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2년 11월 6일(화)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방송통신위원회 양문석 상임위원(야당추천 위원)
양문석
▶정관용> 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추천 상임위원입니다. 양문석 상임위원 어서 오십시오.
▷양문석>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예. MBC가 지난번에 한 다섯 달 정도? 그 정도 파업했었죠?
▷양문석> 예. 180일 정도 했습니다.
▶정관용> 그럼 여섯 달 가까이.
▷양문석> 예.
▶정관용> 그랬다가 복귀하고 넉 달. 그런데 지금 또 파업얘기가 나오고 있고. 김재철 사장 진퇴여부를 떠나서 공공방송 노동조합이 이렇게 최장기간 파업하고 있는 것도 이례적인 일인데,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사태에 어떻게 개입하거나 풀어낼 그런 여지가 없습니까?
▷양문석> 현실적으로 임면권과 임명권이 있는데, 임명권만 있기 때문에 방문진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사항은 없고요.
▶정관용> 방문진에 대한 임명만 할 수 있다? 면 조치는 못한다?
▷양문석> 예.
▶정관용> 그럼 감사 이런 것도 못하나요?
▷양문석> 감사도 원래 방문진 자체 감사가 있고 그리고 감사원이 감사를 하려면 감사원이 직접 해야 하는 사항이고요.
▶정관용> 아. 방송통신위원회는 그냥 방문진 이사들 임명만 하는군요?
▷양문석> 그런 상황입니다.
▶정관용> 그런데 그 임명도 사실은 대통령, 여야 추천을 그냥 넘기는 거죠?
▷양문석> 그렇게 봐야 되겠죠.
▶정관용> 실질적 권한이 아무것도 없는 거네요, 방송통신위원회?
▷양문석> 실질적 권한이 없고, 그리고 자료조사권조차도 없으니까요. 현실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현재 MBC사태에 개입할 수 있는 것은 그냥 현황조사 정도 외에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관용>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개입은 못한다 치더라도, MBC에 직접 뭔가를 할 수는 없나요, 방송통신위원회가?
▷양문석> 기본적으로 아무리 악한 경영자가 있다 하더라도 직접 개입이라는 거 자체가 권력, 어쨌든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부기관이고 권력인데, 권력이 개입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반대고요.
▶정관용> 맞아요. 그렇죠.
▷양문석> 그리고 어쨌든 사장을 소환하는 것조차도 저는 계속 반대를 해왔기 때문에, 경영과 편성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저는 절대 안 된다, 라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고. 법적으로도 딱히, 뭐 법적으로 괴롭힐 수 있는 영역들은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현재의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렇죠. 그건 뭐 제가 질문 드렸습니다만, 제 질문이 사실 좀 잘못됐네요. 예를 들어서 방송이 아주 잘못된 방송을 내보냈다든지 이러면 사실 방송통신위원회가 개입할 여지가 있겠습니다만 그게 아니라 내부의 경영상의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까지 개입하려든다는 것은 분명히 정권의 언론장악, 이게 될 수 있으니까? 그건 맞네요.
▷양문석> 예.
▶정관용> 그러면 진짜 방송통신위원회 입장에서는 쳐다 볼 수밖에 없네요?
▷양문석> 예,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임명이라는 것 자체는 무한책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MBC가 이렇게 망가지고 있는 상황들, 예를 들면 작년 대비해서 올 10월까지, 작년 10월까지와 올 10월까지 광고 매출액을 보면 1,200억 마이너스가 발생을 했습니다. 지금 KBS 같은 경우에는 흑자 기조를 달리고 있는데. 서울본사만 1,200억이 마이너스가 되었고.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 광고 구조가 MBC가 광고를 많이 팔아야 지역 MBC 18개사, 그 다음에 CBS, 평화방송, 불교방송, 그 다음에 경기방송, 부산 영어방송 이런 데가 다 그 광고에서 의무적으로 배당을 하거든요.
▶정관용> 연계판매가 그렇게 되어 있어요?
