장에서 다루어질 정도면 뭔가 남달랐기 때문이잖아요, 화제가 될 만하니까 TV 프로그램도 다룬 것 아니겠습니까? 그 남다른 점의 제일 큰 게 뭐예요?

◆ 진모영> 이분들이 연세가 많으시다는 거고요. 또 결혼생활 76년 동안 하셨다는 것, 외형적으로는 늘 커플로 한복을 입고 계시고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나이와 어울리지 않게 매우 닭살스러울 정도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게 생활화되어 있고 습관처럼 그렇게 되어 있다는 거죠.

◇ 정관용> 커플 한복에 닭살 부부?

◆ 진모영> 네.

◇ 정관용> 그게 특징이라서 TV가 다루었던 것이고?

◆ 진모영> 네, 그렇죠.

◇ 정관용> 진 감독도 그걸 보고 아, 이건 괜찮겠다?

◆ 진모영> 네. 그런데 그 안에는 외형도 중요하지만 그 부부가 일상에서 보여주는 아주 자잘한 것들이 전달하는 메시지들이 굉장히 힘이 있었다는 거죠.

◇ 정관용> 잠깐만요. 그 할머니가 89세인데 결혼생활이 76년이면, 13살…?

◆ 진모영> 네, 14살 때 할아버지가 처음으로 그 집에 데릴사위로 와서 혼례를 올리고 나서.

◇ 정관용> 남편하고는 그래도 9살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어린 소녀 시절에 결혼한 거로군요?

◆ 진모영>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커플 한복의 닭살스런…. TV를 보고 이거 한번 다큐멘터리로 잡아야겠다 하고 무턱대고 찾아가셨어요, 어떻게 하셨어요?

◆ 진모영> 무턱대고 찾아갔죠. 그 영상을 보고 나서 바로 전화를 드렸어요. '촬영을 한번 하고 싶다' 그랬더니 허락하는 것 말고 한번 오라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다음 날 바로 갔습니다. 가서 봤더니 큰따님이 자리를 지키고 계시더라고요.

◇ 정관용> 원래는 두 분만 사시죠?

◆ 진모영> 네, 그렇습니다. 자녀분들이 자주 오고요. 주말에 갔기 때문에 그러니까 이렇게 다 여러 가지 물어보고.

◇ 정관용> 뭘 물어보던가요?

◆ 진모영> 형제들간에 의논을 해보겠다.

◇ 정관용> 그러니까 뭘 물어보던가요?

◆ 진모영> 그때 워낙 유명하셨기 때문에 혹시나 이 사람이 위험한 사람이 아닌가, 제대로 하는 게 있나 그래서 나중에 물어봤더니 제 이름을 검색을 하셨다고요. 그래서 TV 프로그램 만드는 PD이고 그렇다는 것들을 알고 그러면 기본적인 신뢰는 할 수 있다.

◇ 정관용> 진 감독은 이 영화 전에 오랫동안 TV 방송 독립제작사를 하셨죠?

◆ 진모영> 네. 독립 PD로서 살았고요. 올해 19년째 하고 있습니다. TV 프로그램도 만들고 또 다큐멘터리도 만들고 그렇게 살았죠.

◇ 정관용> 그런 걸 이제 검색해 보면 나오니까 '아, 이 사람은 이른바 지상파 때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한 사람이구나' 공신력이 생겼네요?

◆ 진모영> 네. 그렇게 하고 그다음 날 가족들이 다 형제들이 의논을 해서 부모님도 하고 싶어 하시고 또 어쩌면 부모님의 마지막 기록일 수도 있어서 '잘 한번 해 보자'라고 동의를 해 주셨어요.

◇ 정관용> 슬하에 자제분들은 어떻게 되세요?

◆ 진모영> 3남 3녀시고 원래는 12명을 낳았는데 6명을 전쟁이나 홍역이나 이런 것으로 잃으시고.

◇ 정관용> 그 시절 그랬죠. 12명을 낳았다가 6명, 3남 3녀가 회의 끝에?

◆ 진모영> 네.

◇ 정관용> 그리고 그 할아버지, 할머니 본인들도 하고 싶어 하셨다고요?

◆ 진모영> 네. 참 재미있는 게 어르신들은 카메라를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으시고요. TV라든가 이런 데 나가시는 것들을 또 재미로도 하시고 나이 들면 별로 관심 안 갖고 이야기 안 하는데 누군가가 찾아와서 이야기하고 촬영하고 이런 것도.

