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뉴스] 프로골퍼 배상문 왜 소송에 매달릴 수밖에 없나?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선택 가능한 카드는 군 입대냐? 국적포기냐? 행정소송이냐? 세가지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프로골퍼 배상문 선수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프로골퍼 배상문 선수가 중대 기로에 섰다. 우리나라 남자 골프선수의 간판은 최경주와 양용은 선수고 이들을 이을 선수가 배상문이다.

배상문 선수는 미국프로골프투어(PGA) 2014~2015 시즌 첫 대회인 프라이스닷컴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올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런데 배상문 선수는 병역문제로 1월 30일까지 귀국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병무청이 국외여행기간 연장 불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배 선수는 변호인을 선임하고 이의제기 또는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프로골퍼 배상문 왜 소송에 매달릴 수밖에 없나?'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배상문 선수가 오는 30일까지는 귀국을 해야 하는 거냐?

= 그렇다. 배상문 선수의 국외여행 허가 기간은 지난해 말로 끝났다. 따라서 배상문 선수는 30일 이내에 귀국해야 한다.

병무청 관계자는 "배 선수의 국외여행 기간 연장이 허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 내에 귀국해야 한다"면서 "기간 내에 귀국하지 않으면 병역법 위반이 된다"라고 말했다.

일단 정해진 기간 내에 들어와서 이의제기를 하거나 행정소송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배상문 선수는 미국 하와이에 체류 중이다. 내일(현지시각 9일)부터 시작되는 미국프로골프투어(PGA)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 그렇다면 올 시즌은 포기해야 하는 거냐?

= 오는 30일까지 귀국해야 하니까 올 시즌이 불투명해졌다. 병역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올 시즌을 포기해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지만 배상문 선수는 일단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배상문 선수와는 직접 통화를 하지 못했고 현지에 함께 머무르고 있는 어머니 시옥희씨와 통화를 했는데 "배 선수는 경기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시옥희씨는 "외국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에 대해서는 1회 3년을 기한으로 체류기간 연장을 해줘야 하는데 배상문 선수에게만 안 해주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법무법인을 선임해서 행정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경기에 계속 출전한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오는 30일까지 귀국하지 않으면 병역법 위반이 되므로 배 선수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배상문 선수의 행정소송은 법무법인 청림의 박종록 변호사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황우석 사건'과 '신정아 사건' 변호를 맡은 경험이 있다.

▶ 병무청이 국외여행 연장을 허가하지 않은 이유는 뭐냐?

프로골퍼 배상문 선수 (사진=캘러웨이골프 제공)

 

= 병무청의 입장은 국외여행 기간 연장을 허가하게 되면 그건 곧바로 병역을 면제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영주권 신규 취득자의 경우 3년 범위 내에서 한 차례 해외여행 기간을 연기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럴 경우 외국 영주권자로서 3년 이상 해외체류를 한 사람은 37세까지 자동으로 국외여행이 연장된다"면서 "37세까지 국외여행이 연장되면 38세부터 군 면제가 되므로 국외여행 기간을 연장해 주는 것은 병역을 면제시켜 주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규정은 단순 기일 연장이 아니라 해외 이주자들에게 적용하는 규정이기도 하다.

병무청 관계자는 "배상문 선수의 국외여행 기간 연장 허가요청은 단순 기일연장이 아니라 '국외이주목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심사결과 불허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는 얘기다.

또 다른 병무청관계자는 "90% 이상의 입영대상자들이 22세 이전에 병역의무를 이행하지만 배상문 선수는 이미 만 28세까지 대학원을 이유로 군 입대를 연기해왔다"면서 "이민자도 아니고 유학생도 아닌 배상문 선수의 입대 연기는 특혜가 된다"고 말했다.

2012년 말까지는 병역법에 따라 외국 영주권이나 체류 허가권을 받았을 경우 그 국가에서 1년 이상 거주하면 본인의 희망에 따라 37세까지 1년 단위로 기간을 자동 연기할 수 있었지만 축구선수 '박주영 사건'으로 인해 병역법이 개정됐다.

▶ 배상문 선수로서는 선택할 카드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 그렇다. 배상문 선수로서는 병역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처지여서 선택할 카드가 별로 없는 상태다.

배 선수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먼저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배상문 선수는 1986년 6월생이니까 이미 만 28세가 지났다. 그동안 대학원 입학을 이유로 군 입대를 연기해왔던 만큼 늦었지만 당당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스포츠 스타로서 모범을 보여주는 모습일 것이다.

두 번째는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는 것이다. 골프를 계속하기에는 가장 적절한 선택일 수 있다. 그렇지만 국적을 포기할 경우 가수 유승준씨의 사례를 참조해야 한다. 병역기피를 위해 국적을 포기하면 국내기업의 후원을 받기도 어려울 것이고 입국도 거부당하게 된다.

세 번째는 일단 정해진 기일 안에 귀국해 병역법 위반을 피한 뒤 소송에 집중하는 것이다. 소송이 진행 중인 동안에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서 PGA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소송을 내면 국외여행 기간을 연장 할 수 있는 건가?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한다.

병무청 관계자는 "국외이주목적의 기간 연장과 단순 기일연기는 사정이 다르다"면서 "이 또한 쉬운 것은 아니지만 일말의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기일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병역법에 따라서 일단 귀국을 해야 하고, 법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일 연기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는 지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외이주목적의 기간 연장은 불가능하므로 조금이라고 가능성이 있는 기일 연기를 신청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면서 "번지수를 제대로 찾아서 두들겨야 문이 열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최악의 경우 배상문 선수가 국적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는 건가?

= 공식적으로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배 선수의 어머니도 "국적포기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국적포기도 검토대상이라는 걸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배 선수의 어머니는 "상문이가 아무리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해도 골프를 놓는 건 못 본다"라고 말했다. 군 입대가 곧바로 골프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2년간의 공백을 선택하느니 국적포기도 선택할 여지를 남기는 언급이다.

그래서 최악의 경우에는 국적포기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거냐? 라고 다시 물으니까 "그래도 하는 데 까지는 해봐야 한다"면서 "국민들은 상문이가 국적을 바꾸면 나쁜 걸로 되지 않겠나? 태극기가 나오다가 미국국기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나?" 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국적포기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 해결방안이 없는 건가?

프로골퍼 배상문 선수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 현재로서는 난감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배상문 선수의 바람대로 선수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를 두고 병무청과 협의를 벌였지만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어떻게 해 줄 방법이 없다"면서 "규정에 해석의 여지가 있거나 그래야 노력을 하거나 문제를 풀어 볼 텐데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법이 있으면 저희가 먼저 찾아서 도와준다"면서 "배상문 선수는 방법이 없다. 어느 것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문체부가 다각도로 검토하고 의논한 결과 도와줄 방법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국회 국방위 소속의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실에서도 배상문 선수의 병역문제와 관련해 검토한 결과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김 의원의 보좌진에 따르면 "병무청과 관련 규정 등을 검토한 결과 이런 사례가 여러 명이라면 공감대가 형성될 수도 있겠지만 배상문 선수 한 명의 문제이고 또 국민정서에 민감한 병역문제인데다 지금의 규정상 배상문 선수의 국외여행 기간을 연장해 주는 것은 특혜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것이 병무청의 국외여행기간 연장 불허에 대해 행정소송을 내는 것이다.

배상문 선수의 어머니 시옥희씨도 "현재로서는 소송에 기댈 수밖에 없다"면서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라고 말했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