▷양문석> 예, 그런 상황에서 지금 MBC가 1,200억, 그 다음에 MBC 지역사들이 400억. 그리고 종교방송 이쪽까지 영향을 미치고, 당장 CBS만 해도 작년 대비 뭐 10% 이상이 광고 매출이 빠지고 있단 말이지요. 전체적으로 보면 한 1,700억 정도가 사장, MBC 서울사장의 무능력함으로 인해서 무너졌단 말이에요. 이제 이런 상황에 있어서 MBC는 노조 파업 때문이다, 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MBC 노조는 계속해서 공정방송에 대한 부분들을 5년 내내 지적을 해왔었고, 파업을 했다가 접었다가, 파업을 했다가 접었다가 한 과정들을 지난 5년 동안에 해왔었고, 그리고 어쨌든 지난 7~8월 국회 개원을 앞두고 MBC 노조가 파업을 접고 들어갔었잖아요.
▶정관용> 그렇지요.
▷양문석> 그리고 지난 4개월 동안 계속 들어가 있었고. 이 와중에서 다 모든 것들, 경영의 실패마저도 MBC 노조 탓으로 돌리는데요, 지금 MBC 노조에서 징계자, 해고자부터 해가지고 수십 명이 해고와 징계를 지금 당한 상황이고. 그리고 MBC 내에서 기자나 피디나 엔지니어들이 MBC판 삼청교육대라고 할 정도로...
▶정관용> 뭐 교육 따로 만들었다면서요.
▷양문석> 따로 뽑아서 뭐 빵 만드는 것 교육시키고, 피자 만드는 것 교육시키고 하면서 소격시켜버렸어요.
▶정관용> 기자, 피디인데 빵 만드는 것을 교육해요?
▷양문석> 예, 지금 빵 만드는 것 교육시키고...
▶정관용> 왜요?
▷양문석> 그 사람들이 내부적으로 사장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다들 교육대로 다 보내버린 거지요.
▶정관용> 아니, 그러니까 교육대로 보낼 수는 있는데, 거기에서 방송에 관한 교육을 해야지 무슨 빵 만드는 교육을 왜 한답니까?
▷양문석> 급작스럽게 급조한 교육이었고, 어쨌든 징계성을 띤 교육이었기 때문에 잘 준비된 프로그램조차가 없었고, 그러면서 기자들이 빵 만드는 그런 현장들이 동영상에 찍혀 나오는 이런 정말 참혹한 현실이지요. 지금 그래서 복귀한 이후에 사장한테 반대하는 사람들을 수백 명을 현장, 현업에 복귀시키지 않고 있는 상황이 지금 MBC 상황입니다.
▶정관용> 아까 조금 아까 언급하셨는데 여야가 그때 합의문에 MBC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습니까? 그 과정에 국회 정상화하는 그 과정에 양문석 위원도 많이 뛰어다니셨잖아요, 사실. 그 막전, 막후에 사실 새누리당도 김재철 사장 문제에 대해서 뭔가 합의를 한 겁니까, 안 한 겁니까?
▷양문석> 자, 그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저를 비롯해서 상임위원 다섯 명이 있습니다. 위원장, 부위원장, 상임위원 합해서 다섯 명이 있는데, 여기에서 MBC 문제가 국회 개원의 마지막 걸림돌이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실상 합의서를 써서, 민주당의 박지원 원내대표와 당시 한나라당의 이한구 원내대표한테 합의서를 던졌습니다.
▶정관용> 방송통신위원회가 썼어요?
▷양문석> 예, 그래서 이렇게 합의하면 되지 않겠느냐, 해서 합의했던 게 MBC 문제는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따라서 해결한다. 이렇게 하면서 MBC 사장 처리 문제는 묵시적으로 동의를 했었고.
▶정관용> 그 묵시적 동의라고 하는 게...
▷양문석> 예, 묵시적으로 하는 게 지금 현재 MBC 사장 김재철 씨를 계속해서 살려두는 이제 흐름으로 나타났는데... 그 다음에 언론 청문회를 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이런 몇 가지 조건, 부대조건을 달아서 마지막 국회 개원의 걸림돌이었던 MBC 문제를 해결하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국회 개원에 합의가 된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미는 게 참 보기 안 좋은 모습인데, 현재 새누리당에서 진짜 닭 잡아먹고 오리발을 내미는 형국이 된 게 언론 청문회 안 했잖아요.
▶정관용> 거부하고 있지요, 계속.
▷양문석> 예, 그리고 계속해서 방문진, 지금 MBC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 정수장학회가 이제 30%, 두 번째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서 8월 8일 이제 방문진 이사가 교체가 됩니다. 그리고 나면 MBC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통과시키겠다, 라고 누구나 생각하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또 그것조차도 아, 8월 말에 하자, 그 다음에 9월 중순에 하자, 9월 말에 하자, 이러면서 3개월을 지금까지 끌고 온 거지요.
