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25만원에 판매, 10만원 후반도 가능
-불법이지만 싸게 안 팔면 생계 위협 받아
-방통위 엄단? 시범케이스 징계후 유야무야
-출고가 인하하고 보조금 상한선 올려야
-단통법 순항 중? 현장 목소리 반영 안 돼[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1월 3일 (수)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000 (이동통신사 대리점 대표)
◇ 정관용> 지난 주말 일부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애플의 아이폰6를 10만 원대에 판매를 해서 이른바 '아이폰 대란'이 벌어졌습니다. 방통위원장까지 직접 오늘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 반응은 '글쎄요'인데요. 지난 주말에 실제로 싸게 판매한 대리점주 한 분을 저희가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성함은 밝히지를 않겠고요. 대표님, 나와 계시죠?
◆ 000>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게 특정 모델 한 가지였었죠?
◆ 000> 이름은 뭐 '아이폰 대란'이기는 하지만 아이폰이 본격적으로 보조금이 실리면 다른 모델들도 조금씩은 보조금이 실리거든요. 그래서 갤럭시 노트4라든지 노트3, 갤럭시S5 같은 모델들도 보조금이 많이 실린 편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지난 주말에 아이폰6뿐 아니라 노트4 등등도 싸게 판매하신 거예요?
◆ 000> 그런데 워낙에 이슈가 된 모델은 아이폰이었고, 또 아이폰을 구매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거의 판매의 90%는 아이폰이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사장님은 얼마에 파셨어요?
◆ 000> 이걸 가격을 말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제가 다 남기고 팔면 도둑놈이 되니까 소비자분들한테 좀 저렴하게 판다고 해서 25만 원 전후로 판매를 했습니다.
◇ 정관용> 25만 원?
◆ 000> 네.
◇ 정관용> 일부에서는 10만 원대에 판매한 분도 있나요?
◆ 000> 10만 원대 판매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아마도 통신사들이 운영하는 프리클럽이라고 하는 중고폰 선 보상 프로그램이라든지 아니면 스펀지제로라고 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0원 수준까지도 나왔을 텐데요. 저보다 더 마진을 박하게 봐서 박리다매를 추구했던 사람이라고 하면 10만 원대 후반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이른바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보조금 상한선이 정해져있지 않습니까?
◆ 000> 네, 그렇죠. 공시보조금이라고 하죠.
◇ 정관용> 그러면 아이폰6 16기가가 원래 출고가가 얼마고, 또 공시보조금 같은 것을 다 적용하면 원래는 얼마 정도에 판매해야 되는 게 정상입니까?
◆ 000> 출고가는 통신사 3사 모두 똑같은 79만 8,000원으로 되어 있는데요. 공시보조금은 통신사마다 살짝 다릅니다. 지금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어제 그제 판매가 이루어진 공식적인 요금제, KT는 7만 9,000원짜리 요금제 기준, SKT는 8만 원짜리 요금제 기준일 경우인데요. 큰 차이는 없지만 어디는 12만 원, 어디는 19만 원, 그러니까 공시보조금이 12만 원~16만 원 정도까지 차이가 있습니다. 결국 실제로 원래 판매해야 되는 가격은 65만 원 전후였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무려 40만 원이나 더 싸게 파신 거잖아요?
◆ 000> 그렇다고 봐야죠.
◇ 정관용> 사장님은 어떻게 그게 가능했습니까?
◆ 000> 항상 이런 얘기가 나오면 통신사에서는 대리점들이 자체적으로 보조금을 썼다라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어떤 대리점이 가입자 한 사람 유치하자고 40만 원, 50만 원씩 쓰겠어요?
◇ 정관용> 네.
◆ 000> 통신사에서 그만큼의 가입자를 유치하면 저희한테 이러이러한 명목으로 판매장려금, 소위 말하는 리베이트라고 하는 것을 주는데 그 금액이 60만 원, 70만 원 가까이 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그러면 우리 사장님은 가입자 한 명 유치하면 이동통신사로부터 한 60만 원, 70만 원 정도의 돈을 받아요?
◆ 000> 하나도 안 빼주고 팔면 그렇죠?
◇ 정관용> 아…그런데 그 60만 원, 70만 원 받는 것에서 한 40만 원을 고객한테 쏜 거군요, 그러니까?
◆ 000> 실제로 세금 부분이나 이런 것까지 감안하면 40만 원을 좀 더 할인해서 팔았으니까 실제로는 판매점에 마진이라고 소위 말하는 건 한 12~13만 원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정관용> 세금까지 떼면?
