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총재
내외 각 기관들이 내년 우리경제의 성장을 어둡게 전망하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론이 힘을 받고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은 저성장과 급증하는 가계부채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0일 내년 우리경제 성장률을 3.8%에서 3.5%로 내리면서 민간소비와 투자가 가시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등 내수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고 밝혔다.
KDI는 세계경제의 불안요인이 커질 경우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3% 초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도 11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내년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내년 성장률에 대해 "지난번 전망치 발표 시점인 10월 이후 두달간 변화를 보면 분명히 내년 성장률 3.9%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성장률 하향, 완화적 통화정책 압박 커질 듯…금리 추가인하시 ‘부작용’ 반론도
내년 경제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론은 더 힘을 받을 전망이다.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경우 기준금리 인하 압력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특히, 엔저(低)가 지속하면 수출 타격이 본격화할 수 있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외투자은행(IB)와 경제예측기관 총 21곳 중 7곳은 한은이 내년 1분기 중 기준금리를 한차례 이상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노무라증권은 기준금리가 내년 1월에 1.75%,4월에 1.50%로 두번에 걸쳐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초유의 1%대까지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두차례 금리인하에 대한 경기 진작효과보다는 가계부채 증가 등의 부작용이 더 크다" 며 "내년초에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보다는 재정정책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저성장, 가계부채 진퇴양난 이주열 "통화정책, 모든 상황 고려해 결정"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경우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필요성은 커지겠지만 급증하는 가계부채 때문에 금리인하를 쉽게 결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가계부채는 지난 두달 연속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하며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또다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문제를 더 가중시킬 수 있다.
그러나 경기 회복세가 개선되지 않아 저성장 기조가 더 뚜렷해질 경우 한은으로서도 내년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밖에 없지 않겠냐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기준금리에 대한 고민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