◇ 정관용> 심심풀이, 소일도 되고?

◆ 진모영> 네, 재미있게 촬영하셨고

◇ 정관용> 카메라를 어색해하지 않으세요?

◆ 진모영> 이전에 인간극장에도 나오셨고 또 SBS 스페셜이라는 짝, 이런 특집 프로그램에도 나오시고 해서….

◇ 정관용> 이미 스타급이셨죠?

◆ 진모영>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카메라에 정말 편안하게 대하셨어요. 물론 저희들이 이야기를 할 때 나이든 어르신들이 카메라를 제일 무서워하지 않죠. 그런데 또 그런 부분들도 있어서 저희들은 촬영할 때 그 부분도 훨씬 편안했어요, 자연스럽고.

◇ 정관용> 하긴 이 정도 연세 되시면 겁날 게 뭐 있겠습니까? (웃음) 감출 것은 또 뭐 있고, 그렇죠?

◆ 진모영> 그렇습니다.

◇ 정관용> 장장 1년 3개월을 그냥 카메라에 계속 두고 있었던 거예요, 그건 아닐 거 아니에요?

◆ 진모영> 네, 그렇죠. 그러면 저희들도 불가능하고요. 출연자 분들도 아무리 자연스럽다고 해도 누군가가 와서 계속 자신들이 일상을 찍는다는 건 그만큼 부담이 있죠. 그래서 가면 한 사나흘 정도씩 머물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가 또 가고 이런 것을 반복했어요. 그렇게 하고 어쩔 때는 하루만 가고 어쩔 때는 이틀만 찍고 이러기도 해서 총 15개월 동안 120일 정도를 촬영했고 한 400시간 정도의 분량이 나온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런데 이게 그냥 그 두 노부부의 일상을 담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뭘 좀 해 주세요, 이런 것도 없는 거예요? 그냥 가서 이틀 계신 날은 그냥 '할아버지, 지금부터 찍습니다' 그냥 그리고 가만히 있었던 거예요, 어떻게 한 거예요?

◆ 진모영> 그냥 가면 인사 잘 드리고요. '이제 저는 없다고 투명인간 취급하시고 밥 먹을 때도 신경 쓰지 마시고 하고 싶은 것 하십시오. 저희들은 이제 가서 일할랍니다' 그러면 당신 일 하십니다. 대신 제일 안 되는 게 뭘 드실 때 꼭 그걸 챙겨주시고 싶어서….

◇ 정관용> 당연히 그렇죠.

◆ 진모영> 어르신들은 그런 것들이, 그 정들을 못 버리시더라고요. 그래서 촬영하면서 식사하시고 찍으면 꼭 촬영하는 중에도 밥 먹으라고….(웃음)

◇ 정관용> 당연히 그렇겠죠.

◆ 진모영> 네, 네. 그런 것 외에는 당신 일상들을 편하게 하셨어요.

◇ 정관용> 그러면 뭐 좀 해 주세요, 이렇게 청한 것도 없어요?

◆ 진모영> 네, 그렇죠. 평상시에 대화 나누고 어떤 일들을 하시겠다, 언제 어디를 가시겠다라는 정보들은 챙기고요. 어디 여행을 가신다든가 노인대학에서, 그런 것들은 미리 일정을 놓거나 언제가 생일이다, 언제가 뭐다 이런 것들을 챙기죠. 그 외에는 그날에 어떤 동선이 그려지겠다 정도만 예측을 하죠. 장날은 언제고 그런 것들 있잖아요.

◇ 정관용> 아, 그런 장날, 여행, 생일 이런 이벤트들은 따로따로 가서 하고 그게 아닌 날에는 그냥 무턱대고 가서 카메라 뻗치고 있는 거군요?

◆ 진모영>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다른 식으로 디렉션을 줄 수 있는 것들이 없어서요, 그냥 가만히 '엉덩이로 찍는다'고 가만히 카메라 세워놓고 잘 버텨서 의미 있는 장면이 나오면 편집실에 들어와서 또 해석해 보고 그런 작업들….

◇ 정관용> 그런데 이게 촬영 시작하면서 이렇게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는 이런 일이 있으시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 아니에요?

◆ 진모영> 그렇죠. 나이가 많으시니까 어쩌면 가실 수도 있다라고 생각은 했죠. 그렇지만….