▶정관용> 새누리당은 왜 그런다고 보세요?
▷양문석> 계속해서 이제 취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러면 새누리당은 도대체 왜 저러는가, 라고 하면 MBC가 그동안에 권력 비판적, 그리고 자본 비판적인 성격의 보도를 많이 해왔습니다. 피디수첩과 같은 경우에 황우석 박사의 대국민 사기 사건부터 시작해가지고 쭉 해왔던 게, 그 부분에 대해서 박근혜 후보를 공격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MBC가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망가졌고, 그리고 보도가 날카롭지 못하고, 그리고 주요 굵직굵직한 여권 인사들에 대한 비리가 터지면 침묵을 해버리는, 보도 자체를 안 해버리니까...
▶정관용> 그렇게 하는 것이 대선에 유리하다, 이렇게 본다?
▷양문석> 대선에 불리하다, 그래서 MBC가 정상화되는 것은 대선에 불리하다, 라는 정치적 주판알만 지금 튕기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민방송 하나가 정말 망가지고 이제는 그 끝을 모르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의 산수만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라고 봐야 되는 거지요.
▶정관용> 글쎄요, 뭐 어떻게 보든, 아무튼 그런데 현재로서는 그쪽이 다수, 그리고 여권, 여당이고, 방문진의 절대 다수의 이사진을 가지고 있고. 그 중에서 해임 안 하겠다, 하면 방법이 없는 거잖아요, 지금.
▷양문석> 예, 그래서 뭐 지난 25일 같은 경우에 지난달 25일 같은 경우에 사실상 다 대충 다 합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9부 능선을 넘었다, 김재철 사장 사태. 그런데 23일 오전까지만 해도 이제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했었고. 그리고 이제 여야가 다 대충 그렇게 합의를 했다, 라고 저는 판단을 해서 우리 방송통신위원회 내부에서도 25일날 끝내겠네, 라고 이제 하는 과정이었는데요.
▶정관용> 분위기가 확 바뀌었어요, 또?
▷양문석> 23일 저녁에 방문진 여당 추천 이사가 청와대의 모 씨와 그 다음에 박근혜 후보 캠프의 핵심 보직을 맡고 있는 분으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그러면서 23일 밤에 엎어져버리는 거지요.
▶정관용> 그렇게 전화 받았다는 것은 어떻게 아세요?
▷양문석> 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구체적으로 이번 주 안에 실명을 발표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증거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데...
▶정관용> 어떻게 아셨어요, 그걸?
▷양문석> 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취재원과 지금 아직까지 모레, 또 다시 해임 건의안이 올라갔고. 그리고...
▶정관용> 임시 이사회가 예정되어 있잖아요.
▷양문석> 예, 그리고 해임 건의안이 올라갔고, 그 부분에 대해서 집중해야 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정관용> 아, 아직은 공개 안 하겠다?
▷양문석> 더 이상 감정을 건드릴 필요는 없다, 라는 건데. 기본적으로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정치 권력, 현직 정치 권력과 미래 권력이 한꺼번에 뛰어들면서 이 김재철 현 MBC 사장을 비호하고 있는 모습들, 이 모습들이 절망적인 거지요.
▶정관용> 8일날 만약에 임시 이사회에서 해임안이 안건으로 왔는데 부결되면 양 위원께서는 어떤 이사가 누구누구한테 전화를 받아서 이런 걸 공개하시겠다?
▷양문석> 저는 다 이제는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김재철 사장, 왜 그러면 쫓아내야 되느냐, 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요. 상식적으로...
▶정관용> 뭐 그 이야기는 서로 또 시각이 다를 수 있으니까 접고요.
▷양문석> 아니요, 한 가지만 이야기해봅시다. 자, 저도 카드를 쓴단 말이에요, 업무추진비를. 그런데 밥밖에 못 먹습니다. 호프집에 가서조차도 계산을 못하는 게 클린카드이거든요. 그런데 여성 마사지 숍에 가가지고 마사지 전코스의 가격이 나온 카드 영수증을 가지고 옵니다. 명품 핸드백을 가지고 옵니다. 이게 말이 안 되는 일들이잖아요.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양 위원께서는 8일날 임시 이사회를 일단 지켜본다, 이거지요?
▷양문석> 예.
▶정관용> 거기에서 부결되어서... 그 다음에는 뭐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양문석> 사실상 뭐 저는 이 문제를 좀 정확하게... 왜 사퇴까지 해야 되느냐,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정관용> 사퇴? 누가요?
