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1시쯤 공사 중이던 롯데월드몰 콘서트홀에서 작업을 하던 인부 김 모 씨가 추락해 숨졌다. (사진=박초롱 기자)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제2롯데월드에서 공사를 하던 인부가 사고로 숨지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제2롯데월드에서 인부 작업 중 숨진 것은 지난해 6월과 지난 4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16일 오후 1시쯤 송파구 롯데월드몰 콘서트홀 공사장에서 비계 철거 작업을 하던 김 모(63) 씨가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콘서트홀은 8~10층, 두 층에 걸쳐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김 씨는 객석 쪽으로 떨어져 두개골이 깨지고 다리가 탈골되는 등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에 따르면 이날 1시쯤 현장을 둘러보던 화재감시원이 멀리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김 씨 추락 사실을 확인하고 바로 안전감시단에 연락했다.
안전감시요원은 지정 병원인 서울병원에 전화해 구급차를 불렀다. 김 씨는 이 구급차로 1시 35분쯤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롯데 측은 이날 취재진에 사고 현장을 공개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서 롯데 측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신 분과 유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면서 "철저하게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하지만 자세한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종식 롯데건설 이사는 "당시 김 씨는 혼자 비계 해체 작업을 하고 있었고, 김 씨가 쓰러져 있던 곳은 비계 해체 작업이 이미 완료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또 "공사를 했는지, 무엇을 했는지 목격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좀 조사를 해봐야 되겠다"며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밝히지 않았다.
사고 현장은 8~10층에 걸쳐 콘서트홀을 짓던 곳으로, 객석 오른편에 선명한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객석 주변은 인부들이 올라가 일하는 철골 구조물로 둘러싸여 있었다.
잇단 사망 사고에 일각에서는 롯데 측이 안전관리에 소홀했던데다 사고를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장에서 2인 1조로 근무하는데 목격자가 없느냐'는 질문에 롯데 측 현장관리자는 "같이 있던 작업 동료가 사고에 긴장하고 당황해 휴대전화를 꺼두고 있어 (파악이 어렵다)"고 답했다.
동료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잠적했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힘든 해명일 뿐 아니라, 현장관리자로서 빠르게 사고 경위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롯데 측은 또 사고 직후 119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송파소방서 관계자는 "우리 쪽으로는 그런 내용의 신고가 접수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가 왜 홀로 공사 현장에서 추락했는지, 작업 중 사고인지, 또 롯데 측 후속 조치는 적절했는지 등을 포괄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