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버킷 열풍 뒤엔 루게릭병 '반짝 관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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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문화 10대뉴스 ⑥] 본질은 잊고, 재미만? 아이스버킷 열풍

올해 문화계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2014년을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CBS노컷뉴스가 문화(공연, 출판, 미디어, 문화일반)계의 다양한 이슈들을 묶어 '올해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편집자 주]

<연재 순서="">
①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② 새 도서정가제 시행
③ 표현·언론의 자유 - 홍성담 화백 ‘세월 오월’, 손문상 화백 '공주님, 개 풀었습니다'
④ 공연 중단사태 빚은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⑤ 세월호 참사, 애도하는 문화계
⑥ 본질은 잊고, 재미만? 아이스버킷 열풍
(계속)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자료사진

 

지난 여름 난치성 질환인 루게릭병(ALS: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을 대중에게 알리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쓰일 기부금을 모으는 캠페인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미국 비영리기관인 ALS협회가 지난 7월말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얼음물을 뒤집어쓴 사람이 캠페인에 동참할 세 명을 지목하면 대상자가 24시간 이내에 얼음물 샤워를 하거나 100달러는 기부하는 형식이다.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데이비드 베컴, 스티븐 호킹 등 유명인사가 동참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최근 페이스북이 발표한 2014년 10대 이슈에서 5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연예인, 정치인, 운동선수 등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영상이나 인증샷을 SNS에 공개하면서 사회 전반으로 확산됐다.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의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졌지만 이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루게릭병 환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킨 건 긍정적인 부분이다. 배우 유아인은 지난 8월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회 전반적으로 무관심했던 질병이나 소외된 이웃들이 이러한 캠페인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고 불충분하나마 도움의 손길이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은 SNS를 통해 해낼 수 있는 아주 진취적인 일들 중 하나"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재미와 의미를 결합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서 영감을 얻어 또 다른 기부 캠페인이 속속 생겨나며 세계적으로 나눔 문화가 확산되는 효과도 봤다.

코트디부아르의 유명 블로거 에디 브로가 시작한 '비눗물 샤워' 캠페인은 비눗물을 뒤집어쓰고 손 세정제 3병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개인위생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연스레 에볼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내전으로 고통받는 시리아 어린이를 돕기 위해 마련된 '웨이크업콜' 캠페인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자신의 모습을 찍어 공개하고 다른 3명을 지명하는 것으로, 배우 휴 그랜트, 엠마 왓슨 등 스타들이 동참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국내에서는 한 사회적 기업이 쪽방촌 주민에게 쌀을 기부하기 위해 '라이스버킷 챌린지'를 고안하기도 했다. 이 캠페인은 쌀 30kg을 들어올리지 못하면 쪽방촌에 쌀 30kg을 기부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일부 연예인과 정치인이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자기 홍보수단으로 삼고, 일반인 역시 루게릭병 보다는 캠페인에 참여한 유명인사에 더 많은 관심을 보임에 따라 캠페인의 본래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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