◇ 정관용> 처음 뵀을 때는 건강하셨을 것 아니에요?

◆ 진모영> 네, 처음 촬영을 할 때는 워낙 건강하셔서 가족들도 그런 이야기를 가끔씩 하셨지만 거기에 대해서 별로 생각을 안 했어요. 그리고 워낙 두 분이서 말씀, 대화도 잘 하시고 그랬기 때문에 그런데 어떤 부분은 할아버지께서 가셔서 이야기가 뭐 되게 재미있고 풍성해지고 그런 이야기를 하시기도 하는데 결론적으로는 그런지는 몰라도 저희가 이제 촬영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굉장히 좀 고통스럽고.

◇ 정관용> 아이고, 당연하죠.

◆ 진모영> 또 촬영을 그만 해야 되는 것 아닌가.

◇ 정관용> 글쎄 말이에요.

◆ 진모영> 위기들도 많았죠.

◇ 정관용> 마지막에 상 당하기 전에도 편찮으셨을 것 아니에요?

◆ 진모영>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때 가족이나 할머니께서 뭐라고 안 하셨어요? 이제 그만 찍자든지 뭐 이런….

◆ 진모영> 처음부터 가족들하고 의논을 했어요. 만약에 아버지께서 연세가 많아서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 그러면 어떡하겠느냐라는 이야기를 했을 때 '그러면 그것도 두 분의 마지막 가시는 것까지 기록을 하겠다. 우리 영화에 대한 것들도 있지만 가족들한테도 소중한 기록이니 그렇게 하시죠' 했을 때 처음부터 그건 의논이 됐어요.

◇ 정관용> 아, 그래요?

◆ 진모영> 네. 그래서 아프시고 돌아가시고 하는 것까지도 옆에서 늘 가족처럼 지냈기 때문에 그 부분도 자연스럽게 촬영을 했습니다.

◇ 정관용> 400시간 분량을 찍었다? 어떻게 편집하셨어요, 그거? 영화 전체 러닝타임이 어떻게 됩니까?

◆ 진모영> 86분인데요.

◇ 정관용> 그러니까 1시간 이십 몇 분인데….

◆ 진모영> 어쩌면 찍는 것보다 버리는 게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정확하게 전달을 하는 것들이 큰 목적이니까 오랫동안 했어요. 한 적어도 10개월 정도는….

◇ 정관용> 편집 작업을?

◆ 진모영> 네, 화면들을 열심히 봤던 것 같아요.

◇ 정관용> 아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커플한복, 외형상 또 닭살 돋는 두 분의 대화. 그런데 그 소소한 일상에서 보여주는 강한 메시지가 있었다, 그게 뭡니까?

◆ 진모영> 요새는 젊은 사람들은 연애주기도 짧고 또 이벤트적이죠, 날짜까지 거의 세니까요. 그런데 이 부부를 보면서 특별한 것은 없었죠. 무슨 꽃다발, 장미꽃을 수천 송이를 고작해야 소박한 국화를 꺾어서 얼굴 쓰다듬고 그랬지만 보면 아주 소소하고 자잘합니다. 어디 외출할 때 신발 돌려서 놔주고 높은 데서 내려오면 손 잡아주고 안 보이는 뒷머리 빗겨주고 옷고름 매주고 삔 찔러주고…. 이런 너무나 작은 것들 늘 고맙다, 사랑한다 이 표현들. 그러한 것들이 세월 속에 쌓이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하나씩하나씩 작은 돌멩이가 얹어져서 큰 돌탑이 되듯이 견고함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생활 속에 쌓였던 배려가 커다란 사랑의 기초가 됐던 것 같아요. 작은 것이라도 오랫동안 끝까지 하는 그런 힘들이 이 부부의 사랑에 기초가 됐던 것 같아요.

◇ 정관용> 이 두 분이 좀 유별나고 남다른 거예요, 아니면 노부부는 다 이렇다라고 느낄 수 있는 거예요, 어땠습니까?

◆ 진모영> 분명 유별났던 것 같아요.

◇ 정관용> (웃음)

◆ 진모영> 그렇지만 그건 대단한 것이 유별났던 게 아니라 그렇게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것이 유별났던 것 같아요. 할아버지께서는 데릴사위로 갔던 게 거의 고아처럼, 세상에 천대받고 살았던 그것을 할머니를 만나서 살림을 차리고 가정을 이루어서 아이들을 하나둘씩 낳았는데 그 키우는 과정이 가난한 시절에는 힘들었지만 그 아이들한테 단 한 번도 욕하거나 혼내거나 그렇지 않고 자신의 외로움을 벗어나게 해주고 그런 행복들을 지켜내려고 노력을 하셨던 것 같아요.

