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과 코끼리, 과연 달라질까' 한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대한 FA 입단식을 치렀다. 위 사진은 배영수와 권혁, 김성근 감독과 송은범(오른쪽부터)이 입단식에서 파이팅하는 모습과 지난해 정근우, 김응용 당시 감독, 이용규(오른쪽부터)가 손을 잡고 2014시즌을 다짐하는 모습.(사진=한화 이글스, 황진환 기자)
한화 FA(자유계약선수) 3인방 배영수(33), 권혁(31), 송은범(30)의 입단식 및 기자회견이 열린 11일 대전 갤러리아 백화점. 이날 행사에는 김성근 감독을 비롯해 김충범 대표이사, 노재덕 단장, 내년 주장 김태균, 포수 조인성, 투수 안명명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에 거는 기대감을 알 만했다. 한화는 이들 3명에게 거액을 투자했다. 배영수와 3년 총액 21억5000만 원, 송은범과 4년 총액 34억 원, 권혁과 4년 총액 32억 원에 계약했다. 90억 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김 대표이사는 유니폼을 입혀줬고, 노 단장은 모자를 씌워줬다. 김 감독과 기존 한화 선수들은 꽃다발로 새 식구를 환대했다. 최근 7년 연속 가을야구에서 제외된 아쉬움을 씻어줄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김 감독은 "내년 목표는 우승인데 이들 3명은 모두 우승 반지가 있다"면서 "부자가 된 느낌이고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잔뜩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배영수와 송은범은 선발진이면 10승 이상은 해줘야 하고, 권혁은 마무리로 나오려면 구종 1개를 추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 역시 다부진 각오로 화답했다. 배영수는 "10승 이상은 물론 타이틀에도 도전하겠다"고 기염을 토했고, 송은범도 "선발이든 불펜이든 성공률을 8, 9할 이상 높이겠다"고 했다. 권혁은 "최대한 많은 경기, 이닝을 소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정근우-이용규도 성대한 입단식, 결과는 아쉬움이날 기세로만 보면 당장 우승이라도 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한화는 구단 방침에서 벗어나 있던 '우승 청부사' 김성근 감독을 모셔왔다.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그룹 수뇌부의 전격 결정이 있어 가능했다. 김 감독은 SK 시절 4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과 3번의 우승을 이끈 명장이다.
여기에 FA 준척들을 영입했으니 전력도 보강됐다. 이들은 모두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김 감독과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내년 돌풍을 기대할 만했다.
다만 한화는 1년 전에도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다. 지난해 FA 대어로 꼽히는 정근우와 이용규를 137억 원을 들여 야심차게 영입했던 때였다.
지난해 11월 27일 한화는 역시 대대적인 입단 회견을 치렀다.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김응용 당시 감독을 비롯해 정승진 구단 대표, 노 단장 등 구단 수뇌부와 당시 주장 고동진, 김태균, 최진행 등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지역이 달랐을 뿐 한화 그룹 계열 호텔과 백화점이었다.
당시 김응용 감독은 "거액 들여 선수들을 영입했다"면서 "발도 빠르고 수비 최고라 지난해 팀의 최대 약점을 보강할 수 있는 선수라고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2014년에 도루를 80개 이상, 아니 50개씩 100개 이상은 안 하겠나"라고도 했다. 선수들도 "내년 4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한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하위에 머물렀다. 정근우는 125경기 타율 2할9푼5리 6홈런 44타점 91득점 32도루로 나름 제 역할을 해줬다. 그러나 이용규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104경기 타율 2할8푼8리 20타점 62득점 12도루에 머물렀다.
2년 연속 성대한 FA 입단 행사를 진행한 한화. 1년 전 정근우-이용규와 이날 배영수-권혁-송은범에 대한 따뜻한 환영과 결연한 다짐, 훈훈한 분위기까지 너무도 비슷했다. 과연 한화가 내년 올해와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