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2년 10월 19일 (금) 오후 7시■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오원춘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
오원춘
▶정관용> 수원에서 20대 여성을 납치, 성폭행, 살인하고 시신을 300조각 넘게 훼손했던 오원춘 사건, 온 국민의 공분을 샀었지요. 어제 서울고등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1심에서는 사형이었는데 감형된 거지요. 그래서 비난 여론이 뜨겁고요. 오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있었습니다.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분들이 유족이겠지요. 그 목소리 직접 들어봅니다. 피해자의 친언니이시고 피해자와 마지막까지 같이 살았고, 또 경찰과 함께 동생을 찾아나섰던 당사자입니다. 예, 익명으로 처리하지요. 여보세요?
▷유족>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어제 재판정에 가셨었지요?
▷유족> 예.
▶정관용> 혹시 무기징역으로 이렇게 감형되리라고 예상하셨어요?
▷유족> 아, 전혀 예상을 못했습니다.
▶정관용> 사형이 그냥 내려지실 거라고 생각하셨지요?
▷유족> 예, 당연히, 아니, 마땅히, 당연히 사형이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정관용> 법원에서는 뭐라고 그러면서 그렇게 감형을 하던가요?
[YouTube 영상보기] [무료 구독하기] [nocutV 바로가기] [Podcast 다운로드]▷유족> 그 사람이 어, 성실하게 살아왔고요, 앞으로 그런 죄를 짓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그리고 피해자 인권을 전혀 생각 안 하고요, 가해자 말만 듣고 가해자 편으로 해서 그렇게 내려진 것 같아요.
▶정관용> 도저히 인정하실 수가 없는 거지요?
▷유족> 당연하지요.
▶정관용> 지금 이제 언론에 보도된 몇 가지 쟁점을 보면, 1심과 2심의 차이가 나는 게, 첫 번째 이게 우발적인 것이었느냐, 계획적인 것이었느냐. 우리...
▷유족> 어, 완전 1심에서 뒤바뀌었어요. 그러니까 1심에서는 계획적이라고 분명히 말씀을 드리고 불상의 용도로 해가지고 제공하려고 한다고 해가지고 사형 선고를 내렸는데, 2심에서는 말을 바꿔서 계획적에서 다시 우발적으로 해가지고 그날 우발적으로 해가지고 전봇대에 나와 가지고 그런 식으로 했다고 해가지고 말을 바꾸더라고요, 바로.
▶정관용> 그러니까 그 우발적이었다고 하는 게 받아들여진 셈이지요.
▷유족> 그렇지요.
▶정관용> 그런데 우발적이었다는 것을 도저히 인정하실 수 없는 거지요?
▷유족> 그렇지요.
▶정관용> 왜 이건 계획적이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유족> CCTV만 봐도 기다리고 있었잖아요. 그리고 성폭행 흔적이 없었어요. 왜 그러냐 하면 그 사람이, 덩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되게 거대하거든요. 그런데 제 동생이 165에 50kg이었단 말이에요. 그러면 힘이 되게, 힘도 없고 말랐어요. 그러면, 청테이프로 다 감아놓았으면 아무리 그렇게 힘 좋은 사람이 하면은 성폭행 흔적이... 성폭행을 못했을까요?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리고 분명히 절단기가 분명히 있었어요.
▶정관용> 절단기?
▷유족> 그런데 시체 유기를 할 목적이었으면 그 절단기를 써서 여행용 가방에 넣지, 왜 부엌칼을 이용해서 섬세하고 정교하게 360조각으로 그렇게 했을까요.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피해자의 유족께서는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이것은 인육 제공 목적이었다, 라고 보시는 거지요?
▷유족> 그거를 만약에, 지금 인육 제공을 저희가 주장을 하고 있지만, 국가에서 그걸 다 은폐하려고 하잖아요.
▶정관용> 은폐하려고 한다?
▷유족> 예, 그러면 거기에서, 그것을 제쳐두고라도요, 잔인하게 그렇게 잔인하게 사람을 죽여놓았으면... 당연히, 마땅히 사형해야지 어떻게 무기징역이 되느냐 말이에요.
▶정관용> 이건 뭐 워낙 좀 예민하고 민감한 문제이긴 하지만 인육 제공 목적이냐, 아니냐 이 부분에 대해서 지금 유족분께서는 이건 분명히 인육 제공 목적인데 이런 사실 자체를 국가와 법원이 감추려 한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겁니까?
▷유족> 예.
▶정관용> 왜 감추려 한다고 생각하세요, 그것은?
▷유족> 음, 이것은 전적으로 제 생각인데요. 외교 문제도 있고, 중국과 마찰도 있고...
▶정관용> 뭐 그런 것들을 신경 썼을 것이다?
