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 콜밴
지난해 9월, 평소 한국음식과 K-POP 가수를 좋아해 한국을 찾은 태국인 관광객 P모씨. 인천공항에서 점보택시를 이용해 숙소가 있는 부천에 내린 P씨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택시요금이 무려 40만원이나 나왔던 것. 알고보니 P씨가 탄 택시는 불법 미터기와 빈차표시기, 택시 갓등을 달아 점보택시와 비슷하게 보이도록 위장한 '가짜'였다.
인천공항에서 부천까지는 요금 4만원이 나오는 거리였지만, 한국 물정에 어두웠던 외국인 P씨는 그 10배나 되는 요금을 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수법으로 가짜 점보택시를 운영해 경찰에 적발된 운전자는 백 모(45) 씨 등 20명. 백 씨 등은 자신들이 운전하는 콜밴이 다인승 점보택시처럼 보이도록 미터기와 갓등, 빈차표시기까지 달았다.
콜밴은 20kg이상 짐을 가진 승객만을 태울 수 있는 화물차량으로, 점보택시와 달리 일반승객을 태울 수 없다.
점보택시는 기본요금 3km당 4,500원, 164m를 갈때마다 200원이 더 추가되지만 불법 콜밴택시는 기본요금 1km당 4~5천원, 30~60m를 갈때마다 900원~1350원의 '바가지요금'을 받았다.
이러한 불법 콜밴은 명동, 인사동 등 유명 관광지에 4~5대씩 몰려다니면서, 외국인들을 태워 돈을 가로챘다. 외국인들이 비싼 요금에 항의하면 문을 열어주지 않고 협박하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강기찬 팀장은 "'용달'이나 '화물'같은 글자가 차량 뒤에 쓰여 있었지만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은 알아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단속을 피하기 위해 미터기를 내비게이션 뒤에 숨겨두거나 다른 차량번호가 기재된 위조영수증을 발부하는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불법콜밴을 이용해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바가지요금을 받은 백 씨 등 운전자 20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