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개헌 봇물' 발언과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경제블랙홀' 발언으로 올 하반기 정치권 주요이슈로 부상했던 개헌논의가 재점화할 조짐이다.
국회 내 개헌동조론자들이 개헌 이슈화에 나서고 있고 연말정국의 최대현안인 예산안이 처리돼 개헌을 논의할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 개헌론 불씨 살리기국회 내 개헌전도사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연말 개헌논의의 테이프를 끊었다. 그는 2일 자전거 동호인 모임들로 구성된 애국민본 회원들 모임에서 개헌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재오 의원은 축사를 통해
9일에는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연대기구인 개헌추진국민연대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출범식을 갖고, 11일 이해찬 의원 주최로 '개헌 정책토론회'가 열린다. 토론회에서 이준한 인천대교수(대통령 4년중임제), 김대환 서울시립대교수(이원집정부제), 이규영 서강대교수(내각제), 이연출 국회입법조사처 심의관(국회의장 헌법개정자문위안)이 분야별 발제를 맡았다.
이해찬 의원실 관계자는 "정기국회가 끝나고 개헌논의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조금이나마 계기가 되도록 하자는 바람에서 권력구조부분에 초점을 맞춰 토론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이언주 의원도 한림국제대학원 정치경영연구소와 공동으로 이달 중순쯤 개헌토론회를 개최한다. 경제민주화와 헌법개정, 87년체제에 대한 평가, 선거제도와 권력구조, 기득권 내려놓기와 정치개혁 등의 주제를 놓고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등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 개헌 논의 물꼬는 국회 운영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2014년 하반기 개헌에 찬성하는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파상적인 개헌주장이 제기되면서 한때 개헌논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전개됐다.
그러나 지난 10월 16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중국 방문 당시 "연말 개헌논의가 봇물을 이루고 그렇게 되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발언을 했다가 청와대의 견제를 받고 하루아침에 대통령에게 사과를 하며 한발 물러섰다. 이 일이 있는 뒤 개헌논의는 예봉이 꺾였다.
당사자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여전히 개헌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김 대표는 '청와대 말대로 일단 시급한 경제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개헌문제는 정기국회가 끝난 뒤에 논의하면 된다'는 취지로 발언해 왔지만 당장 개헌을 입에 올릴 것 같지는 않다.
김 대표와 가까운 새누리당 관계자는 1일 "대표가 정기국회 뒤 개헌 얘기를 한다고 했는데 공무원연금 등 현안처리가 끝나면 시작하느냐"는 질문에 "개헌 얘기했다가 그 난리를 쳤는데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인제 김태호 최고위원 등 개헌에 적극적이었던 새누리당 지도부도 개헌에 침묵하기는 마찬가지다. 여권 내 이런 사정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야 국회의원들이 국회개헌특위 구성결의안을 내놓은 국회 운영위원회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오 의원과 우윤근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은 지난달 10일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아직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논의가 시작되지도 않았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개헌에 적극적이지만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운신의 폭이 좁다.
그러나 위원회에 제출된 법안을 임의로 논의에서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정치권의 현안이 정리되는 12월중에는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오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서명해 결의안을 제출했기 때문에 통과 여부만 남은 것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운영위에 회부된 결의안 처리방향은 개헌논의를 예측해 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산적한 정치현안은 개헌 걸림돌
헌법상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일인 2일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양당 주례회동에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2일 여야가 예산부수법 수정안에 합의함으로써 12년 만에 법정기한내 예산안이 처리되는 의회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김무성 대표는 경제민생법안을 처리해놓고 개헌논의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정치권의 현안과 이슈는 첩첩으로 쌓여 있다.
공무원연금법안은 청와대가 연내 처리에 강하게 집착하고 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총대를 메고 나섰다. 내년 초에는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와 맞물려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새누리당 지도부로서는 올 12월에 공무원연금을 어떻게든 처리하려는 복안을 세워두고 있다.
여야 간에 12월 임시국회 소집은 이미 합의가 이뤄졌고 12월중 국회의사일정도 큰 틀은 잡힌 상태다. 여기에다 최근 세계일보 보도로 국정 비선개입의혹이 불거져 이른바 십상시와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의혹은 정치권에 커다란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다른 이슈들을 집어 삼키고 있다.
청와대는 여전히 개헌에 부정적이다. 의회 내 개헌 필요성은 폭넓게 확산되고 있지만 청와대가 논의의 물꼬를 틀어막고 있는 형국이어서 국회 차원의 파상적인 개헌논의와 개헌불씨살리기가 얼마만큼 힘을 발휘할 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