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병원 홍보하러 나오신 건 아닌지, 불신하게 됐습니다".
JTBC 교양프로그램 '닥터의 승부' 게시판에 적힌 한 시청자의 글이다. 건강 정보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던 의학 정보프로그램이 말 그대로 불신의 늪에 빠졌다.
결정적 계기는 고(故) 신해철의 의료사고 논란이다. 고인의 수술을 담당했던 의사가 '닥터의 승부'에 출연하는 유명 '닥터테이너'(의사와 연예인의 합성어) 강모 원장임이 알려졌기 때문.
현재 강 원장은 해당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지만 출연 당시 유창한 언변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여기에 그가 운영하는 S 병원에 연예인들이 많이 다녀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환자, S 병원 전 간호사 등이 말한 그는 TV에서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무단으로 빈번히 맹장과 담낭을 적출하고, 신해철의 고통 호소에도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의사 출연자 선정 기준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문이 증폭되는 것은 당연했다. '닥터의 승부' 게시판에는 뿔난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폐지하라며 올린 게시글이 가득하다.
비단 '닥터의 승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의사들이 출연하는 이 같은 프로그램은 '인포테인먼트'(정보의 전달에 오락을 함께 제공하는 것)의 성격을 갖고 있어, 재미를 위해 과장·왜곡된 의학정보, 음성적 광고 등이 산재한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은 고(故) 신해철 사망에 애도를 표하면서 "'렛미인' 등 의료프로그램이 출연자들, 수술방법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출연을 시키고 있다. 무분별한 비만치료, 성형수술, 특히 안전성과 효과도 입증되지 않은 수술을 TV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의료법으로 금지된 방송에서의 의료광고와 다름없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남윤인순 의원은 "출연 의사들은 방송을 통해 유명세를 타고 이를 이용해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신문, 방송, 잡지 등을 이용해 기사 또는 전문가의 의견 행태로 표현되는 의료광고가 금지돼 있는데 이런 프로그램들이 광고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