◆ 000> 네.
◇ 정관용> 그러니까 이동통신사가 준 돈을 고객하고 사장님하고 나눠가지신 거군요?
◆ 000> 그래야지만 판매가 이루어지죠. 대란이라고 하는 게 소비자들이 그냥 '아이폰6가 나왔으니까 사야지' 하고 그렇게 줄서서 사는 것이 아니거든요.
◇ 정관용> 그렇게 싸게 판 결과 그날 굉장히 많이 파셨습니까?
◆ 000> 아니요. 저는 실제 그렇게 많이 판매는 못했고…
◇ 정관용> 그래요?
◆ 000> 아마 이동통신사가 공격적으로 몇 몇 판매점들에게 '새벽부터 미리 준비를 해서 장사를 해라'라고 언질을 주거나 아니면 그 전부터 이러한 움직임을 눈치 채고 준비한 대리점들은 좀 판매를 했을 텐데요. 그 집들도 실제 판매는 그렇게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거예요.
◇ 정관용> 그런데 '줄까지 서서 샀다'는 일부 대리점들도 있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 000> 왜냐하면 엊그제 아이폰 정책을 일요일 아침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개통된 건에 한해서만 인정을 해 준다고 했는데요. 새벽에 아무리 줄을 섰다고해도 그날 그 시간에 개통이 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면 10시~2시까지인데, 어제 개통한 대란은 소위 말하는 통신사 이동, 번호이동이라고 하는 정책에 대해서만 적용된 정책이거든요. 신규나 기기변경은 그 가격이 나오지 않았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번호이동을 시켜서 자기네 이통사로 고객가입한 사람한테만 한 60만 원, 70만 원에 판매장려금을 줬다, 이거군요?
◆ 000> 그렇죠. 통신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어쨌거나 60만 원, 70만 원씩의 장려금을 줬는데 그 번호이동 가입자를 개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20분은 족히 걸립니다. 그러다가 중간에 걸리는 것이라도 있으면 그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실제로는 한 대리점이 예를 들어서 전산을 하는 직원이 10명이라고 치고 1시간당 한 사람이 3대씩을 배포한다고 하면 30대거든요. 4시간 해봐야 120대밖에 개통을 못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어쨌든 줄서기 현상도 그래서 벌어지는 거다, 이 말씀이군요?
◆ 000> 그렇죠. 빨리 줄서서 빨리 개통하려고.
◇ 정관용>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이거는 불법입니까, 아닙니까?
◆ 000> 현행법상으로는 불법이라고 봐야 되겠죠. 단말기 유통법상 공시지원금의 15% 외에는 보조금도 쓰지 못하게끔 되어 있고 사은품도 주지 못하게 했으니까 불법이라고 봐야죠.
◇ 정관용> 그러면 사장님은 '내가 스스로 불법을 했소'라고 지금 고백하시는 거네요.
◆ 000> 제발 이런 것들이 왜 불법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가 소비자들에게도 그리고 온 국민들이 알게 돼서 잘못된 법이 고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정관용> 이렇게 불법을 하시면 사장님은 어떤 처벌을 받아요?
◆ 000> 현행법상은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그다음에 불법행위가 계속해서 지속되면 판매점 승인 정지, 이런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사실 자세히는 알고 싶지가 않아서…
◇ 정관용> 지금 방통위가 아주 엄단하겠다라는데 1,000만 원 과태료 부과 받으시면 훨씬 손해 아닌가요, 사실?
◆ 000> 영업정지, 1,000만 원 과태료 받으면 저희 같은 영세 상인들은 죽으라는 얘기죠, 사실은.
◇ 정관용> 그렇잖아요. 그런데 그걸 아시면서도 그렇게 하셨어요?
◆ 000> 아…어떻게 설명을 해야 될까요, 그걸 안 하면 저희 같이 장사하는 사람들은 판매를 하지 못하면 당장에 생계가 위협을 받는 사람들이에요.
◇ 정관용> 당장 돈이 안 들어오니까, 그렇죠.
◆ 000> 그런데 판매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말이에요.
◇ 정관용> 너무 비싸서 안 사니까…
◆ 000> 과거에 경험에 비춰 보면 엄단하겠다고 하고 실제로 대표적으로 시범 케이스에 걸리는 몇몇 사람들만 엄단을 당하는 경우들이 있고 실제로는 또 그냥 유야무야 넘어간 적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사장님 말고 이동통신사는 처벌 안 받아요?