▷양문석> 예, 저는 사퇴를 할 생각입니다.
▶정관용> 양 상임위원이 사퇴를 한다고요?
▷양문석> 예, 이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한 명이라도 져야 되는 것 아닙니까.
▶정관용> 아니, 방통위가 왜 책임을 집니까?
▷양문석> 자, 그 부분에 대해서 잠시 말씀을 드려야 되는 건데, 그 당시에 MBC 노조 파업을 정리를 하면서, 복귀를 시키면서 저와 방송통신위원회 김충식 부위원장이 직을 걸고 김재철 사장의 퇴임을 약속 받아냈다, 그리고 못 믿겠으면 우리 직을 걸게.
▶정관용> MBC 노조한테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양문석> 그렇게 약속을 했단 말이에요. 그리고 국회 개원 협상 과정에서 합의문을 낼 때도 이것 누가 게런티하냐, 라고 했을 때 민주당에도 그렇게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우리의 직을 걸고 합의해주시면 개원되는 거고,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서 책임지겠습니다, 라고 이야기를 했고요. 그 다음에 그 당시에 뭐 청와대, 그 다음에 민주당, 새누리당, 그 다음에 MBC 사측, 노측, 모든 약속에 있어서 담보물이 없었단 말이에요. 누가 어떻게 믿고, 라고 하는 묵시적인... 그래서 김충식 방송통신위원회 현 부위원장과 양문식 상임위원의 직을 걸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정관용> 그게 담보물이었어요?
▷양문석> 그게 담보물이었지요.
▶정관용> 사실 적합한 담보물은 아닙니다만.
▷양문석>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공영방송이 끝없이 무너지는 과정들을 많은 국민들이 안타깝게 쳐다보고 있었으며, 누군가 책임을 져야 되는 거고, 거기에 담보물을 내놓을 필요가 있었던 거고. 그래서 내놓았단 말이에요. 그리고 나서 모두가 다 해피해졌단 말이에요. MBC 사측도, 청와대도. 새누리당도 어쨌든 여당으로서 국회 개원 협상에 집중적 비판을, 포화를 맞고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정관용> 그렇지요.
▷양문석> 그래서 담보물을 내놓았는데, 이제는 자기들은 다 나 모르세, 하고 외려 방해하고, 비호하고, 외압을 가하고, 하는 상황들이 지금 상황이 되어버린 거잖아요. 그러면 수천 명의 MBC 구성원들, 김재철 사장으로부터 받고 있는 엄청난 고통들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 아무리 정치적 행위라 할지라도 여기에서 한 사람이라도 책임을 져야 될 것 아닙니까. 그러면 결국은 누가 책임을 져야 되겠습니까? 담보였던 제가...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책임을 지고 양문석 위원이 사퇴한다고 해서 또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양문석> 해결에 대한 사퇴가 아니라 항의의 사퇴이고. 그리고 최소한 한국 사회가 아무리 썩어문드러진 사회라 할지라도 이제는 책임지는 모습을 한 명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리고 이후에 새로운 정권이 누가 되든지 간에 이런 식으로 후배들 데리고 장난치고, 거짓말하고, 그 다음에 말 바꾸고, 약속 어기고 하는 모습들을 기자 후배들, 피디 후배들, 방송사 후배들한테 부끄럽기 짝이 없는 유물은 여기에서 끊어주어야 하는 게 맞다, 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정관용> 그리고 사퇴하시고는 어쩌시려고요?
▷양문석> 사퇴하고 저는 MBC 노조 파업장에 가서 있을랍니다.
▶정관용> 같이 가시려고요?
▷양문석> 뭐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습니까.
▶정관용> 8일 임시 이사회에서 혹시 현재 탐지되는 분위기가 어때요? 그냥 부결 쪽인 것 같습니까, 아니면 좀 기대해볼 만한 게 아직은 있습니까?
▷양문석> 어제까지는 상당히 절망적이었는데요. 저는 그래도 마지막으로 뭐 청와대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의 핵심 관련자들한테 양심적으로, 그들 양심에 호소하고 싶은 거지요. 호소하고 싶어서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그리고 정말 정치적으로 계산하지 마시라, 그리고 이미 MBC가 김재철 사장을 8일날 내보낸다 하더라도 현 대선 국면에 MBC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습니다. 자, 사장 내보내고 다시 사장 뽑으려고 하면 다시 또 방문진 이사회가 열려야 되고, 이사회가 지금 일정으로 보면 이번 달 말 정도에 다시 열릴 건데, 8일 이후에는.
