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자료사진)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뉴욕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자사 여객기에서 승무원의 근무태도를 지적하다 사무장을 직권으로 내리게 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있다.
이에 따라 해당 여객기는 사무장을 내리게 할 목적으로 출발 직전에 브리지 연결 위치로 후진했고 출발이 지연되는 등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5일 0시50분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대한항공 KE086기의 일등석에 타고있던 조 부사장이 한 승무원의 기내 서비스 방식에 대해 질책했다.
승무원이 조 부사장에게 견과류의 일종인 마카다미아넛을 "드시겠느냐"고 묻자 조 부사장은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고 꾸짖으며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소리쳤다.
이에 승무원은 "매뉴얼대로 했다"고 답변했고, 이런 소동에 놀란 사무장이 태블릿PC를 들고와 매뉴얼을 보여주려 했지만 당황한 탓인지 저장암호를 풀지 못했다.
결국 조 부사장은 승무원 대신 사무장에게 내릴 것을 지시했고, 활주로 쪽으로 움직이던 비행기는 브리지 연결 위치로 돌아가 사무장이 내린 뒤에 다시 출발했다.
이로 인해 해당 여객기는 도착 시간 기준으로 11분쯤 지연됐고, 사무장이 공석인 상태로 운항한 셈이 됐다.
대한항공은 "마카다미어넛 제공과 관련한 기내 서비스 매뉴얼에 대해 승객이 먼저 요구할 때 제공하도록 돼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고 태블릿PC 암호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것을 조 부사장이 문제 삼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조 부사장이 자사 여객기의 경영진이라는 이유만으로 승무원에게 직권으로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지시한 것은 월권이라는 비판이 뒤따를 전망이다.
항공법에 따르면 승무원에 대한 지휘 및 감독은 기장이 하도록 돼있다.
조 부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로 미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마친 뒤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부에 입사해 기내식사업본부 부본부장(상무보) 등을 거쳤고 지난해 3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