◆ 000> 이동통신사들은 이런 일이 발생을 하면 어떠한 이야기를 하느냐면 '우리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준 것이 아니다, 우리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준 것이 아니라 판매점에다가 너희들 먹고 살라고…'
◇ 정관용> 판매장려금.
◆ 000> '리베이트를 준 거다' 그런 논리를 펴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이런 경우 이통사가 처벌을 받는 적이 한 번도 없어요?
◆ 000> 예전에 뭐 과징금도 받고 영업정지도 받고 했는데 오히려 영업정지가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아주 행복한 상황이 됐으니까…
◇ 정관용> 이번 단통법에서는 이렇게 표현이 돼 있답니다. 이동통신사가 우리는 대리점한테 판매장려금만 준 건데, 그걸 고객한테 주면 안 된다라고 지속적으로 관리했다면 책임이 없고 관리를 안 했다면 이동통신사도 책임이 있답니다.
◆ 000> 아, 그러면 책임을 져야 될 것 같은데요.
◇ 정관용> 그렇죠? 조금 아까 보면 이동통신사가 몇몇 군데한테는 언질까지 줬다고 했으니까요, 그렇죠?
◆ 000>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알겠고요. 아까 사장님께서 지금 말도 안 되는 법, 이거 좀 빨리 바로 잡았으면 좋겠다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오늘 또 저랑 인터뷰 하신 것 아니겠어요?
◆ 000> 네.
◇ 정관용> 법 어떻게 바꿔야 됩니까?
◆ 000> 아…단말기 유통법이라고 해서 경쟁을 제한하는 법은 원칙적으로 좀 없어졌으면 좋겠고요. 규제를 하려면 정말로 소비자들에게 보편적으로 다들 비슷한 가격에 구매를 하게 되고 차별 받지 않게 하려면 충분히 출고가를 인하한다든지 아니면 공시보조금 자체를 상한선을 훨씬 더 높이는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실제로 이런 식의 차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 공시보조금이 15만 원에서 모델에 따라서는 30만 원 정도 되는데요. 이 정도 공시보조금이라고 하면 사실은 출고가를 충분히 더 낮출 수도 있다고 보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네. '출고가를 낮추든지 아니면 공시보조금을 현실화해서 지금보다 대폭 상향해라', 이 말이군요?
◆ 000> 그래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고객들은 지금보다 훨씬 싼 값으로 휴대전화를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 000> 그렇죠. 그리고 이런 식으로 대란의 형태로 사람들이 새벽에 휴대전화 사자고 줄서거나 그다음에 사러왔다가 개통시간 늦어서 못 사고 돌아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겠죠.
◇ 정관용> 그런 방식이 되면 대리점들도 다 비슷비슷한 수익을 얻게 되니까 어디 한 군데에서 막 더 싸게 팔고 이런 것도 안 하게 될 거다?
◆ 000> 경쟁은 실제로 필요할 겁니다. 경쟁 자체가 아예 없다라고 하면 그것도 어떤 문제가 충분히 발생할 텐데요. 실제로 그 경쟁의 폭이 지금처럼 어마어마하게 커서는 곤란하다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또 출고가라고 하는 것은 휴대전화 제조회사들에서 책정하는 건데 그거 말고 이동통신사도 아까 한 대만 계약하면 판매장려금을 60, 70만 원씩 준다는데.
◆ 000> 그 보조금에는 지금 분리공시가 안 되어 있는, 단말기 보조금 분리공시가 안 되어 있는 제조사의 장려금과 통신사의 보조금이 포함이 돼서 아마 저희한테 보조금이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 식의 판매장려금 말고 그냥 아예 그걸 정말 공시보조금으로 현실화시켜서 더 올려라, 이 말씀이시군요?
◆ 000> 네.
◇ 정관용> 참…현장에서 다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정부는 왜 '조금 지나면 법이 잘 될 거다, 될 거다' 하는 얘기만 하는지 답답하군요.
◆ 000> 기사들 나오는 것을 보면 단통법이 잘 시행되고 있다는 기사들이 최근에 굉장히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그건 현장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는 소비자들의 불만이라든지 일선에서 판매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불만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기사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000> 객관적으로 더 낮은 요금제들의 가입이 좀 늘었다고 하는데…보세요! 불법보조금을 이렇게 조금만 쓰게 되면 비싼 요금으로 고객들이 다시 또 가입을 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 000> 네.
◇ 정관용> 직접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운영하시는 분의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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