▷유족> 지금 이런 사회가 너무 지금 되게 성폭행 사건도 많고, 되게 무서운 사회로 지금 바뀌고 있잖아요. 그런 것이 만약에 그런 인육 제공 목적으로 진짜 했다고 퍼뜨리면 사람들이 무서워서 살지 못할 것 같아서 그렇게 감추려고 하는 건지... 진짜 이 나라가 너무 싫습니다.
▶정관용> 글쎄요, 저도 조금 아까 이게 워낙 예민하고 민감한 문제라, 라고 했고. 이게 확실한지 그렇지 않은지 아직 뭐 정황이나 증거는 없는 상태이기는 합니다만, 유족분은 이렇게 생각하신다, 그 말씀 지금 저희가 들었고요. 만약 그 목적을 빼놓는다손 치더라도 어쨌든 그렇게 잔인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 그것만으로도 사형을 해야 하는 게 맞다? 그런 말씀이신 거지요?▷유족> 예. 당연히 사람을 죽이고 잔인하게 그렇게 도륙했으면 당연히 사형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정관용> 이게 이제 대법원까지 갈 수 있는 거지요. 검찰하고 피해자 유족들은 상고하실 생각입니까?
▷유족> 그런데 저희가 개입할... 형사재판에서는 저희가 개입할 수가 없대요. 검찰 쪽에서 하셔야지만 상고가... 하셔야지만 하는 거지, 안 그러면, 그쪽에서 안 하시면 그냥 무기징역으로 끝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할 방법은 딱히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정관용> 그래도 검찰에게 유족들의 강력한 입장을 밝히시는 것은 필요하지요.
▷유족> 예, 그래서 이렇게 인터뷰도 응하는 거고요.
▶정관용> 마땅히 상고해서 꼭 사형으로 해달라, 이런 이야기...
▷유족> 마땅히 상고해야지요, 예.
▶정관용> 그걸 지금 요청하시는 거고요. 그렇지요?
▷유족> 예, 국민들이 다 지금 억울해하고 있잖아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발생 당시에 또 경찰의 신고 대비 체계가 큰 논란이 되었는데, 우리 유족께서 실제 경찰과 함께 그 당시 현장으로 가시지 않았습니까?
▷유족> 예.
▶정관용> 맨 처음 동생분이 경찰에 연락한 게 10시 50분쯤이었다고 지금 저희가 알고 있거든요.
▷유족> 예, 10시 50분에 112에...
▶정관용> 그렇지요. 그런데 언니분께서는 언제쯤, 이런 신고가 있다는 것을 언제쯤 어떻게 아시게 되었어요?
▷유족> 제가 그날 친구집에 갔어요, 막내랑. 그래 가지고 택시를 타고 1시 50분에 저한테, 1시 20분에 저한테 연락이 왔더라고요.
▶정관용> 새벽 1시 20분?
▷유족> 예, 그때부터... 그때 저한테 연락이 온 게 그러니까 동생이 주소가 저희 수원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군산 주소로 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군산파출소에서 저희 집으로 찾아간 것 같아요, 군산으로. 그래서 이제 거기에서 이제 동생이 어, 누나랑 살고 있다, 말을 하니까 저한테 연락이 온 거지요. 그때 1시 20분 정도에.
▶정관용> 그러니까 동생분의 휴대전화 개통 주소가 군산으로 되어 있고, 그래서 군산으로 가보니까 수원에 계시다, 해서 언니분의 연락처를 알아가지고 경찰이 연락한 게 새벽 1시 20분이었다?
▷유족> 예.
▶정관용> 그래서 연락을 받고 어떻게 하셨어요?
▷유족> 바로 친구집에 있다가 바로 택시 타고 지동 집으로 바로 왔거든요. 그래서 3시쯤 도착했어요.
▶정관용> 3시?
▷유족> 예, 3시. 3시에, 새벽 3시에 동생이 납치 의심신고가 들어왔다고 하니까 집에 못 들어가겠는 거예요. 그래서 경찰이랑 집에 가서 확인을 해보니까, 경찰이랑 집에 갔는데 동생이 진짜 없는 거예요. 그래서 무서워서 못 들어가고 경찰이랑 같이 차에 합석을 해서... 나머지 분들은 다 못골놀이터 근처에서, 그 근처쯤 해가지고 다 수색을 하고 계시는 것 같았고요.
▶정관용> 그게 그러니까 사건 현장 근처였어요?
▷유족> 예, 현장 근처. 그러니까 멀리 떨어진, 저희 집 근처에서. 사건 현장이 아닌, 그러니까 멀리 떨어진 못골놀이터 근처에서 떨어진 찾고 계셨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자택 근처를 수색했다, 사건 현장이 아니라?
▷유족> 예, 그러니까 그거를 못 찾았다고 하더라고요, 동생 녹음한 파일을 못 찾아가지고 그렇게 늦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날따라 다 안 맞았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도 집에 없었고...
