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황하고 어려운 형사 판결문을 알기쉽게 간결화하기 위해 판사들이 뜻을 모았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중앙지법 10개 형사합의부 판사들은 최근 '형사합의판결 작성의 합리화, 적정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종종 수백 페이지를 넘기기도 할만큼 지나치게 길고 어려운 형사판결문 대신,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핵심쟁점이 정확하고 간결하게 제시된 판결문을 쓰자는 취지다.
이같은 논의는 과거 10년 이상 형사사건을 심리한 황찬현 원장이 중앙지법에 부임하고나서부터 활발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판결문이 너무 길어지다 보니 일반 국민들이 법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게 되고 자신의 사건인데도 판결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지법은 이미 1년차 재판장과 2년차 재판장이 있는 형사합의부 2곳을 시범 재판부로 지정하고 핵심 쟁점을 압축적으로 담은 판결문 작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나온 판결문 가운데 분량이 유난히 많았던 2건을 선정해 심층 분석에 들어가기도 했다.
중앙지법은 오늘 7월 열리는 상반기 전국 형사법관 회의에서 관련의제를 공론화할 예정이어서 전국 법원으로 '간결한 판결문 쓰기'가 확산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