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의 명예의 전당 모의 투표 결과. (자료사진=ESPN.com 캡처)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인 통산 762개의 홈런을 때린 '홈런왕'. 그와 라이벌로 메이저리그 최초 70홈런 시대를 연 '거포'. 통산 354승에 무려 7차례나 사이영상을 수상한 '에이스'.
기록만 보면 만장일치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해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들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험난하기만 한다. 약물 때문이다. 셋 모두 '약물의 시대'에 맹활약했다. 주인공은 바로 '홈런왕' 배리 본즈, '거포' 마크 맥과이어, '에이스' 로저 클레멘스다.
ESPN은 5일(한국시간) 소속 기자 17명의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마지노선은 실제와 마찬가지로 75% 득표. ESPN은 랜디 존슨과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100% 만장일치 입성과 팀 레인즈, 존 스몰츠, 크레이그 비지오, 마이크 피아자의 명예의 전당 헌액을 예상했다. 물론 75%를 겨우 넘긴 비지오나 피아자는 실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본즈, 맥과이어, 클레멘스의 득표율은 75%를 넘기지 못했다.
본즈와 클레멘스는 9표를 받아 52.9%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맥과이어는 고작 1표를 받아 5.9%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셋 모두 약물로 얼룩진 스타들이다. 약물 복용을 스스로 고백한 맥과이어와 달리 본즈와 클레멘스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음에도 명예의 전당 입성은 멀어만 보인다. 클레멘스는 법정 공방 끝에 약물 복용 혐의를 벗었지만, 여전히 의혹이 남아있기 때문. 본즈 역시 주변에서 연이어 약물 복용 증언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맥과이어는 2007년부터 8년째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득표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11% 득표율에 그쳤다. 자칫 5% 미만의 득표율로 후보에서 영원히 빠질 위기다.
그나마 본즈와 클레멘스의 상황은 조금 낫다.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도 최고의 기량을 과시했다는 주장도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2년째였던 지난해 본즈는 34.7%, 클레멘스는 35.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약물'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이상 명예의 전당 입성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