▶정관용> 그럼 언니분께서는 계속 경찰차에 타고 계셨던 거예요?
▷유족> 예, 경찰차에 같이 5시까지...
▶정관용> 5시까지?
▷유족> 부모님이 올 때까지 같이 있었지요.
▶정관용> 그리고 경찰차에 타고 계셨던 위치는 사건 현장이 아닌...
▷유족> 사건 현장, 그러니까 나중에 발견했을 때 보니까 사건 현장 바로 앞에 있는 마트, 한 스무 발자국 가면 되는 바로 그 마트 안 쪽, 그러니까 순찰차에 있었던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억울하더라고요.
▶정관용> 그러니까 처음에는 자택 근처에 계셨다가 그리고 이제...
▷유족> 예, 그러니까 한번 돌고... 그러니까 그 순찰한 게 다예요. 그러니까 왔다 갔다 한 게. 그러니까 저는 같이 합석을 해가지고... 나머지 분들은 찾았는지 어떻게 했는지 제가 보지는 못했고요. 새벽이라. 그러니까 저는 팀장이랑 운전하시는 경찰분이랑 해가지고 두 명이랑 저희 막내랑 이렇게 해가지고 순찰차에 왔다 갔다만 한 거지요. 그냥 그 도로만...
▶정관용> 도로에서만?
▷유족> 예, 도로에서만.
▶정관용> 도로에서만 왔다 갔다 하고? 결국 그래서...
▷유족> 예, 그래서 이제 마지막에 정차를 한 것이 나중에 보니까 사건 현장 바로 앞에 있는 마트였더라고요.
▶정관용> 그 당시 그 주변 현장 주변에 경찰이 몇 명이나 출동하고 이런 것도 정확히 아시지는 못하는 거네요?
▷유족> 그러니까 딱 정확하게는 꼬집어서 말을 못하겠는데, 3시에 봤을 때는 사건 났을 때 집에 같이 간 분들 경찰 와서 본 것은 한 10명 정도 돼요.
▶정관용> 그리고 동생분이 이렇게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사실은 언제 알게 되셨습니까?
▷유족> 그러니까 4월 2일 11시에 알게 되었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처음 납치당한 날은 며칠이었지요?
▷유족> 4월 1일 10시 50분이요. 만우절 10시 50분.
▶정관용> 밤 10시?
▷유족> 예, 밤 10시 30분.
▶정관용> 그 다음 날 밤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유족> 그 다음 날 낮 11시.
▶정관용> 낮 11시. 그래서 지금 경기지방 경찰청, 수원중부경찰서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셨지요?
▷유족> 예.
▶정관용> 그건 어떤 취지의 소송입니까?
▷유족> 돈을 떠나서요, 사람 목숨을... 그러니까 너무 살고 싶어서, 살려달라고 전화를 한 건데, 생명권을 무참히 짓밟은 거잖아요. 그리고 사이렌만 울렸더라면...
▶정관용> 그렇지요.
▷유족> 거기에 길쯤이라고 동생이 이야기했으니까 그 길 근처 집만 수색을 했더라면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너무 아쉽고요.
▶정관용> 경찰차에 타고 있었는데 사이렌 전혀 안 울렸지요?
▷유족> 그렇지요.
▶정관용> 그리고 집집마다 수색하는 모습은 못 보셨고?
▷유족> 예.
▶정관용> 그 소송은 지금 아직 재판 열리지 않았습니까?
▷유족> 예, 그게 끝나야지만 된대요. 선고가 끝나고 재판이 끝나야지 된대요.
▶정관용> 형사사건 재판 완료 후에 시작될 수 있다?
▷유족> 예.
▶정관용> 아, 참 이 사건 이후에 가족분들 참 어려우시지요?
▷유족> 아, 좀 치료 받고 좀 괜찮아졌었는데요, 다시 트라우마가 다시 온 것 같아요. 너무 억울하고 분하고...
▶정관용> 부모님들은 또 어떠십니까?
▷유족> 부모님은 아, 더 심해지시고... 부당하다고 너무 생각해요.
▶정관용> 이런 판결이 내려지니까 또 과거의 그 아픔, 트라우마와 기억이 더 새롭게 올라온다, 이 말씀이시군요.
▷유족> 그렇지요. 아니, 국가가 얼마나 더 잔인하게 사람이 죽어야지만 사형을 내리는 건지... 그게 얼마나 더 끔찍하게 죽여야지만 사형이 선고가 되는 건지 알고 싶어요. 이런 사건조차 무기징역이 나는데 범죄자들이 얼마나 활개치고 다니겠어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부모님과 또 유족분들 모두 정신과 상담도 좀 받으시고, 마음도 좀 진정하시고요.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유족> 예.