◇ 정관용> 이렇게 많은 관객이 들어오리라 예상 못했다, 당연하죠?

◆ 진모영> 그렇죠. 거의 1만 명 정도면 동료들이 '선전했다, 고생했다' 이렇게 통상 이야기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렇게 500만명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어디서 나온 거라고 생각하세요?

◆ 진모영> 세대를 관통하는 큰 주제들에 공감했다고 생각을 해요. 그건 시대적으로도 굉장히 힘들고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죠. 그런데 그것들을 극복하는 힘은 가장 가까운데 있는….

◇ 정관용> 가족, 부부, 사랑.

◆ 진모영> 그렇죠. 그것들이 서로 간에 작용을 한 것 같아요. 처음에 20대들이 와서 했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부모님 티켓을 끊어주고 부모님도 이렇게 화목하게 오랫동안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작은 티켓에 얹는 거죠.

◇ 정관용> 20대들이 막 와요?

◆ 진모영> 처음에는 4, 50대가 관객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극장문을 열자 20대들이 제일 먼저 나타났고 그 20대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왔고.

◇ 정관용> 그 20대 젊은이들이 뭘 안다고 이런 영화를 골라서 보러 왔을까요?

◆ 진모영> 그러니까 소위 밀당이라고 하는 힘들다고…. (웃음)

◇ 정관용> 아…. (웃음)

◆ 진모영> 자신들도 힘들고 영원하고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에 대한 열망들이 우리도 크다고 하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봤어요.

◇ 정관용> 젊은 세대들이 자신들의 연애에서 느껴지는 불안감, 불만 이런 게 있군요?

◆ 진모영> 그러나 이 부부가 하는 것을 노인들의 것이라고 보지 않고 그렇게 있지 않은 거죠. 자신들 사랑이 어쩌면 순수한 모델이라고 봤던 것 같아요. 그걸 전체적인 세대로 확산시켜서 그걸 가족 전체의 사랑으로 발전시켰던 것 같아요, 그 세대들이.

◇ 정관용> 그렇군요. 결국은 힘들고 어려운 것이 세상이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일상적인 소소한 사랑의 축적, 이게 결국은 힘이다? 이게 이 시대에 주는 메시지로군요.

◆ 진모영> 네, 그랬던 것 같아요. 유난히 힘든 한 해였으니까요.

◇ 정관용> 할머님 잘 계세요?

◆ 진모영> 할머님 건강하시고요. 이제 겨울도 되고 그래서 자녀집으로 옮겼어요. 할아버지랑 같이 살 때는 그래도 견딜만 했는데 혼자 그 집에 지내시는 것은 너무 춥고 힘들고 또 영화가 조금 유명해져서 혹시나 위험할 수 있고 그래서….

◇ 정관용>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고.

◆ 진모영> 네, 예방적 차원에서 그렇게 하시자고 처음부터 의논을 했고요. 그래서 언론과 관객들에게 요청했어요, 찾아가지 마시고 취재하지 마시고. 그런데 좋은 뜻으로 정말 다 호응을 그렇게 해 주셔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가족들과 의논해서 자녀분 집으로 옮겼다, 그런 얘기를 전하는 진 감독의 이 이야기 들으니까 마치 자녀 같아요, 손자 같아요.

◆ 진모영> (웃음) 네. 지내면서 그런 이야기했어요, 7번째 자녀라고 생각하셔라. 가족 중에는 삼촌이라고 부르는 할아머지네 손주들도 있고 그렇습니다.

◇ 정관용> 다음 번 작품은 혹시 뭐로 기획하고 계신지?

◆ 진모영> 그래서 한국사람들, 이 시대의 한국 사람들에 대한 기록을 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탈북 온 가족들을 이끌고 탈북해서 강원도 고성, 북방 어로한계선에서 생사를 오가는 잠수부로 살아가는 한 ‘머구리 잠수부’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이 시대에 메시지를 주겠다? 두 할아버지, 할머니를 통해서 는 가까운 사람과의 사랑, 그것도 일상의 소소한 축적. 좋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진모영>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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