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개인적 사심이 사태 원인'이라는 청와대의 입장발표 이후 여당에서조차 김기춘 실장과 '실세 3인방'에 대한 청와대 인적쇄신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 와중에 야당은 야당대로 '특검 공세'까지 펴고 나서는 등 청와대를 향한 정치권의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7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문건이 청와대에서 유출돼 연말 정국을 혼란스럽게 했다면 비서실장이든, 담당 비서관이든, 비선실세라고 알려진 사람이든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관여된 몇몇 사람은 부득이 쇄신차원에서 인사조치를 하겠다'고 납득할 조치를 해야 책임정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 실시론에도 공감을 표했다. 그는 회의 뒤 기자들을 만나 "(청와대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으니, 특검을 못 받는다면 야당이 '아무것도 아닌데 왜 특검을 못 받느냐'고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병국 의원도 PBC라디오에 출연해 "어쨌든 청와대에서 일어난 사건이고, 청와대가 만든 문건이 유출된 만큼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개 비판은 친이계 위주로 진행되고 있지만, 친박계 내에서도 인적쇄신론에 일정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친박계 인사는 "대다수가 입을 다물고 있지만 인적쇄신론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우택 의원은 지난달 중순 SNS에 "관계자들은 더 이상 대통령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거취 표명을 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한 중진의원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청와대 인적쇄신 요구가 이어져, 이제는 인적쇄신론이 식상할 정도"라며 "국민이 청와대를 향해 의구심을 버리지 못한다면, 당연히 대통령의 결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재선의원도 "쇄신에 대한 청와대의 인식이 문제"라며 "인적쇄신은 인사조치일 뿐이지, 대상자의 형사처벌이 아니다. 국민들에게는 청와대의 혁신의지를 확인시키고, 청와대 내부에는 심기일전의 계기를 만들 기회를 버릴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의 경질 등 청와대의 전면 쇄신을 통해 공직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한정애 대변인)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방점은 특검을 통한 재수사 요구에 찍혀 있다. 아울러 오는 9일로 예정된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재만 총무비서관뿐 아니라, 관련자 전원을 출석시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대여 공세를 펴고 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원회의에서 "이제는 특검만이 답"이라고 말했고, 우윤근 원내대표는 "김기춘 비서실장, 김영한 민정수석, 의혹의 핵심인 '문고리 3인방'의 국회 운영위 출석과 상설특검 수용은 국정운영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