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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 가족들 "수색 중단해달라"… 끝내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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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9명 끝내 찾지 못한 채 선체인양 수순으로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결국 정부의 수중 수색 중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 발생 209일 만이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대책위는 11일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간이 지날수록 격실 붕괴가 심각한 데다 동절기를 앞두고 수색을 계속한다면 또 다른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이 시간 이후로 수중 수색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물론 아직 사랑하는 내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고 있고 지금까지의 수색작업에 대한 아쉬움도 많이 남아 있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잠수사 분들의 안전이기 때문에 저희처럼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평생을 슬픔에 빠져 고통 속에 살아가는 분들이 더이상 생겨서는 안되겠다고 의견을 모으게 됐다"고 수색 중단을 요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대책위는 "해경, 해군, 잠수사분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면서도 "수 차례의 논의를 거쳐 이제 결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수중수색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 방식의 수색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저희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지만 수색이 중단되더라도 남아 있는 실종자 9명을 찾기 위한 선체인양 방법 등을 정부는 깊이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책위는 또 "그 동안 수고해준 잠수사들과 법률 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에게 감사한다"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이날 부로 세월호 수중수색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마지막 한 분까지 찾아 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7개월에 가까운 시간 동안 선체 내 격실붕괴 등 수색여건이 악화되고 겨울철로 접어들어 기상여건 또한 나빠지고 있어 수색을 계속할 경우 다른 희생이 발생할 수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선체를 봉인 하고 그 동안 병행해 왔던 유실방지를 위한 수색활동도 마무리 하기로 했다. 다만 사고수습을 위해 설치된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현장을 정리하기 위해 당분간 축소 운영하다가 해체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인양작업은 해역 여건과 선체상태 등에 대한 기술적 검토와 실종자 가족 등의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수중 수색을 담당했던 민간잠수업체도 이날 오후 현장에서 바지선을 철수하기로 했다.

남아 있는 세월호 실종자는 모두 9명이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 기자회견문 전문]

세월호 실종자 가족 기자회견문
간절한 기다림 속에 실종자들이 하나둘씩 발견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볼 때면 그렇게 진도를 떠나는 슬픈 현실이 오히려 저희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가족의 시신조차 찾지 못한 저희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하는 내 자식, 내 가족을 찾아 품에 안고 한없이 목놓아 울고 싶은 희망 하나로 이 고통스러운 삶을 견뎌왔습니다.

가족을 찾지 못하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자신도 없고, 아직 수색이 되지 못한 곳이 남아 있기에 비록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수중수색을 더 치밀하게 계획하여 모든 구역을 더 수색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체 내 격실 붕괴현상이 심화되어 잠수사분들의 안전이 위험해지고 있으며 동절기를 앞두고 무리하게 수색주고 작업을 계속하면 또 다른 사고를 불러올 수 있는 전문가의 의견이 제기되면서 저희는 고뇌와 고뇌를 거듭 했습니다.

물론 아직 사랑하는 내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수색작업에 대한 아쉬움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저희처럼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평생을 슬픔에 잠겨 고통 속에 살아가는 분들이 이제는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되겠다고 의견을 모으게 됐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잠수사분들의 안전입니다.

지난 1달간 수색 지속과 중단에 관해 정부도 잠수사들도 우리의 사회도 고심을 거듭 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실종자를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겠다는 대통령, 총리, 장관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실종자 수색과 유실 방지에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88수중과 해경, 해군, 잠수사분들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실종자를 찾기 위해 깊고 어두운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저희가 힘들게 수색 지속을 결정한 후 황지현 학생이 197일 만에 기적처럼 발견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수차례의 논의를 거쳐 이제 결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어떠한 선택도 누군가에게 고통이 될 수밖에 없다면 저희가 수중수색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고심끝에 정부와 현장 지휘본부, 민간잠수팀, 해군, 해경잠수팀의 잠수사분들께 이제는 수중수색 전체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현재 방식의 수색을 내려놓기로 한 저희는 지금 이루말할 수 없이 힘들지만 이 시간 이후 수중수색을 멈추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의 수색중단 결정으로 인해 정부의 고뇌도 잠수사분들의 말못할 고통스러운 심정도 저희를 위한 공무원분들과 자원봉사자님들의 고생도 피해지역으로 힘들어하는 진도주민들의 아픔도 모두 눈녹듯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비록 수중수색활동이 중단되더라도 9명의 실종자를 찾기 위한 선체인양 등의 방법을 정부는 깊이 고민하고 강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주영 장관님께서는 실종자 가족 법률대리인 배일철 변호사와의 면담을 통해 인양에 대한 기술적인 검토, 선체 및 해역에 대한 종합적인 인양사전 조사 등을 위한 기구를 해양수산부 내에 구성해 인양 관련 정보를 함께 공유하며 실종자 가족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채널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수색의 최후수단으로써의 인양에 대한 충실한 사전조사와 기술적 검토를 통해 저희가 한 줄기 희망의 빛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한 명의 실종자까지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라는 정부의 약속처럼 아직 저 차가운 바다 속에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는 9명의 실종자를 꼭 찾아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드립니다.

실종자 수색을 위하여 밤낮으로 고생해 주신 88수중정호원 부사장님과 백선기 잠수 감독관님을 비롯한 민간잠수사분들께 고개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의 유일한 희망이자 영웅이었던 210일동안 가족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주시고 안전하고 정확하게 수색작업에 임해 주신 잠수사님들께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실종자 가족들과 진도체육관의 차가운 바닥에서 함께 숙식하며 저희의 손과 발이 되어 주시고 저희의 복지, 건강, 수색구조, 유실방지를 비롯해 판단과 결정이 필요한 모든 부분에 있어서 저희를 대변해 정부와 협의하고 중재하며 저희의 의사를 조율해 주신 법률대리인 배의철 변호사님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어떠한 조건도 없이 170일이 넘는 기간동안 진도에서 구두가 닳아 찢어지도록 뛰어다니시고 500번이 넘도록 진도군청,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을 오가는 변호사님의 노고는 우리에게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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