▶정관용> 그리고 현 방문진 이사회는 사실 현 정권이 다수이잖아요.
▷양문석> 그럼요. 6대 3이니까요. 그러면 11월 말에 사장을 공모를 하고, 한 열흘쯤 공모를 하면, 한 12월 10일쯤 될 것 아닙니까? 그러면 이제 면접하고 사장 뽑으면...
▶정관용> 대선 지나가네요.
▷양문석> 대선 지나가는 거거든요. 그러면 만약에 대선 정국에 영향을 미치려고 그러면 현재 해직자들, 기자들, 피디들이 다 복직되어야 되는데...
▶정관용> 알겠습니다.
▷양문석> 그런 것까지 하면 참 머나먼 시간인 거지요.
▶정관용> 뭐 일말의 기대를 8일에 한번 걸어보겠다, 그 말씀?
▷양문석> 저는 뭐 간절한 마음으로 아무리 망가져도 그분들의 양심에 한 번 더 강력하게 호소하는 거지요.
▶정관용> 모신 김에 한 가지, 민주당의 전병헌 의원이 문제를 제기해서 알려지고 있는 건데, 지금 이제 우리나라 방송광고는 아까도 소개했습니다만, 미디어렙이라고 그래서 어떤 중간회사가 광고를 해가지고 이렇게 배분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제 MBC 광고가 우리 종교방송 라디오라든가 이런데랑 연계판매되고 그런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공영렙, 민영렙 이렇게 나뉘어져 있는데 모든 라디오 방송을 다 공영렙에 집어넣어서 이건 결국 과다한 경쟁을 유발해서 모든 라디오 방송사 경영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 이게 전병헌 의원의 주장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근거가 된 게 방송광고결합판매고시예요. 이건 방송통신위원회가 한 거거든요? 왜 그렇게 하시게 되었어요?
▷양문석> 당시 그 부분을 의결할 때도 저도 이제 강력하게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라고 이제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상 라디오 광고가 한 3~4년 전만 해도 한 1,500개 정도의 광고주가 있었는데 지금은 한 600개 이하로 떨어졌거든요. 즉 라디오 광고를 거의 안 하는 시대로 이제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라디오 9개를 공영 미디어렙에다 몰아넣는 것은 사실상 라디오 자체에 대한 도태를 촉발할 수 있다, 라는 위험성이 분명히 존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사업자 간의 이해관계들을 조절하면서 결국은 차악을,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하는 과정이 좀 있었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이제 보완책으로 최종적으로 합의를 한 것은 3개월마다 시장 상황을 체크한다, 그 다음에 1년 뒤에 현재의 고시를 전면 재검토한다.
▶정관용> 1년 뒤?
▷양문석> 예, 그래서 내년 가을 정도 되어야...
▶정관용> 그 1년 동안은 그러면 그냥 이대로 갈 수밖에 없는?
▷양문석> 지금 상황에서는 이대로 갈 수밖에 없지요.
▶정관용> 1년 사이에 라디오 방송국 망하면 어떻게 하지요?
▷양문석> 자, 상당히 위험해졌는데요, 그런데 현재 미디어렙에서 9개 라디오 방송사가 공영 미디어렙에 들어가서 위험한 것보다는 사실상 MBC의 광고 매출액이...
▶정관용> 급감한 것?
▷양문석> 예년 대비 20% 가까이 급감하면서 MBC와 연계되어 있는 다섯 개의 중소 매체사들이 충격을 받는 게 훨씬 더 크다, 라는 부분이 정확하게 지금의 현실인 거지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자, 8일 임시 이사회에서 극적인 대전환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인지, 우선 지켜봐야 될 것 같고요. 그게 일어나지 않으면 이제 그 다음에는 양문석 상임위원을 상임위원이라고 못 부르겠네요?
▷양문석> 그렇지요. 이제 다시 언론학 박사로 돌아와야지요.
▶정관용> 바로 그냥 사퇴하실 건가요?
▷양문석> 저는 정말 MBC 구성원들이 3~4천 명이 MBC를 둘러싸고 일을 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이 지난 5년 동안 겪었던 정말 고통들, 그 고통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도 겪고 있는 고통들에 대해서 한 사람이라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지요. 고맙습니다.
▷양문석> 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