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화재 현장. (사진=윤창원 기자)
10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의 불이 순식간에 옆 건물까지 퍼지면서 피해는 급격히 확산됐다.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 9시 27분이다.
소방당국은 6분 뒤인 33분에 도착했지만 차량 진입로가 좁아 소방차량 진입부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지상 1층 주차장의 우편함 인근에 세워둔 오토바이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불은 바람을 타고 옆 건물(드림타운, 해뜨는 마을)과 상가 등으로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1층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들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차량을 태운 막대한 연기가 건물을 통해 상층부로 빠르게 확산됐다.
또 10층 15층 높이의 건물에 각기 출입구는 하나뿐이었는데, 통로를 연기가 가득 채우면서 주민들은 탈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건물과 건물간 거리가 가까워 불이 빠르게 번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좁은 틈이 연통역할을 하면서 연기와 불길이 곧장 위로 치솟았다는 것이다.
아파트 주민 김모(25) 씨는 "옆 건물과 거리가 불과 1미터가 되지 않는다"며 "불이 빠르게 번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도 화재를 키운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불이 난 '대봉그린아파트'뿐 아니라 옆 건물인 '드림타운'과 '해뜨는 마을'에 스프링클러는 설치되지 않았다.
이들 건물은 주거형 오피스텔로 아파트가 아니기 때문에 소방법상 스프링클러 설치대상이 아니라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인명 구조를 위해 동원된 소방 헬기가 바람을 일으켜 불이 확산됐다는 진술도 나오고 있다.
주민 정모(22) 씨는 "동원된 소방 헬기에 의해 오히려 불이 옆 건물로 빠르게 확산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석원 의정부 소방서장은 "헬기는 옥상에 있는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동원된 것"이라면서 "인명 구조가 물적 피해보다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헬기를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화재로 오후 5시 현재 4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